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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낀 길

이양자 |2007.02.25 11:12
조회 11 |추천 0
 

 

 

 

    안개 낀 길

 

가도 가도 다함이 없는 길
네 앞에 드리워진 그 희미한 길
뛰어가지도 말고
내달리지도 말고
날아 오르려 헛발짓 말고
얌전히 걸어가자

천년을 걷다 보면
내일이 이르러 힘든 너를 반기고
푸르른 숲마저 서늘한 바람 몰아
흥건한 땀 씻어 내니
혼자 걷던 길인데
혼자가 아니더라

바라보이는 저 끝은 하릴없고
내딛는 발자국은 아련한데
눈부신 안개빛 따라오라고
가만히 불러댄다
넘어져도 괜찮다고
피가 나도 괜찮다고
강한 심장 못박는다

뒤돌아 본 소금 기둥처럼은 말고
눈 잃고 빛 얻은 예언자의 길따라
연약하고 비틀대도
멈출 수 없는 여행, 그 끝없는 자족의 길
기도하며 노래하며
날개 달린 여린 발로 걸어간다

걷고 있다
걸어 가고 있다
낯익은 바람처럼... 


           - 이현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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