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정붙일 곳이 없어서 싸이에 이런글 저런글 구경하고 댓글 남기고
베플도 되보고 중독성에 내 생각들도 끄적여보고.
이게 작년 12월 월말부터 오늘까지 내 생활의 일부였다.
혼자 있는 것도 지겹고 답답해서 그냥.
작년은 참 뜻깊은 한해였었다.
엉망진창이었던 내생활에 활력소가 되주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도 다짐해보고
성실한 생활도 다짐했다.
소홀하다 못해 잊다시피 했던 나의 가족에게 충실했으며 직장을 가졌고 꿈에 부풀었다.
친구들에게도 주변 모든 사람들에게도. 항상 실망만 안기던 나는 '남자'로써 모든 걸
만회하고 싶은 마음과 삶에 대한 '욕심'을 처음 가져보았다.
23년중 23년이 내겐 낭비였다.
그리고 24년째인 작년 1년은 내게 변화의 시도 였다.
결과는 실패였다.
고속도로 휴게소 주유소라는 꽉 막힌 곳에서의 1년간의 무능력했던 삶을 마무리 짓고
작년 그 사람을 알던 때부터 내 자신을 포장하기 위해 밖으로 달려 나왔다.
지역방송 음향팀에 취직했고 나름대로 그 사람과 나의 가족에게 자랑 스러웠고.
스스로도 만족스러웠다. 급여는 직업 특성상 크진 않았지만
무대위의 연예인 또는 여타 모든 공연인들에게 좋은 소리를
만들어 준다는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즐거웠다.
그렇게 2~3개월을 열심히 했지만. 급여지급이 뜸하고 받지 못한 급여가 많은 날들이 지속됐다.
사람이 기쁨만 갖고 일을 할 순 없는 것 같았다.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 질 것들이 많다는 것을 알아갔다. 내 능력에 회의를 느끼며.
그리곤 직장을 포기하기에 이르렀고. 나를 변하게 한 사람이 있는 곳으로 지역을 옮겼고
나는 아파트에 가구를 만들어 설치하는 직종. 쉽게 말해 노가다.이다.
그 사람 가까이에서 그 사람을 위해서. 그리고 내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한 다는게 난 참
자랑스러웠다. 그냥 이번엔 내 일에 대한 자부심 보다는. 내가 정말 누군가를 위하고 있구나.
열심히 하고 있구나. 하는 그런 것이 자랑스러웠다.
하지만 역시 마찬가지였다.
급여는 지급되지 않았다. 가불이라도 몇번 받았으니 망정이었지.. 생활유지가 너무
힘들었다.
열심히 일해서 돈벌며 책임감을 등에 업고 싶은 마음이 가득 했던 내게.
그 모든 불행들이 날 거짓말 쟁이를 만들어 가고 있었다.
'금방 벌어서...' '잘 되겠지...' ' 조금만 기다려줘...' '다음주엔 꼭 주겠데...'
나만 힘든 것은 아니었다. 나보다 힘든 사람도 있었다. 내 옆에 그 사람.
내게 큰 것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을 텐데. 작은 기대조차 채워주질 못했다.
그렇게 그곳도 2달쯤 되어 정리 했다.
그리고 곧바로 종합인테리어 사무실에 취직했다.
첫날 출근하자마자 천장마감 작업 중 '타카'라고 하는 못밖는 기계를 잘못조준한 탓에
내 손가락을 관통시켜버렸다.
무식하게도 난 못이 박혀 있단 걸 잊고 그대로 장갑을 빼려했다. 근데 못이 박혀있으니
장갑이 벗겨질리 없었다. 너무 아팠다. 잔인하게 내 손가락에 박힌 못을 내손으로 빼야 했다.
흐르는 피를 닦으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다.
'남자'니까 참아야지. 하면서도.. 왜 난 이렇게 힘든 일을 하며 살아야 할까. 하면서.. 어렸을 적
어른들이 '너 공부 않하면 나중에 막노동판 가서 벽돌져야돼.' 하던 얘기들도 스쳐지나갔다.
그랬다. 내 노력은 많이 늦어있었다. 내 자아가 너무 커버린 탓에 용서할 수 있는 부분들이
용서가 되지 않았고 참을 수 있는 것들이 참기 힘들어져 있었다.
할 수 없는 것이 아니라. 하기 힘들어져 있던 것이었다..
아무 것도 이룬 것이 없던 나는. 저토록 대접 받기 힘든 직장에 다닐 수 밖엔 없는 것이란
내 현실에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았다. 해야 하는 걸 그냥 내일로 미루고 모레로 미루고.. 그건.. 큰 실수였다.
내 여자였던 사람은 나보다 2살이 많아 올해로 27이다. 그 사람의 남동생은 나랑 동갑이었고
꽤 이름있는 모 회사에 입사해 열심히 일하고 있었다.
그 친구는 특별한 것을 이룬것이 아니었다. 그냥 평범했을 뿐인데. 지금 그 친구의 모습은
내게 결코 평범해 보이지 않았다. 내 지난날의 내 스스로가 가진 착각속
특별했던 내인생은 내 현재를 그토록 힘들게 한 것이다.
평범한게 가장 힘들다. 란 말은.. 맞는 말인것 같다.
그 친구는 4일 근무하고 이틀 쉬고 4일 근무하고 또 이틀쉬고. 일주일로 계산하는 것이 아닌
그냥 4일 근무하고 이틀 쉬고.. 그런 식인 것 같았다. 그러고도 월급에 보너스에... 꽤 된다.
난.
한달 중 30일을 꼬박 일해야 180을 받을 수 있는 직업들. 그 피땀흘려 번 돈을 제대로 받아 챙기기
어려운 직업들.
그런 회의적인.. 삶..
'남자'로써...
처음 그 사람을 만났을 때는. 당당했다. '왜' 난 그 사람을 만나 변화를 시도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내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에. 그게 자랑스러운 것인줄
알았다.
그런데.
그건. 내 착각이다.
나를 만족시킨다 해서 모두가 만족스러울 수 없다는 것...
내겐 시작의 즐거움일지 몰라도 다른이에겐 아직 많이 기다려야 한다는 고단함일 수 있다는 것.
몰랐다...
'남자' 로써뿐 아니라 '인간'으로써 나는 성숙하질 못했다.
내 여자에게 '남자' 다울 수 없었고. 그렇게 당장은 '남자'답기 힘든 상황이라는 핑계로
그 사람을 힘들게 했고 '인간'으로써의 미성숙함으로 내 밥하나 못찾아 먹는 바보였다.
다른 이들에겐 실망이었을 것이고. 내 스스로에겐 절망이었다.
이별도 가져왔고. 실패의 쓴맛도 가져왔고.
그렇게 12월이 훌쩍 지나가고 한가지 더 깨달아 버린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은 겨울이 되버리면 그만큼 더 먹고 살길이 힘들어진다는 것.
그 사람때문에 힘들어졌다.
삶에 대한 욕심이 생기고. 행복을 알고 사랑을 알게 되었던 나는.
많이 늦은 감이 있는 지금 비로소 많은 걸 깨달아 버린 나는.
지금 내 상황이 얼만큼 더디고 위험하며 잘못되었는지를 깨달은 탓에 나는.
힘들어졌다.
머리가 복잡해진 것이다.
삶의 욕심이란 걸 몰랐던 예전엔. 그냥 하루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고
내 인생의 중요성 따윈 깨달을 겨를도 없이 나름대로 헛된 일들로 바빳으며 걱정도
없었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끼니며 담뱃값이 걱정이었다. 터무니없이도 말이다.
내가 '남자'이며 '인간'이기 때문에.
편하게 해주지 못했던 것이 후회됩니다.
자유스럽게 해주고 많은 걸 채워줬어야 했는데.
미안합니다.
'남자'로써 할 수 있던 게 없었습니다.
'인간'으로써의 최소한도 하지 못했던 것 같아.. 미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