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그동안 줄 곧 유리창에 이마를 바짝 붙이고 , 눈을 감고 있었다. 그리고 이윽고 미도리가 입을 열었다. "자기 , 지금 어디 있는 거야?" 그녀는 조용한 목소리로 그렇게 물었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나는 수화기를 든 채 고개를 들고, 공중전화 부스주변을 둘러보았다.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그러나 그곳이 어딘지 나로서는 알 수가 없었다.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대채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내 눈에 비치는 것은 어디 할 것도 없이 걸음을 재촉하는 무수한 사람들의 모습뿐이었다. 나는 아무래도 아닌 장소의 한가운데에서 계속 미도리를 부르고 있었다. 무라카미 하루키 《 상실의 시대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