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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하는 기분으로 살려 합니다 대학 졸업반때 일입니

이문식 |2007.03.04 23:44
조회 19 |추천 0

명상하는 기분으로 살려 합니다

 

대학 졸업반때 일입니다

 

학생운동권은 친북이냐 비북(북한비판)이냐로 갈라서서

 

연일 격렬한 토론이 진행 중이었고

 

통일이라는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도

 

방법론이 무수하게 갈라지는 걸 보고

 

고민했습니다.

 

87년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백기완 민중후보 지지진영과

 

김대중 후보 비판적 지지 진영으로 크게 갈라졌고

 

혹은 지역별로 갈라져 나가는 운동권을 보고

 

강원도 출신에다가 어느 한쪽에 강렬하게 치우쳐 있지 않던 나는

 

매우 곤란하고 혼란스러운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날 문득 내 자신을 들여다 보기 시작했죠

 

4년간의 대학 생활이란 내게 일반 학생들과는 다른 의미였지요

 

학생답지 않게 살았던 그 시간

 

비록 양심에 당당하고 역사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택을 했다고 믿었지만

 

내게 남은 건 상처뿐인 영광이었습니다

 

그래서 폐인처럼 방에 쳐박혀 살았습니다

 

동지들도 학과 친구들이나 모든 지인들과도 인연을 끊고

 

아무런 해결책이 없었지만 그냥 그렇게 살았죠

 

그런데 그런데 어느 따스한 초봄날이었을 겁니다

 

여느때처럼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열람을 하다가

 

봄기운에 나른해진 몸을 달래려

 

도서관 입구에 나왔죠

 

놀랍게도 따스한 봄빛이 나를 희롱했고

 

눈부시던 그 날 개나리꽃과 진달래가 너무나도 흐드러졌던 그날

 

난 불현듯 내가 가야할 길이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지만 순간적으로 내게 다가왔던

 

인생의 또 한번의 전환점

 

누구에게나 전환점이 있고 그것을 맞이하는 방식은

 

다 다를 겁니다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인생이 바뀔 수도 있다는

 

당연한 진리 앞에서 난 복종할 수 밖에 없었죠

 

그렇게 내인생의 큰 위기는 한번 극복 되었습니다

 

-정말 그 전에는 분신자살이라도 해서 멋지게 인생

 

쫑낼까 라는 생각까지 했었으니까요-

 

2007년 지금 2-3년간 나를 괴롭히던 내 인생의 두번째

 

위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 3년간은 악삼재였다고 합니다

 

그게 운명이었든 내 선택의 실수 였든

 

나는 그 험난했던 길을 걷기도 뛰기도 비굴하게 기기도 했죠

 

이제 다 왔습니다

 

물론 인생의 끝이 여긴 아닐겁니다

 

하지만 그 봄날의 따스함이 잊을 수 없는 것처럼

 

전쟁터의 화약 냄새와 피냄새는 내 코를 진동하고

 

가슴을 아리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어쩌면 한두번 그 이상의 위기를 겪겠지만

 

좀 더 당당해 지려 합니다

 

나를 지지할듯 했던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에게

 

일제히 배신 당하긴 했지만

 

그들을 비난하진 않겠습니다

 

난 이겨내고 있고

 

그리고 반드시 이길테니까요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이렇게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 때 난 최선을 다했었다고

 

치열하게 싸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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