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케빈 중사
-Kevin Casler
우리를 쇠사슬처럼 숨도 못 쉬게 압박했던 놈들의 포위망이
없어졌다는 소식에 나를 포함한 모든 생존자들의 생존 의욕은
충전되어 가고 있었다.
맨 처음에 나는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매우 겁이 났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였다.
생존자들도 처음에는 나처럼 믿지 못하겠다는 눈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들의 마음 속에는 생존이라는 희망 하나가
부풀어오고 있었다.
그런 탓일까?
곧 죽어버릴 것만 같았던 몇몇 부상자들이 점점 회복의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메딕 그녀도 힘을 내어 부상자들을 정성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벌써부터 생존자들의 표정은 달라있었다.
며칠을 배를 곯았지만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빠르면 내일, 아님 이틀 후 정도쯤 해서 이 지옥에서의 탈출을
시도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탈출에서 실패 한다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우리는 총 14명.
하지만 대부분이 부상자들 뿐인데 만약 놈들에게 발각된다면
우리는 죽기살기로 싸워야 한다.
운 나쁘면 탈출도 못하고 모두 죽을 수 있다.
나는 오늘 밤, 하늘을 향해 마지막 기도를 올렸다.
밤하늘에는 수천 개의 별들이 초롱초롱 빛을 내고 있었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저글링(zergling)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나는 그날 밤, 일찍 잠에 들었다.
나는 동굴 벽에 기대어 먼지를 뒤집어 쓰던 내 총을
집어들었다.
장전된 탄환들은 총 164개.
사실 전투를 하기에는 너무 부족한 탄환들이다.
현명하게 아껴 쓴다 하더라도 금방 바닥나 버릴 것이다.
그때에는 별 수 없다.
개머리판으로 싸울 수밖에......
다른 생존자들도 각자 총과 화염분사기를 집어들었다.
켄타닌 대위도 자신의 저격총을 집어 들어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팔 다리가 잘려나간 전우는 가장 건장한 마린에게 업혀졌다.
나는 생존자들을 한번 눈으로 살펴보았다.
모두들 표정에 비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나는 들고 있던 총을 높이 쳐들고는 크게 외쳤다.
"테란을 위하여!"
다른 생존자들도 총과 주먹을 높이 쳐들며 큰소리로 외쳤다.
"테란을 위하여!!!"
나는 동굴 입구 쪽으로 손짓을 하며 외쳤다.
"전우들이여! 이 지옥에서 탈출하자!"
나 먼저 동굴을 나섰다.
동굴에서 내려가는 길은 좁고 가파랐다.
나는 천천히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발을 떼었다.
다른 생존자들도 조심조심 아래로 내려갔다.
켄타닌 대위는 생존자들의 뒤에서 따라오며 사방을 경계하며
조심조심 내려왔다.
마침내, 우리는 어느 깊은 길목에 들어서게 되었다.
우리는 사방을 경계하며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켄타닌 대위가 맨 앞에 서서 손짓을 하며 우리를 인도하기
시작했다.
나와 생존자들은 켄타닌 대위를 따라 소리를 죽이며 움직였다.
계곡 안은 굉장히 어두웠다.
워낙 깊고 험준하기 때문에 해 조차도 여기까지 햇살을
뿌려주지 않는다.
좁은 길을 지나다 보니 갑자기 큰 길이 나왔다.
켄타닌 대위가 뒤로 돌아 작은 목소리로 우리에게 말했다.
"이 길은 메리아 계곡의 가운대를 가로지르는 길이요.
이 길은 놈들에게 발각될 가능성이 큰 곳이니 다른 길을
택해서 갑시다."
그때 갑자기 땅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얼른 총구를 앞으로 향하게 하고 사방을 경계했다.
저쪽에선가 "와! 와아!" 하는 함성소리가 났다.
켄타닌 대위가 내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테란군이 틀림없네! 우리를 구하려 오는가 보네.
어떻게 우리가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을까?"
함성소리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나는 의심쩍어 길에 널려있는 커다란 돌덩이들을 넘으면서
앞의 높은 절벽에 등을 기대고는 옆의 큰 길을 살폈다.
드디어 우리 테란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순간 내 눈동자의 동작이 멈춰버렸다.
내 시선은 커다란 먼지바람에서 정지해 버렸다.
내 입술이 덜덜덜 떨렸다.
저건 테란군이 아니다.
"프,프,프로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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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편에 계속......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