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고3때 노총각 영어선생님이 계셨어.
검은 코트에 6:4 가르마에 안경을 쓴 고리타분한 모습을 하고 계셨지.
다른 고3선생님 답지 않게 참 느리게 수업을 진행하셨어.
보통은 직독직해를 하라며 빠르게 문제를 풀어버리잖아.
그 선생님은 우리에게 풀라고 시간을 함참 주시고
그걸 또박 또박 읽으시고 해석하시는거야 ..
4분의 4박자에 Moderato로..
지겨운 우리들은 다음문제를 미리 풀곤 했어..
그럼 선생님 말씀이 꼭 특유의 억양으로
" 앞.서 .가지마라~~~" 이러셨지.
그때 그거 따라하면서 웃고 그랬는데..
참 우습게 보인던 선생님의 우숩은 말이였는데..
그런데 지금 내겐 참 와닿네..
마치 지금 출발 선상에 서서는,
일등이 아닐 가능성 또는
꼴지할 수 있단 가능성.
넘어질수도 있다는 가능성.... 그 희박한 가능성에
뛰기를 포기하는 바보 같거든.
열심히 뛰고 나서 봐도 될 결과를
앞서 생각하고 지레 겁먹는 거 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