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행기록
주행구간:평택-공주
주행거리:80.33km
평균속도:15.7km/h
최고속도:46.5km/h
주행시간:4'59'30"
◎ 금강산도 식후경 [여행2일째]
지난밤 잠들기 전에 밤사이에 비가 내릴것이라는 친구의 전화에 텐트위에 후라이를 쳤는데...
눈을 뜬 새벽 5시에 난 그 친구의 전화에 약간 화가 났다.
비가 온 흔적따위는 전혀 없었고 난 어젯밤에는 후라이를 치는 시간을...
오늘 아침에는 후라이를 거두는 시간을 낭비하게 된 것이다.

몸이 무척이나 나른하고 피곤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밖으로 쌩쌩.
오호! 이런 바이오리듬이라면 아주 여유롭게 여행을 할 수도 있을것 같은 강한 자신감따위는
들지 않았고 그냥 잠깐 생각했었다.ㅎ
오늘 아침식사는 라면에 어제 남은 밥을 말아먹는 것.
나름대로 떠나기전에는 라면보다는 밥 위주의 식단으로 건강을 챙겨보려했으나
어제 남은 밥을 덜어놓고 새로 쌀을 씻어서 밥을 해먹고 설겆이까지 하고 갈 생각만으로도
우리가 라면을 끓여먹고 남은 밥을 말아먹어야 할 이유는 충분했다.
배는 충분히 부르지 않았지만 점심은 사먹을 계획인 우리의 여행. 조금만 참고 달리면 된다는
생각으로 서둘러 짐을 꾸리고 오늘의 목적지인 공주를 향해 페달을 밟기 시작했다.
우리의 2일째 목적지가 공주인 이유는 그곳에 효만군의 아버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건설업에 종사하시고 계시기에 지방 출장이 잦으시고 한번 출장을 가시면 장기거주가 불가피해서
현재 공주에 거주할 곳을 마련하고 계신다고 했다.
일찍 일어나서 달리는 도로에는 역시 차가 그리 많지가 않다.
이런 도로는 달리기도 좋고 또한 카메라로 우리의 모습을 담을 여유도 있다.

서서히 또 태양이 우리를 반겨주기 시작한다.
이 때 귓가에 멤도는 익숙한 멜로디...
♪태양을 피하고 싶었어~ 아무리 애를 써도....
그렇다 아무리 애를 써도 소용이 없다.
우리는 현재 북에서 남으로 그것도 우리나라의 서쪽부근에서 진행중이다.
남쪽..서쪽으로 움직이는 태양을 피하기란 쉽지가 않다.
게다가... 차량 우측통행인 우리나라 도로법상 길 건너의 가로수들이 만드는 그림자는 우리의
발가락 근처는 커녕 저 멀리에서 아지랑이와 함께 슬슬 비웃고 있을 뿐이다.
이 비웃음에 그냥 당하고 만을 있을수 없기에 우리는 중간에 편의점에 들러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었고
혹시나 싶어 자전거여행자들의 영양간식 영양갱을 2개씩 구입했다.
구입만으로도 속이 든든해지는 느낌...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이라면 다들 아실듯! ㅎ
그렇게 우리는 1번국도를 지나서 23번 국도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23번 국도에 접어든 우리를 반겨준것은 바로 차령고개!
전국일주에서 처음으로 만난 고개다운 고개다.
영양간식 영양갱도 있겠다 어디 한번 올라갈 볼까 하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오오~ 좋아! 이정도면 올라갈만하겠다.
그렇게 계속 페달을 밟아 올라가는데...
슬슬..
슬슬..
다리에 힘이 조금씩 빠져가면서 속도계의 수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그동안 충분한 운동으로 엔진을 강하게 만들어 놓지 못한것인가? 하고 생각하는 찰라...
배가 고파왔다.
그랬다. 어설프게 섭취한 아침식사가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했고
그래서 힘이 나지 않은거고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진것이라고 믿고 싶었다.
양갱을 하나 꺼내 물었다. 단맛이 식도를 타고 넘어가면서
허기진 배에 무언가 조금 위안이 될 만한 덩어리를 남겨주었다.
양갱의 힘을 빌려 다시 페달을 밟고 나아가는데...
망할놈의 언덕이 가파른 경사로 저리도 길게...그것도 자주 나타나는지...
나의 허기는 금새 내 뇌를 장악했고 난 또 하나의 양갱을 꺼내서 먹어버렸다.

태양은 작렬하고 아스팔트의 복사열은 금방이라도 우릴 삶아버릴듯한 기세다.
다리에 힘은 빠질대로 빠졌고...
배는 고플대로 고파졌고...
정말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었다.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먹을까?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지만 이 더위에 이 길위에서 그러고 싶지 않다.
좀 쉬면 나아질까 싶어서 효만군에게 엄살을 부려보지만...
효만군은 그런날 설득하며 저 고개만 넘어보자고 한다.
결국 다시 자전거에 올라 혼자 속으로 수만가지 욕을 상상하며 이 여름과 이 고개를 저주하면서
페달을 밟아나갔다.
그렇게 고개 정상에 다다르기 시작했고 다시 쏴 내려갈 내리막길을 생각하며 조금 더 힘을 냈다.
정상을 지나 눈앞에 내리막길이 펼쳐지기 시작했고 그때 내 눈에 들어온 아름다운 건물.
그렇다. 그건 바로 휴개소였다.
신나게 내리막길을 내려 도착한 휴게소.
자전거는 대충 내던져 놓고 안에 들어가
식당앞에 앉아 가장 맛있어 보이고 양많아 보이는 것을 주문하고 싶었지만...
가격의 압박에 포기하고 이곳 다음에 식당이 있을 만한 마을이 얼마나 지나야 있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
자! 그럼 다음 마을을 향해 출발이 아니라...
그래도 이렇게 반가운 휴게소에서 지칠대로 지친 내가 아무것도 안 먹고 갈 수는 없는 노릇.
지친 내몸에 에너지 충전을 위해 포카리 500ml를 구입.
수분조절?
그런거는 잊어버린지 오래다.
벌컥!벌컥! 가볍게 원샷!
오호! 이거 효과가 있는데...
다음마을의 위치와 포카리의 효과로 내몸에 파워가 충전되기 시작했다.
그렇게 내리막길을 바람을 가르며 신나게 내려갔고 드디어 저기 마을이 보인다.
기사식당에 들어가서 주문을 하고 반찬부터 초토화시키기 시작.
식사 완료시점에 내 얼굴에 만족과 행복이 가득했음을 나는 거울을 보지 않아도 느낄수 있었다.
배도 부르고 날은 너무 더운 시간.
우리는 오늘도 어김없이 낮잠잘 공간을 찾아서 이곳저곳을 기웃거렷고
고속도로 고가 아래로 그늘이 길게 늘어지고 그 앞에는 계곡비스무리한 물이 흐르는 곳이 보인다.
그래 저기다!
우리의 자전거는 그곳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들이 차를 세워두고 텐트도 치고 물놀이를 즐기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물놀이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하였으나 오후의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낮잠은 필수!
과감하게 잊고 잠들어버렸다. ㅎ
3시가 넘어서 정신을 차리고서는 다시 공주를 향해 페달을 밟았다.
오늘 코스가 난코스인지...
아침부터 부실한 몸으로 힘을 써서 그런지 달리는 내내 기운이 잘 나지를 않는다.
대한민국에는 왜 이렇게 언덕이 많은지... ㅡ_ㅡ;
그렇게 2시간정도 더 달렸을까 드디어 공주에 도착했다.
효만군의 아버지에게 연락을 취하고 아파트로 이동.
짐을 풀고 샤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아..완젼 좋다! 좋아! ㅎㅎ
그렇게 짐정리와 몸정리가 끝난 우리에게 효만군의 아버님께서 맛있는 저녁을 사주셨다.
과연 여행중에 먹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었던 회도 먹고
내일 여행에 지장이 될까 싶어 소주는 생략하고 맥주도 사주시고
그것도 모자라서 다니면서 배고프지 말라면서 여행중에 먹을 이런저런 먹거리들도 챙겨주셨다.

집에 돌아와서 각종 가전제품을 충전하면서 어제 오늘 찍은 사진들을 포토샾으로 작업.
그렇게 여행 2일째의 밤은 계속 깊어만 갔다.
to be continued
출처 : www.osavas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