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7% 성장이 가능하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10.7%를 기록했다. 2005년 10.4%를 앞질렀고, 2004년 10.1%에 이은 10% 이상 성장속도다. 그에 비해 한국은 지난해 중국의 절반에 못 미치는 5%였고 2005년에는 4%였다. 올해 성장률 예측은 4.4%이다. 중국이 이런 속도로 가면, 2008년 올림픽 개최와 동시에 세계3위의 경제규모를 자랑하게 되고 외환보유고만 1조5천억 달러에 이를 것이다.
중국의 이런 눈부신 성장은 축하할 일이고, 반갑기 짝이 없다. 하지만 한편으로 우리 경제에 대한 걱정과 불안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거의 모든 세계시장에서 중국제 제품과 부딪쳐 한국제가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를 그나마 지탱해왔던 정보통신, 자동차, 조선, 철강이 중국의 추격에 밀려 고전을 거듭하고 있고, 중저가 시장에서는 사실상 한국제품이 중국을 이길 묘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은 우리가 다 아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급해지기도 하고, 정쟁에 여념이 없는 정치권의 이전투구에 분노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경제도 활로는 분명히 있고, 7%대의 성장도 충분히 가능하다. 괜히 하는 말이 아니다. 중국이 10%대이니 우리가 7%대는 돼야 한다는 방어적인 논리도 아니다. 한국경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세계시장의 동향에 비추어볼 때 우리 경제가 뛸 수 있는 여지는 아직 많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7% 성장은 저절로 되지 않는다. 정부 지도층과 대기업, 중소기업, 국민 모두가 하나가 되어 밤낮없이 난제들을 해결해가야 한다. 한국경제 앞에 놓인 난제들은 무수히 많지만 크게 볼 때 세 축이다. 대기업의 투자스톱문제다. 현재 수출과 성장을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생산체제를 갖추면서 해외공장 신축에 열심인 반면, 한국 내 생산시설 확대가 스톱상태다. 세계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대기업들로서는 어쩔 수 없는 사정이라 할지라도 일본기업들의 최근 경향처럼 핵심부품의 생산은 한국에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일자리를 만든다면, 출총제나 수도권 규제의 폐지, 값싼 공장부지 제공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또 하나의 축은 부품소재와 중소기업 문제다. 현재 한국정부의 산업정책은 전세계에서 시행되는 모든 메뉴들이 전부 시도되고 있다. 그런데도 성과가 지지부진하다. 백화점식으로 여러 정책을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3만개의 혁신중기를 육성한다는 3. 3. 3 프로젝트의 실상을 보라. 부품소재산업 가운데 일차적으로 접근할 분야는 현재 수출이 잘 되고 있는 10대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과 소재이다. 핸드폰이나 자동차, 조선, 화학 등의 제품에서 핵심부품은 여전히 대부분 수입해서 조립해 파는 상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의 부품소재가 제때 성장하지 않으니 아사히 글라스 같은 일본의 핸드폰부품업체들이 아예 한국에 진출해 시장을 선점하기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부 한심한 정치권과 언론들은 이런 사정을 따져보지도 않고, 외자유치에 성공했다고 자랑하고 있으니 바보짓을 하고 있다는 비난을 들어 마땅하다.
한계에 처한 일반 중소기업들의 활로를 찾기 위해서는 경영환경과 기술환경을 바꿔줘야 한다. 중기의 돈줄을 넓혀주고 어음제도와 하청도급제의 폐지, 자동화 지원, 공동구매와 마케팅,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의 전면적인 확대 조치가 시급하다.
또 하나의 축은 금융, 교육, 의료, 복지 등 서비스분야인데 500조의 자금이 갈 곳이 없어 헤매고 있는데도 금융시장의 칸막이는 여전하고, 다양한 교육 요구를 담아내지 못해 해외유학이 일반적 현상으로 자리잡아 부작용이 심각한 지경이다. 의료도 다국적 제약사의 황금어장이 되고 있을 뿐, 국내 바이오와 의료산업은 각종의 장벽 속에 갇혀 있다.
경제는 시기와 흐름이 중요하다. 세 개의 축을 활기차게 가동하기 위해서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분야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라. 그러면 한국경제도 다시 7% 이상의 고도성장을 달성해 1조억달러의 수출과 1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는 세계 5대 경제강국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