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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도라의 상자-스타크래프트 소설[11]

서형철 |2007.01.08 11:01
조회 85 |추천 1

11. 케빈 중사

 

 

 

 

 우리가 끈질기게 잡아당기던 희망의 끈은 이제 끊어져

버렸다.

오늘로써 우리의 식량은 다 떨어져 버렸다.

부상자들은 영양 결핍으로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들은 상처가 회복되기는 커녕 오히려 죽음의 문턱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었다.

이제 희망의 끈은 끊어져 버렸으니 기적의 끈을 잡을 도리밖에

없다.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이들도 죽음의 문턱에 걸터앉을 때에는

신의 도움을 간절히 원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가 실제로 존재할지도 모른다.

우리의 마지막 보물이 없어진 지금,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하루가 새로이 시작될 때에는 우리에게는 두려움 뿐이었다.

 부상자들을 치료하던 메딕도 이제는 자포자기 상태였다.

그녀도 지금 한쪽 구석에 틀어박혀 꿈 속을 헤메고 있었다.

그녀는 원할 것이다.

지금의 꿈이 영원이기를......

 켄타닌 대위도 점점 얼굴이 송장처럼 변하고 있었다.

그는 어제부터 순찰 나가는 것을 포기했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갑자기 우는 소리와 함께 비명소리, 깔깔거리는 소리, 숨 넘어

가는 소리, 고함소리가 동굴 안의 벽에 반사되면서 크게

울렸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벌떡 일어난 피 토하듯이 크게 소리쳤다.

 "야! 이 씨발 것들아! 입 좀 닥치고 있어, 새끼들아!"

나는 고함소리에 동굴 안이 잠잠해졌다.

나는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리고 대 자로 누워 동굴 천장을 쳐다보았다.

 갑자기 추적추적 눈물이 샘솟는 이유는 대체 무엇인가?

눈물 한 방울 이 또르르 뺨 옆으로 흘러내렸다.

 "흐......흐......"

그렇게 나는 축축한 바닥에 누워 쭈글쭈글한 회색 천장만

쳐다보았다.

 

 

 

 

 

 

 "탕!"

  "철퍼덕!"

이런 소리는 벌써 세 번째이다.

나는 귀찮다는 듯이 옆으로 돌아누웠다. 새까만 침묵이

이 동굴을 깊숙히 잠식하고 있었다.

어쩌면 내가 지금 죽어있는 상태일지도 몰라.

숨을 쉬고 있지만 이미 주어있는 시체일지도 몰라.

이미 나는 삶의 이유를 거역한 작은 생물체.

나는 기적의 끈마저 놓아버리고 깊고 어두운 심연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갑자기 작은 속삭임이 들렸다.

귀를 솔깃하게 해 주는 속삭임.

어둠이 내 몸을 휘감고는 부드럽게, 포근하게 어루만졌다.

 나에게 와. 너에게 안식의 이불을 덮어줄게. 너를 편안함의

요람에 뉘어줄게. 내가 너에게 자장가를 불러줄게.

내 품으로 달려와.

 달콤하면서 끈적거리는 속삭임.

이미 의식은 달아났으니 나는 그 속삭임에 흡수되어 갔다.

 그때 나는 보았다.

동굴 저 깊숙한 곳에서 어둠을 뚫고 나오는 희미한 불빛.

그 불빛은 마치 엄마의 품처럼 포근하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

나는 저 불빛이 있는 쪽으로 기어가려 했다.

그러자 어둠이 내 앞길을 가로막았다.

 이봐. 네가 저 불빛이 있는 쪽으로 가면 너의 고통이 또다시

시작되는 거야. 고통을 받길 바라나, 친구?"

그냥 나에게로 와.

매일 맛있는 쿠키와 커피 한 잔을 마실 수 있을거야.

네가 꿈꾸는 곳으로 와.

하지만 나는 이미 저 불빛에 매혹되어 있었다.

나는 천천히 저 불빛이 있는 쪽으로 기어갔다.

 아주 천천히......

나는 저 불빛을 가까이서 바라보고 싶었다.

나는 그러고 싶었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판도라는 결국 호기심 때문에 그 상자를 열었지만,

 '희망'이라는 것은 다행히 내보내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다시는 상자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는다는 것.

 인간은 결국 죄악으로 얼룩졌지만, 마지막까지 '희망'을

잃지 않았다.

 그들은 '희망'을 꿈꾼다.

희망의 끈은 끊어진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내가 그것을 뿌리칠 수가 없다.

그 끈은 계속 내 뒤를 따라다닐 거니까......

 갑자기 심장이 꿈틀거렸다.

희미했던 불빛이 점점 환해지고 있었다.

아직 내겐 '희망'이라는 보물이 남아있다.

그리고 내 눈은 그것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그건 바로......

'동굴 속의 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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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희망이 뭔지 아셨을 겁니다.

우리에겐 갖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우리 마음 속의 희망이

그것을 극복하게 해 줍니다.

제가 생각해도 이건 더이상 '스타크래프트 소설'이 아닌데요.

그럼 다음 편에서 뵙겠습니다.

오늘도 보람찬 하루 되시길!

추천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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