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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언론통제 일류기업이 되려하는가?

고진화 |2007.02.08 16:12
조회 49 |추천 1

삼성은 언론통제 일류기업이 되려하는가?

 

- 칼로도, 돈으로도 펜을 꺾을 수는 없다 -


지난해 6월 27일자 시사저널 제870호 62~64페이지에 실릴 예정이었던 ‘2인자 이학수의 힘 너무 세졌다’라는 삼성그룹 관련 경제 기사가 다른 사람도 아닌 시사저널의 금창태사장에 의해 인쇄직전 빼돌려진 데서 촉발된 시사저널의 기사 삭제라는 ‘현대판 분서갱유’사태는 어느덧 해를 넘겨 8개월째 끌고 있다.


사건의 발단이 된 기사 삭제 로비를 벌인 삼성측과 시사저널 경영진이 이 사건에 대한 분명한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했다면 문제는 간단히 해결될 수 있었다. 하지만 삼성측은 ‘나몰라’식으로 파장을 피해가려만 했고, 시사저널의 금창태사장은 시사저널 기자진을 무더기 징계하고, 올해 초부터는 소위 ‘짝퉁! 시사저널’을 발행하여, 시사저널이 그 동안 축적해 온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주간 시사정론지의 명성과 명예를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2월 6일에 방송된 MBC PD 수첩에 나타난 시사저널 기자들의 항의 집회와 기자회견을 막아서는 삼성의 모습에는 세계 일류를 지향하는 기업의 모습은 커녕 ‘건방진 것들이 어디서 감히’라는 식의 오만한 모습 뿐이었다. 삼성이 진정으로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말로만 글로벌 스탠다드를 주도하겠다고 주장할게 아니라‘분식 언론관’부터 글로벌 스탠다드로 바꿔야 한다. 삼성은 언론 통제 일류 기업이 되려하는지, 투명한 경영 일류 기업이 되려하는지를 국민 앞에 명확하게 밝혀야 할 것이다.


온전한 언론을 갖지 못한 사회는, 언젠가 그로 인한 부담을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다. 언론의 자유는, 언론사와 그 종사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이다. 자유 언론이 곧 국민의 이익에 부합하고 사회의 건강성을 높여왔다는 것은 오랜 역사적 경험 속에서 체득한 것이다.
정치권력이건 기업이건 자유 언론 환경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견제를 받을 수 있어야 부패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다. 30여년전 유신 정권의 신문검열 조치에 맞서 민주화와 언론 자유를 외쳤던 동아일보의 젊은 기자들은 권력의 광고 중단 압력을 딛고 백지 광고 지면을 그대로 둔 채 진실을 당당히 알렸다.


시사저널 기자들은 칼 대신 광고주의 압력을 통해 돈의 힘으로 언론을 통제하려는 새로운 언론 상황을 온몸으로 알리고 있다. 문제는 특정 언론사의 문제가 아닌 자본의 간섭으로부터 편집권 독립이 지켜져야 한다는 진실을 국민들에게 말하고 있다.


시사저널 기자들을 비롯한 노조원들은 불과 몇 십 명의 작은 힘이지만 8개월이 넘는 힘겨운 싸움을 꿋꿋하게 전개해 왔다. 삼성이라는 거대 기업에 비해서는 너무나 작고 미약한 힘이지만 그들은“칼로도 돈으로도 펜을 꺾을 수는 없다”는 진리를 대한민국 언론사에 깊이 새겨 넣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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