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에서-3 전(in London-3 a)
런던에서 있던 일을 적는게 좀 길어지는 듯 하다. 왜냐하면 런던은
박물관 위주로만 다녔기 때문에 본 것이 너무 많아서 줄여 쓰기에도
벅찬 양이기 때문일 것이다. 계속해서 네셔널 겔러리에서 본 루벤스
얘기를 하려한다.
루벤스는 천한 신분의 자식이었다. 어느 귀족집의 하인으로 생활하
고 있었고 그 때까지의 루벤스는 그저 그런 아이였을 뿐이다. 하지
만 언젠가 그린 루벤스의 그림에 주인이 그의 재능을 알아본다. 그
래서 그를 미술쪽으로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 유학을 보낸다. 거기서
대성공을 거두고 사람들의 주문이 폭주하면서 당대 제일의 화가로
거듭나게 된다. 그리고 행복한 말년을 보내고 죽게 되는데 죽기 전
까지 그의 화실옆에는 문하생이 되고 싶어 찾아온 사람들로
시장바닥을 이루었다고 하니 그 유명세를 알만 하다.
그가 유명해진 이유로는 그의 천재적인 그림 솜씨 때문이기도 하지
만 그의 명석한 두뇌 덕분이다. 예를 들어 그의 그림이 예수와 여러
성자들을 그린다고 하자. 그러면 그는 성자의 대열에 자신에게
그림을 부탁한 사람의 얼굴을 슬며시 그려넣었다. 그리고 나서
완성한 그림을 본 주문자는 깜짝 놀라게 된다. 그림을 잘 그린 것도
있지만 자신이 그리스도 바로 옆에 있지 않는가! 덕분에 주인은 기분
이 찢어지고 돈도 후하게 준다. 게다가 다른 사람에게 루벤스를 소
개해줄 때는 침이 마르도록 칭찬도 덧붙여준다.
이렇게 잘 살아온 루벤스도 한 가지 불만이 있었다. 그 것은 바로
사람들이 역사적인 화가들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한다는 것이었
다. 그래서 그는 짐을 싸고 방방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그림을 주문
받는다. 제일의 화가인 루벤스가 자신이 그림을 그려준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절대로 거절 할 수가 없다. 그래서 그 그림에 화가의 얼굴
도 그려넣었다고 한다.
루벤스의 그림은 소장가치가 매우 높지만 다른 화가보다 월등히
많은 그림이 전해져 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그림을 혼자서
다 그리려면 자신이 살아온 시간보다 더 많은 날을 살았어야 한다고
한다. 그럼 그 것들은 다 모조품일까? 그렇지 않다. 앞에서도 말했
듯이 루벤스는 문하생이 많아서 안달이었다. 그래서 문하생들에게
자신의 화법을 알려주고 그대로 그리게 했다. 어떤 문하생은 배경
만, 어떤 문하생은 옷만, 가구만.. 이런식으로 해서 가장 중요한 부
분만 자신이 그렸다. 이런 식으로 하니 그림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
는 것이다.
램브란트와 루벤스의 인생을 비교해 보면 정말 정반대의 삶을 살았
던 사람들이다. 램브란트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늙어가면
서 끝없는 나락으로 추락하고 반면에 루벤스는 천민이었지만 갈수
록 부와 명예를 거머쥐게 된다. 이 두사람을 보니 정말 인생이란
건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