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학교 도서관에서 아래와 같은 문구를 발견했다.
'Today Reader, Tomorrow Leader'
누가 지은 것인지는 몰라도 배움이 있는 장소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 생각했다. 그러면서 나는 과연 오늘의 reader 인지,
미래의 leader가 될 수 있을 것인지 잠시 생각해보며 기숙사로
돌아왔다.
2월의 대학가 모습은 사뭇 흥미롭다.
지난 주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졸업식을 거행했다. "대학의 학부
과정을 마치고 규정된 절차를 밟은 사람에게 수여하는 학위"
(네이버 사전 정의) 인 학사들을 배출하며 법복을 입혀주었다.
여기저기서 기념사진을 찍고 기쁨을 나누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한편으론 떠나가는, 떠나보내는 아쉬움도 느껴지는 날이었다.
반면 이번 주에는 새롭게 입학하는 07학번 새내기들을 위한
오리엔테이션이 열렸다. 학교 이곳저곳을 호기심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이들을 보니 그 모습이
반갑고 부럽기도 했다. 무엇이라도 해낼 듯한 자신감 어린 표정과
패기의 기운이 느껴졌다. 캠퍼스는 방학을 맞아 잠시 고요해졌다가
다시 새 주인들의 방문을 계기로 술렁거리기 시작했다.
졸업과 입학, 그 중간에 내가 위치해 있는 것 같다.
특별히 올해는 그 '중간 자(中間 者)'의 느낌이 각별하게 다가온다.
설레이고 떨리는 마음으로 대학에 입학한지 5년 여가 흘렀고
이제 학부 과정의 절반 정도를 마쳤다. 큰 탈 없이 남은 학기를
보내면 나도 언젠가 법복을 입고 학사모를 쓰게 되겠지. 내가
아는 어느 교수님께서는 거의 매 년 졸업생들에게 축하메시지를
남기시는데 '로소브스키' 라는 분의 책에 나온 다음과 같은 내용을
우리에게 소개하셨다.
법복(gown)을 입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직업이 세 가지 있다.
판사와 성직자 그리고 학자이다. 이러한 법복은 입고 있는 사람의
정신적 성숙과 판단의 자율성 그리고 자신의 양심과 자기가 믿는
신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을 나타낸다.
이 글을 읽고 난 이후엔 법복을 입은 사람들의 모습이 다르게
보인다. 단지 멋있어 보인다는 느낌에서 벗어나, 그들이 입고 있는
법복이 얼마나 명예로운 의미를 담고 있으며 그들이 지난 수년간
들인 노력과 수고에 대한 더없는 보상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졸업생들의 모습이 부러워졌다.
나의 경우.
난 법복을 입기엔 아직도 갈 길이 멀기만 하다.
배워야 할 것, 해야 할 것이 점점 더 늘어가는 것 같다.
새 학기 개강을 앞두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생각들이 교차되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