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차(1.8)
04:20 집 출발
04:30 능곡역 도착 (by the way에서 베지밀. 900원)
05:05 3300 탑승
05:40 인천공항 도착
[05:55]
2004년 이맘 때 이후 3년만의 인천공항 방문. 내 철없는 생각에
의하면, 이런 곳은 자주 오면 올수록 좋다. 다른 사람을 맞으러
가는 것이 아닌 이상 비행기를 타고 돌아다는 것은 아직 내게
특별한 일이기 때문이다. 어디론가 멀리 떠난다는 것. 귀찮을
수도 있지만 돌아오고 난 뒤 달라져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 보면
올 때마다 더 자주 오자, 더 많이 가자는 생각도 하게끔 한다.
그나저나 남은 시간은 어떻게 보내지? (-_-;) 약속 시간에 늦지
않게 와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었는지 집에서 너무 일찍 출발했
다. 공항까지 40분밖에 안 걸릴 줄 누가 알았을까! 7:20분까지
오라는데 난 6시도 안 돼서 이곳에 오고야 말았다. 그래, 뭐든지
1등은 좋은 것이라 했으니 오늘 이 곳에 1등으로 도착한 것을
기분 좋게 생각하련다. 잘 된 면도 있다. 이렇게 공항 대기석에
앉아 새로운 기분으로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자니 생각도 정리되
고 좋다. 사실 작년 연말은 물론 새해 들어서도 눈앞에 치인
일들을 처리하느라 뭘 준비하고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당장 몇
시간 후면 홍콩에 가건만 홍콩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다.
일행들이 오면 부산하고 바빠질 테니 그 전까지 책자 좀 보면서
느긋하게 기다려야겠다.
( 심심했던게야.....ㅡㅜ )
홍콩에 가서 뭘 얻어오면 좋을까. 이번에 홍콩 가는 소식을 듣고
주위 분들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각종 기념품을 거론하셨다.
쇼핑의 천국, 홍콩.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하기에도 좋다고들
한다. 하지만 내게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쇼핑하러 홍콩 가는
것도 아니니, 아쉽지만 그분들께는 만족스런 무언가를 손에 쥐어
드리기 어려울 것이다. 이전과 달리 이번 여행은 귀국한 뒤 보고
서를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좀 있다. 까짓것, 마음만
먹으면 홍콩에서 편히 놀다가 와서 대충 만들어도 그만이긴 하
지. 마음 한켠에선‘악마의 유혹’이 이미 시작되었다.ㅋ 하지만
공부하라고 돈 지원받아서 다녀오는데 너무 내 생각만 하는 것도
예의는 아닌 것 같다. 방학 중 5~6일의 시간을 떼어 다녀오는데
그래도 무엇 하나 배워가지고 와야 나 스스로에게 만족스러울 것
같다. 하하, 근데 이렇게 비장한 양 적어놓고 나서 히히덕거리며
돌아다니면 그것도 참 웃길 것 같군. 하지만 가까운 사람들은
알거다. 나란 사람, 원래 말하는건 무지 거창하지만 실제론 별
것 없다는 것. 그래서 어느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지, 껍데기는
가라!! 아~ 잠을 몇 시간 안자서 또 이렇게 발작인건가. 역시 내
머리 속은 온갖 잡다한 생각과 세계로 가득, 결국‘다중이’가
될 수밖에 없나보다. 정말 내가 봐도 싸이코 같다. (-_-v) 아직
도 일행은 커녕 여행사 직원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
( 혼자 저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만지작거렸다. )
09:50 비행기 탑승
12:38 홍콩 도착 (↓홍콩 시간)
13:48 버스타고 이동
14:30 점심식사(침사추이 내 한국 식당)
15:00 홍콩섬으로 출발
15:25 상공회의소 도착
16:00 상공회의소 방문, 소개
17:00 빅토리아 피크로 출발 ~ 야경 구경
18:40 빅토리아 피크 출발, 저녁식사장소로 이동
19:00 저녁식사 (광둥요리)
20:00 숙소로 출발
20:20 뉴튼홍콩 호텔 도착. 방 배정. 짐 정리
21:00 물 구입(세븐 일레븐). 야식(컵라면)
23:00 사진 정리
03:00 취침
[12:00]
홍콩 현지 시각으로 자정, 한국과는 1시간의 시차가 있어 실제로
는 새벽 1시 정도. 홍콩에 도착한 이후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
호텔에 짐을 풀고 이렇게 책상에 앉아 바깥 야경을 바라보는데
아직도 좀 실감이 안 된다. 정말 홍콩에 오긴 온 건가. 수학여행
온 기분은 나는데......
인천공항에서 비행기 점검 관계로 좀 늦게 출발했다. 나는 기다
리는 시간이 영 귀찮은데 다른 사람들에겐 꼭 그렇지도 않았나
보다. 면세점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제품을 구경하고 쇼핑하는
아이들이 눈에 띄었다. 일부 아이들은 홍콩 여행 책자를 보며
열심히 여행계획을 짜는 듯 했다. 나도 친구들과 같이 면세점
구경을 했지만 특별히 사고자 하는게 없어서인지 그냥 그랬다.
전자제품 쪽에는 좀 관심 있게 들여다봤는데 면세라 해도 비싼
느낌이 들었다. 특히 컴퓨터나 디지털 카메라, MP3 플레이어
종류는 인터넷 등으로 구입하는 것보다 많이 비쌌다. 워낙 경쟁
이 치열해져서 그런가 보다. 내가 이번에 새로 산 디카 가격은
10만원 가까이 비쌌다(-_-). 세금만 면했을 뿐, 마진은 면하지
못한 녀석들인가. 대신 화장품이나 다른 악세사리 쪽은 사람들
반응을 보니 가격이 더 저렴한 듯 보였다. 그래도 내 눈엔 모두
비쌌다.
약간의 지연 끝에 비행기 탑승, 10시쯤 되어 아시아나 OZ
721편 비행기가 이륙을 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기분.
이륙할 때의 그 기분을 나는 참 좋아한다. 순식간에 고도가 올라
가고 어느 새 땅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앉은 자리는 왼쪽 창가
쪽 가운데 자리. 하늘을 구경하기엔 괜찮은 자리였지만 날개
바로 옆자리라 온통 날개만 보였다.ㅋ 개인적으로 아시아나는
처음이라 무엇이 다른가 싶었는데 특별히 다른게 없어 보였다.
서비스는 친절하고 스튜어디스는 예뻤다.(ㅡㅡ;) 기내식으로는
비빔밥을 먹었다. 나는 아침을 제대로 챙기지 못해 기내식만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었다.(-_-;) 기분 좋게 배를 채운 후 3시간
이 조금 넘는 비행 시간동안 홍콩 여행 책자를 보며 시간을 보냈
다.
( 반가운 비빔밥 )
현지시각 12:38분 홍콩 도착. 홍콩 국제공항의 맑은 하늘이 우리
를 반겼다. 활주로 바로 옆으로 펼쳐진 바다의 모습이 사뭇 마음
을 설레게 했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 정도 되는 기온은 따뜻하게
느껴졌다. 입국수속을 밟고 공항에 잠시 머무르자니 아직은 홍콩
에 왔다는, 외국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주변에 아시아계
사람들이 많고 시설 역시 우리나라와 비슷해서 그런 것 같았다.
덧붙여 지난 몇 년간 이유없이 늘은 나의 뻔뻔함도 거기에 한 몫
한 듯싶다. 공항경찰 및 직원들과 안 되는 영어로 말하고 서양
아이들에게 인사를 권했다. 그래, 쉬운 표현, 알고 있는 단어라
도 많이 써먹어야 후회가 없지.(ㅡㅡ;) 이쪽 애들도 생각보다
발음은 썩 굴러가지 않는 것 같아 나름 자신감을 갖기로 했다.
‘다행이야. 너희나 나나 발음은 비슷하다구~’
( 드디어 홍콩 )
현지 가이드 분을 만나 공항 출구로 향했다. 이제야 조금씩
느껴지는 홍콩 분위기. 중국말과 영어가 뒤섞여 들리는 묘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영어, 한자가 어우러진 각종 간판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때부터 느낀거지만 홍콩은 동양과 서양의 특징이 잘
어우러진 나라가 아닌가 싶다. 오늘 일정을 따르면서 홍콩은
영국의 영향을 받아 사회 경제 문화가 매우 서구적인 면을 많이
보이지만 한편으론 동양의 전통이 살아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뭐랄까, 여하간 그 독특한 분위기가 홍콩에 대한 첫 느낌으로
자리잡았다. 홍콩 영화에서나 보던 그 모습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한동안 사진만 찍어댔다.
공항에서 나와 가장 먼저 모습을 보인 건 이층버스와 택시였다.
와~이층버스! 꼭 한 번은 타보겠노라 마음먹게 한 이층버스.
너비는 우리나라 버스보다 약간 좁은데도 위에 층이 하나 더
있어 겉보기에 꽤 위험스러워 보였다. 커브길이나 언덕길에서
괜찮을려나. 버스를 탄 뒤 이층에 올라 맨 앞자리에 앉으면 시내
구경하기에 좋다는 말을 되새겼다. 저것과 비슷한 걸로 트램
(Tram)이 있다고 들었는데...그건 아직 공항에 없는가 보다.
오~ 역시 공항을 나오자마자 신기한 것들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 2층버스들 )
( 홍콩에서 우리가 이용했던 버스. 관광버스다 )
우리가 타고 돌아다닌 버스는 일반 관광버스 수준이었다. 약간
고급 관광버스 정도랄까. 조금 다른 것은 홍콩은 차량이 좌측통
행을 하며 운전석이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그래서 타고 내리는
입구가 왼쪽에 존재한다. 조금 어색하긴 해도 금새 적응되는
부분이었다. 우리는 버스에서 가이드 분의 간단한 홍콩 소개를
들으며 점심식사 장소로 향했다.
홍콩은 매우 깨끗한 나라 같다. 홍콩 국제공항이 위치한 란타우
섬에서 고속도로를 타고 카오룽 반도로 넘어오는데 전체적인
거리가 너무 깔끔하고 깨끗했다. 거기에 마침 청명한 날씨가
뒷받침돼 정말 ‘동남아 필(feel)’이 느껴졌다. 들어보니 홍콩
은 크게 세 구역으로 이뤄져 있다. 란타우 섬, 카오룽 반도,
홍콩섬 지역 등이 그것이다. 그 중 홍콩국제공항이 위치한 란타
우 섬 쪽은 거의 개발이 되지 않은 지역이란다. 얼마 전부터
이 지역 개발이 본격화되어 이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라는데
실제로 고속도로를 타고 가는 동안 양쪽으로는 온통 공사현장 및
높은 산, 벌판들만 보였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 인천국제
공항이 홍콩 국제공항과 관계가 좀 있다는 것. 영종도에 공항을
만들게 된 한국 역시 환경이 홍콩과 비슷했기에 공항과 대륙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에 홍콩의 사례를 많이 벤치마킹했다는 이야
기를 들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러해서 다리를 건설하고 고속도
로를 연결한 것 등이 인천공항과 매우 흡사한 구조였다. 그 고속
도로를 신나가 달리며 30분 정도 지나자 카오룽 반도로 진입하기
시작했다.
( 란타우 섬에서 카오룽반도로 넘어오는 길목 )
카오룽 반도로 들어서면서는 본격적인 시가지 모습이 드러났다.
역시 제일 먼저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높은 빌딩 숲과 주택가.
홍콩의 빌딩은 정말 화려하고 그 모양도 다양했다(물론 나중에
알게 됐지만 오후에 보는 빌딩은 밤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ㅋ).
금융 산업을 중심으로 한 각종 비즈니스 빌딩들이 빽빽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하나같이 좁고 기다랗게 올라간 건물들이었다.
빌딩을 비롯한 아파트 건물들이 하늘 높이 향해 있고 그 사이로
각종 간판들이 튀어나와 있었다. 꽤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이 곳
건물의 특징은 한 층의 높이가 상당히 낮고 창문이 매우 많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홍콩은 땅이 비싸고 대지 면적이 충분치
않아 많은 건물들이 옆은 날씬하면서 위로는 길쭉한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이다. 오밀조밀, 빽빽하게 들어선 주택가 건물들은 창문
마다 빨래가 걸려 있고 에어컨 냉방기가 설치돼 있었다.
비즈니스 건물의 경우 전신거울로 만들어진 것이 상당수였다.
저녁에 보게 됐지만 이같이 창문이 많은 점과 빌딩의 특징 등으
로 인해 저녁 야경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게 된다.
그저 새로운 모습에 눈을 빼앗겨 있다가 점심식사 장소에 도착
했다. 카오룽 반도 안의 라는 지역에 위치한 한식당
이었다. 여행책자에 비중 있게 소개된 침사추이. 한국으로 치면
명동, 종로 쯤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좁은 길목 사이로 지나는
자동차, 택시, 트램의 모습과 아슬아슬한 간판들의 진열이 가장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우리나라처럼 건물에 붙은 간판 뿐 아니
라 도로 위에도 간판을 설치, 지나가는 차들도 볼 수 있도록
해 놨다. 각종 얽혀진 전선들을 보면 약간 아찔한 기분이 들
정도로 사방은 복잡하면서 위험해 보였지만 실제로는 질서정연
하고 그 나름의 시스템이 지켜지고 있었다.
( 침사추이 )
홍콩에 오자마자 먹는 첫 현지식의 메뉴는 무엇일까. 점심을 먹
기 전, 나는 홍콩 전통요리를 먹지 않을까 기대했다. 그러나 이
러한 기대에 아랑곳없이 우리에게 주어진 첫 음식은 바로 한식.
김치찌개와 된장찌개, 불고기 등을 주 메뉴로 해서 각종 밑반찬
과 밥이 나왔다. 홍콩에서도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은 나쁘지
않았으나 오자마자 한식을 먹으라 하니 좀 의아했다. 나같이
현지식을 선호하는 사람은 한식을 그리 반가워하지 않는다. 맛이
있던 없던 최대한 현지 음식을 먹는 것이 그 나라를 경험하는데
좋은 방법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유명한 홍콩요리 하나쯤
기대했었는데...그래도 어쩔 수 없지, 주는대로 먹을 수밖에.
아직 밥먹을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한 그릇 뚝딱 비우고
다시 거리로 나와 삼삼오오 사진을 찍었다.
( 불고기,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이 어우러진 점심식사 )
식사를 마치고 우리는 홍콩 섬으로 건너갔다. 순식간에 란타우
섬, 카오룽 반도, 홍콩 섬을 모두 넘나드는 셈이다. 홍콩 섬은
우리가 머물 숙소가 있는 곳이면서 또한 세계 3대 야경으로 꼽히
는 아름다운 볼거리가 있는 곳이다. 카오룽 반도에서 홍콩으로
넘어갈 때는 해저터널을 이용하는데 홍콩은 총 3개의 해저터널을
가지고 있단다. 오~해저터널? 귀가 쫑긋 세워졌다. 처음 가이드
의 설명을 듣고 난 무슨 좌우로 바다가 보이는 해저터널을 상상
했었다(-_-;). 그건 아니고, 그냥 똑같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터널이었다. ㅜㅜ 이왕 만드는거 바다가 보이게끔 만드는건 무리
였을까. 하긴, 건축구조물들이 들어서다보면 바다 경치가 썩
아름답지 않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저터널을 지나 곧
건물에 도착했다.
오자마자 백화점 쇼핑을 나선건 아니고(--;), 이 근처에 홍콩상
공회의소가 있어서 이 곳에 들렀다. 홍콩 현지에서 고생하고 있
는 한국기업들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
록 하는 것이 상공회의소의 주된 역할 중 하나다. 최근엔 중국이
집중 조명을 받으며 우리나라 기업의 진출러시가 활발한데 홍콩
의 경우는 어떠할까. 주로 금융 쪽 지식 밖에 없던차라 사뭇
궁금함을 느꼈다. 약속시간에 맞춰 상공회의소에 들어가니 상공
회의소 분들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셨다.
( 상공회의소 방문 )
회의실에 이뤄진 미팅에서는 이 곳 상공회의소 부회장님께서
직접 브리핑을 해주셨다. 약 200 여개의 한국기업들이 가입했으
며 총 홍콩진출 한국기업은 600 여개 정도로 예상되고 있단다.
우리나라의 對 홍콩 무역수지는 연간 백수십억불의 흑자를 기록
하고 있어 중국 못지 않게 상당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새로운
이야기도 들었다. 회원사들의 회비 이외에도 한류 열풍에 따른
각종 광고수입 등으로 사업을 운영하며 회원사간의 친목도모와
각종 투지유치활동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지난 97년 홍콩
의 중국반환 이후 다소 어려움이 예상됐으나 정치적으로도 많은
자유가 보장되고 경제활동 역시 중국의 홍콩자유여행 확대허가
조치로 긍정적 영향이 크다고 설명해주셨다. 홍콩은 여전
히 중국보다 경제적인 면, 삶의 질 등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여전히 중요한 시장이라는 말씀에 절로
고개로 끄덕여졌다. 특히 상공회의소 측에서 홍콩 현지인들과
친밀감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 여러 흔적들 속에는 세계를 상대로
한 기업들간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하며 또 그 가운데 우리 한국
기업들이 나름의 입지를 다지고 열심히 성장해나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상공회의소 방문 이후엔 저녁 야경을 보러 빅토리아 피크로
향했다. 홍콩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것 중의 하나라는 야경
감상. 얼마나 그 모습이 아름다웠으면 남의 나라 가요에‘별들이
소곤거린다’는 표현까지 등장했을까. 버스를 타고 에
도착한 우리는 곧바로 피크 트램을 통해 싼뎅(山頂)역으로 올라
갔다. 타는 시간은 얼마 안되도 이‘피크 트램’이란게 꽤 재밌
는 열차다. 숲 속을 가로지르며 올라가는 피크 트램을 타고
있으면 창 너머 홍콩 시내가 한 눈에 내다보인다. 그리고
최고 45~60도 정도라는 오르막 경사는 사뭇 긴장감도 안겨다
줄 정도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 피크 트램에서 내리면
마침내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피크 타워와 피크 갤러리아가
등장한다. 두 건물에는 전망대 외에 각종 커피샾 및 레스토랑,
쇼핑몰 등이 조성돼 있어 볼거리가 풍성했다. 우리는 조금 여유
롭게 도착해 해질 때를 기다리며 피크 갤러리아를 돌아봤다.
그리고 6시가 조금 넘어 전망대로 향했다.
( 피크 트램을 기다리며. 싼록 역. )
해가 지기 시작하며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전망대에 올라오니
이미 홍콩을 뻘겋게 물들고 있었다. 굳이 야경이 아니더라도
홍콩 시내 자체가 장관이었다. 해가 지기가 무섭게 도심은 곧
밤으로 바뀌었다. 아, 이게 그 사람들이 말하던 야경이구나.
바다를 사이에 두고(강이 아니다. 바다다. ㅡㅡ;) 홍콩 섬과
카오룽 반도가 연출하는 빛나는 밤의 모습. 건물마다 색색깔의
불빛이 뽐내는듯 채워지고 이따금 유유히 흐르는 페리(우리나라
로 치면 유람선? -_-;)의 모습은 운치를 더해줬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고 사람들의 환호성도 커져갔다. 어느새
나도 어떻게든 이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보겠다고 연신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야경의 모습을 제대로 담기 어려워
영 아쉬움을 지울 수가 없었다. 자국사람, 외국사람 할 것 없이
서로 사진을 찍고 찍어주며 짧게나마 홍콩의 야경에 취해 시간을
보냈다.
( 홍콩의 야경 중 한 장면 )
아쉬움을 뒤로한채 우리는 저녁식사 장소로 이동, 광둥요리를
접해봤다. 나름대로 분위기 있는 어느 레스토랑. 그런데 이상한
것이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_-;). 뭐,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
다. 하지만 불과 5분 뒤에 펼쳐질 일을 누가 알았으랴. 이 날
저녁을 먹으며 오늘 점심을 한식으로 정한 그 세심한 배려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코스요리라 무언가 잔뜩 나오긴 했는데, 마파두부와 탕수육을
빼놓고는 정말 입맛에 다른 음식들만 골라서 나왔다. 더욱이
웃긴 것은 이 곳 점원들의 태도가 상당히 까칠하다는 것. 물(차)
을 더 달라고 하니 넘치도록 따르지 않나, 그릇은 거의 던지는
수준으로 서빙하고 왠지 표정들도 시큰둥했다. 그릇들은 어딘가
깨지고 이가 나간 것들도 부지기수였다. 나중에야 알았지만 홍콩
에서는 그런 그릇을 쓸수록 전통있고 오래된 식당으로 인정받는
다나. 나름대로 맛있게 먹어보자 자신을 달래며 먹고 있는데
옆에서는 다른 테이블 세팅하느라 우당탕, 요란한 소리가 들려온
다. 도대체 여기 제대로 장사가 되기는 하는건가. 어떻게 현지
손님도 없고 우리만‘달랑’앉아서 먹고 있는게 몹시 뻘쭘했다.
그런데 이건 또 뭔가. 중년 일행들이 한 무리 입장하시는데
저마다 한국말로 중얼거리며 들어오는게 아닌가! 또다른 한국
여행객들이 이 곳 식당을 들른 것이다. 올커니, 이제보니 여기는
한국여행객들을 손님으로 장사하는 식당 아닐까? 홍콩주재 전
한국인 가이드들끼리 공식지정한 광둥요리 체험 레스토랑이라도
되는 것일까? 지금 생각해도 참 웃긴 생각들을 우리끼리 하며
힘든 저녁식사를 마쳤다.
( 저녁식사로 접한 광둥요리 )
저녁식사를 마치고 드디어(!) 숙소 도착, 뉴튼홍콩 호텔에 짐을
풀었다. 간단한 숙식요령과 내일 일정을 체크한 뒤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내가 머물 방은 1213호, 혜교(여자 아니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