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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딸이...TA312

최지석 |2006.12.29 14:00
조회 220 |추천 0
#2

영화감상(?)이 끝나고..;
점심을 먹고 올라오니 김병장이 우리를 보고 말했다.

" 아~그러고보니 신병들 집에다 전화는 했냐?

" 아...아직 못해봤습니다!!"

" 흠...그래? 오늘 일요일인데 전화시켜줄테니 따라와라.

자대배치받았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려야지."
그렇게 김병장이 우리를 데리고 간 곳은 행정반이었다.

일요일이라 간부들은 없었고
당직사관은 밑에서 족구를 하는 중이었다.
행정병 한명이 행정반을 지키고 있었지만

김병장보다 후임이라 별 지장이 없는 듯했다.
행정반에 들어선 김병장이
문제의 그 딸딸이; TA-312를 가리키며 말했다.

" 야~저걸로 전화하면 돼. 누구 먼저 할래?"

-_-

아무리 아무것도 모르는 신병이라지만
척 보기에도 이자식 지금 구라친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화기에 숫자버튼이 하나도 없지 않은가? -_-;

알랑 : 저...숫자가 하나도 없는데...

김병장 : 아~그거? 저건 원래 옆에 레버 돌려서 전화하는거야.


신병들 : -_-;


김병장 : 어쭈? 이새끼들 못믿나본데.. 앞으로 세바퀴 돌리면 위병소, 다섯 바퀴는 무기고,
뒤로 두 바퀴는 1내무반, 뭐 이런 식으로 하는거야. 못믿겠음 일단 위병소에다 걸어봐.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였지만
힘없는 신병이니 군말없이 돌렸다.

" 따라락~따라락~따라락"

정확히 세 바퀴를 돌리고 수화기를 귀에다 갖다대고 있으려니
난데없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헉...

"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 아...저...여보세요?"

-_-

순간 당황한 나는 '여보세요?'라는 금기단어를 말하고 말았다.

" 여보세요? 이새끼 너 누구야? 뒤지고 싶어?!!"

" 아...아니...그게 아니라..."

" 이 씨박놈 너 신병이지? 이따 나 근무 끝나면 넌 뒤졌어 십새꺄!!"

아악...씨바 난 뒤졌다. -_ㅜ

김병장 : 거봐 새끼들아. 진짜로 되는거 맞지?

정말로 단순한 우리 신병들은
세바퀴 돌려서 위병소가 연결되는 걸 보고
김병장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버리고 말았다. -_-

김병장 : 아~ 일반전화는 뒤로 다섯바퀴 돌린담에 니네집 지역번호랑 전화번호 불러주면 돼.

입대한 뒤 처음으로 해보는 전화였다.
가족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생각하니
감격이 차올랐다.

"따라락~따라락~따라락~따라락~따라락~"

정확히 뒤로 다섯바퀴를 돌리고...
전화번호를 묻는 목소리가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헉...

분명히 뒤로 다섯 바퀴 돌린거 맞는데...-_-;

고릴라 :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알랑 : 아...저...잘못 건거 같습니다. 수...수고하십시오..;

고릴라 : 이 씨박새키가 진짜 뒤질려구 환장을 했나!! 한번만 더 그러면 진짜 죽을 줄 알아!!

아아...군생활이 점점 꼬여가는구나..-_-;

알랑 : 김병장님...뒤로 다섯 바퀴 돌렸는데 위병소에서 받는데 말입니다?

김병장 : 뭐? 잘못 연결됐나보다. 이게 워낙 오래되서 가끔 연결이 잘못될때가 있어.
다시 한번 해보고 목소리 나오면 니네집 전화번호 불러줘.

" 따라락~따라락~따라락~따라락~따라락~"

이번엔 정말로 한번한번 세가면서
다섯 바퀴를 정확히 돌린 후
수화기를 귀에 대고 기다렸다.

???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알랑 : 아아...저...저...공오삼에...삼백이십이국에 이팔사팔번입니다...

고릴라 : 야 이 샹노무새키야! 누가 니네집 전화번호 물어보디?! 오늘 장례 한번 치를까?! 앙?!

알랑 : 헉...죄...죄송합니다...이번에도 잘못 걸었나봅니다...-_ㅜ

고릴라 : 아~나 이새끼 정말!! 안그래도 땜빵근무 서느라 열받아 죽겠구만!! 넌 뒤졌어!!

분명히 뒤로 다섯 바퀴 돌렸는데...-_ㅠ
계속 성질 드러운 고릴라새끼가 받는다.

알랑 : 저...김병장님...계속 고릴라 병장님이 받습니다...

김병장 : 뭐? 이상하다. 그럴 리가 없는데? 이봐~행정병. 일반전화 뒤로 다섯 바퀴 아니냐?

행정병 : 아~그거 얼마 전부터 바꼈습니다. 뒤로 세바퀴만 돌려야됩니다.-_-

김병장 : 아...그래? 하하...알랑아 미안하다. 내가 말년이라 신경을 안쓰다보니 바뀐줄 몰랐네^^

아...어쩐지 안걸리더라.

김병장 녀석 좀 제대로 가르쳐주지...-_-

따라락~따라락~따라락~

다시 뒤로 세 바퀴를 돌렸다.
이제야 전화를 하겠구나.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 헉...아아...수...수고가 많으십니다...식사는 하셨습니까? "

" 널 갈아먹을꺼다 이 씨박새꺄!!! !@#$%$#@~#@!!!!"


따라락~따라락~따라락~

고릴라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알랑 : 지...지금 거신 전화는 국번이 없거나...

고릴라 : !@%$#$!@#$#!@$!@



따라락~따라락~따라락~

고릴라 : 통신보안. 위병소 병장 고릴라입니다?"

알랑 : 삐...삐삐호출은 1번 음성녹음은 2번을...

고릴라 : 넌 줄 알았다. 이따보자-_-

알랑 : -_-;


몇번을 시도해도 전화를 받는건 고릴라였다.
자꾸만 잘못 걸려 울상을 짓고 있는 내 뒤로
김병장과 행정병이 배를 잡고 웃어댔다.

한두 번 당하고 나면 속았다는 걸 알만도 했을텐데
계속해서 TA-312를 붙잡고 레버를 돌려댄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은

나의 갈망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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