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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교실

곽현진 |2007.01.11 16:46
조회 22 |추천 0

- 스압 주의

 

Girls(1995) 이빈

 

3rd Vol.25 일요일의 교실 中 ...

: 성적을 위해 일요일에도 학교에 등교해 공부하고 있는 나.

교실엔 자신과 그 애, 단 둘이 공부하고 있다 .

 

......

 

그 애는 왕따다

 

반에 친한 친구 한명 없고

아무도… 짝궁조차 그애에게 말을 걸지도 하지도 않는다.

 

그 애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것처럼 취급된다.

그 애는 반에서 투명인간이다.

 

그 애가 왜 언제부터 왕따가 됐는지는 모르겠다.

그 애는 사실 나와 초등학교, 중학교,

지금(고교 재학)까지 같은 학교를 다녔고, 같은 반이 된 적도 많다.

 

하지만 그 애는 언제나 왕따였다.

 

나도 그 애가 왜 왕따가 됐는지 모르겠다.

 

사실 그 애는 얼굴도 예쁘고 옷도 잘 입고 날씬하고

공부도 반에서 10등안에 들만큼 잘한다.

 

집안은 훌륭하다.

대학교수 엄마, 아빠에다 부유하다.

 

왕따가 된 표면적 이유는 없어보인다.

 

아무리 왕따지만 가장 친한 친구 한명 쯤은 늘 만들어 두었었는데.

화장실 같이 가고 밥 같이 먹는 그런 친구 말이다.

 

이번 학년에는 그 한 명조차 구하지 못했나 보다.

 

그 애는 언제나 혼자 밥을 먹는다.

 

......

 

초등학교 3학년 때 반장 선거에서 그 애는 후보 중의 하나였다.

투표 결과 그 애에게 나온 것은 단 한표.

오히려 애들은 '네가 네 이름 적었지?' 하고 놀려댔다.

 

그 애는 상처를 받았는지 누구하고도 말하지 않고 놀지 않고 어두워졌다.

 

아이들은 그런 그 애를 더 멀리 했다.

아마 그것이 그 애가 왕따가 된 시초였을 거 같다.

 

그러나 여중여고에 올라가니

초등학교 때 그 애를 놀리고 따돌리던 것은 장난처럼 느껴졌다.

어떨 때 여자애들은 여자애들끼리 있을 때

진짜 무섭도록 잔인해진다.

 

한번 상처받고 자신감을 잃으면 점점 그 데미지에 데미지를 더해가고

사람을 대하기가 무섭고, 말도 못 하겠고

말을 해도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르게 된다.

 

그러다가 오버도 한다.

오버하면 애들은 가차없이 비열하게 그 점을 파고 들어 비웃는다.

아니, 비웃지도 않는다. 철저히 무시한다.

 

차라리 욕을 하고, 비웃고, 때리기라도 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는 편이 낫다.

 

세상에서 제일 견디기 괴로운 것은 무응답과 침묵이다.

 

아이들은 진짜로 만화에 나오는 못된 주인공처럼

무응답과 침묵의 폭력을 그 애에게 가한다.

 

......

 

누구도 굳이 이 틀을 깨고 싶어하지 않는다.

 

혹시 룰을 깨고 그 애와 친하게 지내고 싶다해도

굳이 그럴만한 메리트가 그 애에겐 없기 때문이다.

 

"저기... 이 문제좀 풀어봐줄래? 해답을 봐도 잘 이해가 안가서..."

 

......

 

어떡하나. 나는 이 애와 얘기를 하고 말았다.

 

그 애는 생각보다 말도 잘하고 밝았다.

 

그리고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어느새 떨어져 있던 그 애와 나는 나란히 앉아 공부하고 있었고

이 시간을 즐거워하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

 

......

 

일요일에 학교에 나와서 즐겁게 공부한 적은 처음인 것 같다...

 

......

 

"저기... 너, 내일이면 나하고 말 안할거지?

오늘 이렇게 즐겁게 같이 공부하다가도

내일 교복 입고 학교에 오면 다른 때처럼 나 모른 체하고 말 안 걸 거지?"

 

나는 말문이 막혀버렸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 애의 말이 사실이었으니까.

 

나는 내일 그 애에게 말을 걸 용기가 없다.

 

나는 용기도 없고 소심하다.

특별히 친한 친구도 없다.

공부 하려고 만들지 않았다.

 

되도록 눈에 띄지 않고 살고 싶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일은 정석 몇 페이지 더 푸는 것이다.

 

......

 

나는 이기적이다.

다른 생각할 여유는 없다.

 

......

 

나는 어떡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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