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다가 그 사람의 집에 오게 되었어요.
그 사람은 지금 씻으러 갔어요.
차마 빈손으로 가기 뭐해서 딸기를 샀어요.
어머니께서 뭘 이런걸 다 사오냐고 하셨어요.
하하.
이제 언제 다시 뵐련가.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구요.
그 사람의 집은 변한 것이 없어요.
그 사람의 방에 들어오니 내가 주었던 선물들이 보였어요.
여태 그 사람에게 해준 것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해준 것이 있기는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 선물들 밑에는 내가 보낸 편지들이 있어요.
어찌보면 많고 어찌보면 얼마 없는..
그 사람이 나에게 보낼라고 써놓은 편지들도 보여요.
보고는 싶지만 아직 그 사람이 보라는 말을 안 해서.
차마 못 보고 있어요.
오늘 밤에 그 편지들을 다 읽어야겠어요.
그 편지 읽다가 울면 어쩌죠?
점점 눈물이 늘어만 가요.
그 사람이랑 조금의 대화를 했어요.
그 사람의 마음은 굳혀진거 같아요.
더 이상 내가 어찌 해 볼 수 없을 정도예요.
그래요.
그래요.
그런거 같아요.
그런건가요?
그런거겠죠.
가슴이 조금 아려와요.
그 사람을 안아보고 싶어서 당겨봤는데.
그 사람이 싫다고 밀쳤어요.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
얼굴을 만져보고.
어깨에 손도 올려보았는데.
밀쳐내었어요.
내가 많이 미운가봐요.
내가 많이 싫은가봐요.
난 미운 오리가 된 기분이예요.
내 위치에서의 일 때문에도 욕 먹고.
그 사람에게도 버림 받을지도 모르고.
미운 오리가 아니면 무어겠어요.
다른건 별로 신경이 안 쓰여요.
당장 신경이 쓰이는건 내일이예요.
내일 계획 했었던 일이 안 이루어진다는 것이지요.
하하하.
그 계획했던 일들이 수포로 돌아가버려서.
그 빈 공간들은.
그 빈 공간을 무엇으로 채워야하죠?
홀로 멀리 여행이라도 갈까요?
그래야겠어요.
홀로 여행이라도 가던가 그래야겠어요.
그러면 마음이 좀 나아질까요?
그러면 그 사람이 조금은 잊혀질까요?
그러면 내 아픈 가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요?
그러면.
그러면.
그러면.
그 사람이 내게 다시 돌아와줄까요?
그 사람의 마음에 다시 내가 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 사람의 마음에.
내가 다시.
들어갈 수가.
있을까요?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