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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 섬 ] 하늘을 날고 바다를 가르는 오클랜드의 레포츠

조은화 |2007.02.23 21:02
조회 39 |추천 0

오클랜드 하버 브리지 클라임 Auckland Harbour Bridge Climb은 뉴질랜드의 여타 레포츠에 비해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한다. 동굴 속을 몇 시간씩 헤집고 다니며 온갖 간난을 견디어내야 하는 블랙 워터 래프팅에 비하면 그야말로 어린아이 손목 비트는 수준이다. 그렇다고 해서 브리지 클라임이 심심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다리 밑과 옆에 설치된 철제 보도를 통해 다리 중앙까지 나아간 뒤 아치형 구조물 정상에 오르는 것인데, 무엇보다 거칠 것 없는 전망이 일품이다. 빠른 속도로 지나는 차량을 발 아래에 깔고 정상에 서서 활달한 조망을 감상하면 인간새가 부럽지 않다. 저 멀리 보이는 요트 정박장의 모습이, 그리고 푸릇푸릇한 바다를 사뿐히 가르며 지나는 요트의 모습이, 남루하고 진부한 표현이긴 하지만 한 폭의 그림이다.
지난 2001년 말 처음 선보인 하버 브리지 클라임은 오클랜드의 새로운 어트랙션으로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에는 이곳에서 이색 결혼식이 열려 세간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또, 반년 전부터는 다리 중간 부근에서 번지점프까지 할 수 있게 됐다. 뉴질랜드 대부분의 레포츠가 자연 속에서 이루어지는 데 반해 브리지 클라임의 경우 도심에서 인공적인 구조물과 함께 한다는 점이 이채롭다. 차량 통행을 위해 설계된 다리를 참 살뜰하게 이용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는데, 바른대로 말이지 기발한 아이디어가 부럽기만 하다.
1959년에 지어진 오클랜드 하버 브리지의 총 길이는 1020미터, 가장 높은 곳은 67미터다. 다리 중간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은 2시간 30분 정도. 연중 무휴로 즐길 수 있으며, 야간 등반(?) 옵션도 가능하다. 요금은 주중, 주말, 야간에 따라 차등 적용된다.
하버 브리지 클라임과 함께 오클랜드의 도심 속 레포츠로 성가가 높은 것이 바로 스카이 점프 Sky Jump와 버티고 Vertigo다. 두 가지 모두 스카이 타워에서 이뤄지는 것들인데, 328미터의 스카이 타워는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높고 탑으로는 다섯 번째에 해당하는 건물이다. 파리의 에펠 탑이나 시드니의 AMP 탑보다 머리 하나가 더 크다. 스스로 오클랜드의 랜드마크 구실을 할 뿐만 아니라 전망대가 마련돼 있어 시가지를 한눈에 살펴보려는 관광객들이 으레 오르는 곳이다. 타워 전망대까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타 불과 40분이면 도착한다.
2001년 12월에 시작된 스카이 점프는 말 그대로 스카이 타워 정상 부근에서 뛰어내리는 대담한 레포츠다. 공중에서 잠깐 멈췄다가 불쑥 급강하한다는 점, 그리고 항상 다리가 아래를 향하는 점이 보통의 번지점프와 대별된다. 불민하고 심약한 사람은 물론이고 웬만한 강심장도 약 300미터 높이의 스카이 점프대에 서게 되면 다리가 후들거리고 마음이 졸아들 만도 한데, 타워에서 몸을 날리는 겁 없는 도전자 가운데는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도 수두룩하다. 그래도 고공 하강이 만만한 체험은 아닌지 점프를 마치고 난 사람들에게 도심을 나는 기분이 어떠냐고 물으면 벌겋게 상기된 얼굴로 가쁜 숨을 몰아쉬며 “짜릿 100퍼센트, 흥분 100퍼센트”라고 말한다. 간혹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도 있다.
버티고는 스카이 타워 내부에 설치된 사다리를 타고 건물 외부의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종목이다. 버티고의 종착지인 외부 전망대는 일반 관광객을 위한 스카이 타워 전망대보다 44미터가 높아 좀 더 장쾌한 전망을 확보할 수 있다. 사다리를 오르는 일이라고 해서 마냥 얕잡아볼 수만은 없는데, 사다리가 직각으로 설치돼 있어 상당한 근력을 필요로 하는 데다 풀 코스를 신청할 경우 2시간 가량 소요돼 만만치 않은 체력이 요구되는 까닭이다. 물론 완벽한 안전장치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지레 겁을 집어먹을 필요는 조금도 없다.
뉴질랜드의 유명 도시들은 제각각 별칭을 갖고 있는데, 오클랜드는 ‘요트의 도시 City of Sail’다. 이곳에서 요트는 일부 부유층만이 즐기는 값비싼 고급 문화가 아니라 일반인들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레포츠의 하나일 뿐이다. 주말이 되면 자동차 뒤에 요트를 매달고 바다로 향하는 가족들의 모습과 푸른 바다 위에 유유자적 떠다니는 형형색색의 요트를 쉽게 볼 수 있다. 텅 빈 도로와는 대조적으로 요트들로 체증을 이루고 있는 바다는 여느 나라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아메리카 컵 빌리지가 있는 비아덕트 항구 Viaduct Harbour에서는 ‘NZL 40’와 ‘NZL 41’로 명명된 요트를 타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별한 체험이라 한 까닭은 이 두 요트가 1995년 대회에서 뉴질랜드 팀이 우승할 당시 견마지로를 아끼지 않았던 배들이기 때문이다. 모든 뉴질랜드인의 애선 愛船을 타고 삽상한 바닷바람을 쐬는 체험은 2시간 정도 이어지는데, 요트의 속도와 기울어짐이 생각보다 빠르고 가파르다. 요트에 올라타면 처음 한동안은 동력을 이용해 가다가 일정 지점이 되면 본격적으로 돛을 올리게 된다. 동승한 스태프들의 도움이 있기는 하지만 관광객들이 레버를 돌려 돛을 올리거나 방향타를 직접 조종할 수 있다. 물론 선글라스를 쓰고 팔짱을 낀 채 그저 나른한 오후를, 시원한 풍광을 오롯이 느껴도 된다. 사실 흰 돛을 펴고 푸른 바다 위를 고고하게 미끄러지는 요트에서는 이런 포즈가 더 어울리는 듯도 싶다.
1995년 뉴질랜드 사람들의 요트 사랑에 더욱 불을 지른 사건이 일어났다. 150년 전통의 세계적인 요트 경기인 아메리카 컵 America’s Cup에서 뉴질랜드 팀이 처음으로 우승한 것이다. 이날 뉴질랜드의 모든 거리는, 흡사 지난 월드컵에서 한국이 폴란드를 제압했을 때처럼 환호작약하는 사람들의 물결로 메워졌다. 그리고 우승국에서 다음 경기가 열리는 전통에 따라 1999년 대회는 오클랜드에서 열리게 되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요트 정박장을 새로 건설하고 주변에 해양 박물관과 각종 레스토랑과 숙박 시설들을 마련하게 되었는데 이곳이 바로 1999년 10월에 문을 연 오클랜드의 아메리카 컵 빌리지 The America’s Cup Village다. 이곳 광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1988년 아메리카 컵에 도전했던 약 35미터짜리 대형 요트 ‘KZ1 New Zealand’ 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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