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4개월이 다되도 바이엘을 떼지못한 난 "음악에 소질이 없나봐요" 소리를 듣고, 결국 미술학원에 다니게 되었다. 그때 날 가르쳐주신 미술선생님은 상당히 젊으셨다. 여대생이었나!? 암튼 키도 크고, 손가락도 길었다. 참- 그때부터 난 음악미술하는 분들은 '키크고, 긴머리에, 손가락이 길다'는 고정관념을 갖게되었다. 그 몇십년동안 유지되던 관념은 tgi에서 음대다닌다는 유미랑 장난 치다가 손이 너무나 조만해서 "너 어떻게 이 손으로 피아노 치니!?" "그치 되게작지!? 상관없어. 나중에 울학교오면 치는모습보여줄께" 암튼 첫 미술시간. 그 미술선생님은 스케치북과 4b연필 그리고 칼을 준비하라 했고, 모든 준비물을 챙겨서 학원에 왓고 기껏해야 학교에서 하던거 배우겠거니 하고 생각했다. 그런 찰라 준비해온 4b를 깎으라고 하셨다. 연필깎기로 깎으면 되지 왜 칼로 깎으라 그러지.. 하며 투덜거리며 4b연필을 깎고 다음 미션을 기다렸다. 선생님께선 "그 4b연필로 그림을 그릴텐데 너 마음가는대로 가로선을 그리던, 세로선을 그리던, 대각선을 그리던, 낙서를 하던 마음대로 하되 단 4b연필을 몽당 연필로 만들렴" 나는 어리둥절했고 시키는대로 낙서아닌 낙서를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그리다 어느덧 2시간이 다지나가도 그 4b연필을 하나 다 쓰지 못했다. 선생님께서는 "다못했지!?" "다음시간에도 똑같이가지고 와" 이러시곤 첫 미술시간을 끝냈다. 그리고 다음시간 다시 2시간에 걸쳐 4b연필을 소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리고 그리기한 결과 2주차가 되서야 비소로 나는 몽당연필 하나를 만들수 있었다. 다했다고 선생님께 말했더니 선생님께선 말했다. "어떠냐 느낌이!?" "팔이 빠질것 같아요" "힘들어요. 죽을꺼같아요" "힘들지!?" "내가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던게 바로 그거다" "예술이 가장 신성한 노동이다라는거야" "미술시간에 미술을 배우기전에 이걸 알아젔으면 해서 이런걸 시켰단다" 순간 나는 10t해머로 뒷통수를 얻어맞은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아직까지 각인이 되었다. 저번 휴가를 나가서 우리학교 조예과 03누나를 만났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예전에 04년도 졸업작품전시회때 친구 오토바이타고 밤 11시쯤에 자과대앞에 와서 미술의 이해 레포트 쓰고있는데, 작품하나가 도저히 이해가 안가서 "도대체 작가의 의도가 머야!?"라고 했다가 그 조예00선배에게 무진장 의도설명과 작품해석 및 재질에 대해서 무진장 들었다는 얘기를 하다가 나중에 월드컵때 같이 응원가자는 얘기가 나왔다. "끝발이 없어서 못나가요" "괜찮아 내가 빼줄께" "예!?헉- 어떻게요!?" "니 부대가서 수술해야하는데 니가 애아빠라하면 되지(웃음)" 암튼 예술하는 사람들은 개성이 뚜렷하다. 세상을 보는 시선도 상큼하구. 그래서 더 좋다. 그리고 그런 그들이 아름답다.
흔히 색안경낀 사람들의 "예술이 밥먹어주냐!?"라는 식상한 말을 던지면 자신있게 대답해라. "응. 몰랐냐!?"
In Pohang
by Taek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