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
누군가의 홈피에 갔다가, 하도 유명하다고 하길래 사진첩에 퍼놓고 하나씩 구입해서 읽어보리고 마음 먹은 '아멜리 노통'의 작품 중 하나..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후 네시'를 읽고 아멜리에게 반해서 그의 작품들을 읽었다고 하던데....
난 그냥 2권 중에 가장 얇은 '로베르 인명사전'을 첫타자(?)로 정했다.. ^^
이 책을 읽는 동안.. 난 계속 '자기 앞의 생'에 모모가 생각났다..
어쩜 그리도 모모와 닮아 있는지..
물론 모모와는 태어나는 것도, 태어난 장소도, 자라온 환경도 다르지만..
생각하는 것이 무척 어른스럽다는 것이나,
누군가에게 버림 받았다는 것이 닮은듯 보인다..
무엇보다 '상처 받은 영혼'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지 책을 읽는 내내 모모와 플렉트뤼드가 오버랩 되어 겹쳐졌다..
줄거리
열아홉 살에 결혼해 아이를 갖게 된 뤼세트.
결혼 전에는 매혹적인 왕자였던 남편 파비앙이 더 이상 대단한 남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뤼세트는 임신 9개월째 되던 어느 날, 실업자 파비앙, 생활비, 암담한 미래에 대한 고민에 빠진다. 그날 밤 뱃속의 아기는 딸꾹질을 하고 뤼세트는 남편을 권총으로 살해한다. 남편이 아기에게 아무 의미 없는 이름을 지어 주려 했기 때문.
- 아이에게 탕기나 조엘이라는 이름을 붙이는 건 그 애에게 진부한 세상,
이미 닫혀 있는 시야를 주는 것과 다름없어.
하지만 난 내 아기가 힘껏 무한을 품었으면 좋겠어.
내 아기가 그 어떤 제약도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 아이에게 특별한 운명을 약속하는 이름을 주고 싶어.
뤼세트는 딸아이에게 ‘플렉트뤼드’라는 이름을 지어준 뒤 감방에서 목을 매 자살한다. 이모의 집에서 자라난 플렉트뤼드는 네 번째 생일선물로 발레 슈즈를 원한다. 아이에게 학교는 줄곧 지옥과 같았지만 발레시간이 있어 다행이었다. 하지만 거식증을 앓고 있었던 플렉트뤼드는 영양 결핍으로 남모르는 고통을 받는다. 결국 다리뼈가 부러져 춤을 포기하고 만다. 아이는 엄마로만 알고 있던 이모에게 출생의 비밀을 듣는다.
플렉트뤼드는 자신의 생모처럼 열아홉 살에 아이를 낳고 퐁뇌프 다리에서 허공에 몸을 던지려다 학창시절 사랑했던 남자를 다시 만난다.
몇 년이 흐른 뒤 플렉트뤼드는 용기를 내 성악가가 되고 ‘로베르’라는 예명을 쓴다.
이야기의 끝부분, 작가인 아멜리 노통은 ‘벨기에의 재앙’이란 이름으로 등장해 플렉트뤼드와 만난다. 친모가 친부를 살해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플렉트뤼드는 살의를 억누르지 못하고 아멜리를 권총으로 쏴 죽인다.
- 아멜리가 신통찮은 작품을 쓰는 걸 막을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었어.
플렉트뤼드와 남편이 눈물어린 눈으로 시체를 보는 장면으로 소설이 끝난다.
- 동아일보(조이영 기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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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엔 부제가 이해가 되질 않았다..
'나를 죽인자의 일상에 관한 책'이라니..
무슨 소리야..
하지만 가장 마지막 부분..
'벨기에의 재앙'이라고 본인을 소개하고-물론 소설 속에서지만 작가와 같은 이름을 가진 '아멜리 노통'이 등장하니까- 주인공 플렉트뤼드를 부추겨 살인을 하게 만들고, 정작 부추긴 작가(본인)는 그 손에 살해되고 만다..
마지막 플렉트뤼드가 마티외 살라댕에게 스스로의 변명인 '아멜리가 신통찮은 작품을 쓰는 걸 막을 수 있는 길은 그것뿐이었어'라고 말하는 부분...
그건 작가 스스로에게 하는 말일 수도 있고
-마지막을 정리해야 하는데 갑자기 생각이 나질 않아 작가 스스로 본인을 끌어 들여 서둘러 결말을 지어 버린건 아닐까
플렉트뤼드의 의지일 수도 있는거다..
그건 모두 독자의 몫으로 남겨진거겠지...
어쩌면..
아멜리 노통은.. 이 소설이 이렇게 주목 받을꺼란 생각은 못하고..
그저 그런-본인이 생각하기에- 소설을 빨리 마무리 짓고 싶은 생각에
말도 안되는-하지만 그렇게 했으니 이젠 말이 되지만- 본인을 소설에
등장시켜 그냥 죽여버린다..
그리고 나서...
소설속 모든 주인공들의 인과관계와 모든 사건들, 주인공들의 등장은
모두 '아멜리 노통'의 죽음을 정당화 하기 위한 '장치'들로 써 버린건
아닐런지.. ㅎㅎㅎㅎ
아멜리 노통이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기발한 소설임은 틀림없다..
- 작가에게 있어서 자신을 살해한 자의 전기를 쓰는 것만큼 유혹적인 일도 없다.
아멜리 노통이 한 말인데..
곱씹을 수록 묘한 매력이 있는 말이다..
그리고 피식피식 웃음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