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아직도니..?

임찬빈 |2007.01.04 01:24
조회 21 |추천 1


♂ 그 남자

 

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그녀의 친구와 마주쳤습니다.

피로연 장소에서,

우연히 같은 테이블에 앉았는데..

그 친구가 그녀의 소식을 전해 주더군요.

얼마 전에 그녀가 사내아이를 낳았다구요.

 

벌써, 일 년도 더 지났죠.

그녀의 결혼식에 가서,

잘 살라고 말해주고..

설렁탕까지 한 그릇

시원하게 비우고 왔는데..

 

그런데도 아지가 뭔가 남아 있었는지

그 소식을 듣는 순간..

눈앞이 설렁탕 국물처럼

뿌옇게 흐려집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그녀는 건강하냐고 물었더니,

아주 건강하답니다. 그녀도.. 아가도..

그녀의 그 가느다란 팔목으로,

그 작을 어깨로..

이젠 아기 엄마가 되었군요.

 

내게 괜한 소식을 전한 것 같아

미안했는지 그녀의 친구는,

내게 술 한잔을 사겠다고 나섭니다.

그럼 멀리서 우리끼리..

축하주나 한잔하자며..

나도 자리를 털고 일어납니다.

 

★----------☆---------★---------☆

 

♀ 그 여자

 

친하지도 않은 선배 언니의 결혼식.

굳이 피로연까지 참석한 건

그 사람을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서였어요.

 

예상대로 난 그 사람을 만났고,

언제나처럼 친구의 소식을 전하는 걸로

그 사람에게 말을 건넸죠.

"너, 선영이 소식 들었어?

아들 낳았는데.."

 

그 말 속엔 내 간사한 흑심이

고스란히 드어 있습니다.

 

이젠 설마 다 잊었겠지?

그러니 이제 나를 돌아봐 줘..

 

하지만, 그 사람은 또 한 번..

그리고 여전히..

내게 흐려진 눈을 들키고 맙니다.

 

아직도니..?

 

너희 둘이 헤어지던 날.

다 무너진 널 택시에 태워

바래다 준 것도 나였고..

 

선영이가 결혼하던 날.

예식장 밖을 서성이던 널 찾아서

함께 술을 마신 것도 나였는데..

 

그렇게 일 년이었는데,

너한텐 아직도 내가 없구나..

 

그럼 오늘 난 그냥 함께

술을 마시는 사람인 거니..?

 

넌 아직도니?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