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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군인이 쓴 훈련소 일기

신현배 |2007.03.10 13:46
조회 182 |추천 0
  94년 1월 30일경.....영장 (군입대 명령서) 이 왔다. 어렸을때 부터 난 군대란 곳이 늘 가고싶었다. 왠지 남자의 모습이라 생각 했으므로... 그러나 영장을 막상 받고 나니 가기 싫었다.   입대일은 2월15일. 동사무소의 실수로 입대전 기간이 15일 밖에 남지않았다.아버님께서 동사무소에 가셔서 따지셨지만 결국 난 15일후 군대에 갔다. 억울했지만 당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2월 14일 친구와 여자친구 그리고 몇몇 후배들과 술을 마셨다. 옆 다른 테이블 에선 발렌타인 데이라고 초콜릿 선물을 주고 받고... 그러나 난 군대 가기전날 마지막 술을 들이켰다.   2월 15일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어머님께서 힘들어 하실까봐 집앞에서 인사 드리고 혼자 나왔다. 여자친구와 오랜 남자친구 이렇게 셋이서  같이 306 보충대로 향했다. 306보충대 도착 입대... 여자친구는 당연히 울고 ㅜㅠ 내가 친구들중 가장 먼저 입대하는것이라 그럴까? 남자친구 녀석도 눈물을 흘린다... 더불어 나까지 눈물이 나오려고 한다...   마지막 인사후 집합장소로 이동. '이쪽으로 오세요 빨리 이동해 주세요' 라는 군인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큰 건물을 지나 안쪽 집합 장소로 이동을 하니 친구들과 다른 사람들과 함게온 수많은 가족들의 모습이 보이질 않는다. 그뒤로 바로 '***(욕) 빨리 집합하란 말야' 라고 외치는 군인들... 건물 하나 사이로 이렇게 분위기가 틀려질수가....   이곳에서 약 2박 3일간 있으며 군생활에 필요한 기본물품들을 지급 받았다. 군복과 전투화 등등 아직 내겐 낮설다...   내가 입대할때 입고온 옷과 신발들을 내손으로 소포형식으로 포장하였다. 들은 얘기로는 부모님들은 이 소포를 받을때 아들이 군에간 것을 실감하고 가장 슬퍼하신다고 한다.   약~2월17일 (정확치 않음) 사단 배정을 받다....무적태풍부대 28사단으로 배정을 받았다. 솔직히 처음듣는 부대였다. 불행한 일이지만 얼마전 총기 사고가 난 부대이기도 하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논산 훈련 부대의 창설 부대이기도 하고 중부 최전방의 경계전투전초 부대로   수많은 무장 공비 사살및  생포 그리고 많은 표창등등으로 훌륭한 부대였다. 어쨌든 사단 배정받고 사단으로 군용 트럭을 타고 신병훈련소로 이동했다.   ===========================================================   신병훈련소 여기 도착하니 같이 오게된 동기는 약 200명가량 1주차 부터 6주차 까지 다양한 훈련과 기억들 일일이 다 설명하려면 글이 너무 길어지니 몇몇만 소개한다.   도착후 간단한 필기로 개인조사를 실시한다. 내 글씨체와 경력을 본 교관이 나보고 행정병을 하라고 했다.. 훈련은 똑같이 받고 동료를 위해 일을 더하란다..... 시키면 해야하니 그냥했다.   k-2소총을 지급받았다. 들고보니 의외로 가볍다... 그러나 이 느낌은 오래가지 못했다. 훈련을 받으며 내가 느낀 k-2의 무게는 엄청나다. 특히 행군훈련시의 무게는 천근만근이다.   20년 이상을 민간인으로 살아온 내가 갑자기 군인이 되기 위한 훈련병 생활을 하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었다. 먹는것 입는것 자는것 마져 모두 틀린 세상.. 이걸 처음부터 아기가 되어 다시 배우는것이다.   20년간 몸에 익숙한 삶의 방법을 며칠만에 완전히 바꾸어 생활하기란 정말 힘든일이다.    화생방 훈련.......아직까지도 이게 제일 싫다. 약 10명 단위로 사방이 꽉 막힌 약 15평 가량의 밀폐된 공간으로 방독면을 쓰고 들어갔다. 방독면을 썼는데도 느낌이 좋지않다.   숨쉬기도 힘들고 ㅠㅜ 한쪽에선 무언가 열심히 불로 태우고있다.  그러나 불은 안보이고 백색의 연기만 난다.   조교가 방독면을 벗으란다. 벗었다....   그리고 같이 들어온 10명모두 기침을 하기 시작한다. 방독면을 벗자마자 첫번째 느낌은....목구멍이 꽉 막히는 느낌.   아~~숨을 쉴수가 없다. 차라리 쉬지말고 참자.... 숨을 안쉬고 있었지만 첫숨에 들이킨 여파가 아직 남아  코와 목이 아프고 눈도 따갑고 힘들다...   조금 시간이 흐르자 숨참기가 힘들어진다. 그런데 조교가 군가를 부르란다...다시 숨쉬며 군가를 부른다... 10명중 처음부터끝까지 재대로 부르는 사람이 없다.   눈에선 눈물이 코에선 콧물이 입에선 침이 흘려나와 턱에서 합쳐서 길게 바닥으로떨어진다...죽고싶다.  숨쉬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 . .   시간은 다시 흐르고 방독면을 쓰고 밖으로나온다. . . 밖으로 나와 신선한 공기를 들이킨다. 아직도 눈과 목이 아프고 힘들지만 맑은 공기를 마시는것이 이렇게 행복하다니 처음 느낀다 이런 감정.....   조교가 살며시 부른다...훈련성적이나 행정병으로써 수행 등등  훈련병 성적이 좋아 중대 포상 휴가자로 나를 올렸단다. 포상휴가갈 준비하란다.정말 기분 날라갈듯했다.   사격훈련....제식훈련......전투훈련....행군훈련.....등등 거의 모든일정을 마치고 마지막 6주째에 들어섰다. 이제 일주일만 버티면 부모님과 면회다... 퇴소식을 3일앞두고 교관과 조교가 부른다....   담배를 준다...무슨 일일까? 훈련병에게 담배를 주다니 ㅡㅡ;; 내 동기생중에 사단장 친구 아들이 있단다....포상 휴가자가 나에게서 그로 바꼈단다. 미안하다며.....말을 잊지 못하는 교관과 조교...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 하지만 별수 없었다....군대란 ㅠㅜ   퇴소식 연병장에서 그동안 훈련한 결과를 면회오신 부모님 및 민간인분들에게 모두 보여드렸다.   내친구는 단한명도 오지 않았다.. 내가 미리 포상휴가로 나갈꺼라 오지말라 편지를 보냈으니.... 어쩔수 없었다.   모든것을 마치고 부모님게서 직접 이등병 계급장을 달아주신다. 드디어 번호로만 불려지던 훈련병인 내가 대한육군 이등병이 되었다.하지만 여자친구는 왔다. 마중 나왔는데 소식을 듣고 다시 울기 시작한다.   약 3시간의 면회를 끝으로 우린 다시 헤어졌다.   드디어 예하부대 출발전 배치부대 발표.....속으로 생각 했다. 15일 놔두고 영장 나오고 발렌타인데이에 입대하고 포상휴가 뺏기고.....화가나서 그냥 전방으로갔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정말 전방연대로 배치됐다. 출반전 6주간 함께한 동료들과 헤어지는 시간...눈물이 또나온다 이런 젠장 내가 눈물이 이렇게 많았나 싶다. 정들었는데 이별이라니.... ============================================================     연대에 도착하니 새로운것을 알게됐다. 최전방은 1개 대대가 맡는단다 그러므로 전방으로 갈 확률은  여기서도 희박 하단다. 그런데 다음날 난 면회도 전화도 안되는 전방대대로 발령났다.   대대에 도착. 온통 보이는것은 산밖에 없다. 저녁에 도착하였는데 여기저기서 폭탄이 터지는 폭발음이 자꾸들린다.. 멀리 연기가 보인다.   산뒤쪽이라 소리와 연기만 간간히 느낄뿐 볼수가 없다. 나중에 알고보니 북에서 불을 질러 남쪽으로 불길이 타고 내려오며 크레모아(M18A1 대인용지뢰)가 터지는 소리란다.   다행일까? 대대에서 본부 중대로 배치되고 다시 통신대로 배치 되었다. 일반 철책병과 틀리게 통신때는 AOP라는 곳에서 따로 근무한단다. AOP로 이동....   대대 도착이후로 북쪽에서 자꾸 넘어오라는 대남 방송이 시끄럽다. 거기에 대응 방송하는 남쪽의 대북방송까지... 이건 완전히 호텔 나이트 수준의 소음이다.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 방송이 나오니 처음 잠을 잘때 여간 잠을 이루기 힘든것이 아니다. 결국 나중에는 자장가 처럼 되었지만..... ~~~지금은 없어졌다는데 이당시만 해도 24시간 방송을 했다~~~   무전병으로 마지막 보직이 결정되었다. 얼마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근무를 서게되었는데 바닥을 빼고  천정까지 온통 유리로 만든 약 2평남짓한 곳에서 근무를 서란다.   여름엔 유리로 들어오는 햇빛이 바늘로 찌르듯  아프고 뜨겁다... 훈련소인지 AOP인지 정확하지 않지만 첫월급을 받은 기억이 난다. 6100원 ㅜㅠPX (군 물품구입) 가 없어 쓸곳도 없다.   수개월 지난후~~~ 얼마 있지 않으면 일병 진급이다. 진급은 휴가를 간다..너무나 기다려온^^* 휴가 일정을 올리고 확정이 됐다..이제 며일만 있으면 휴가를 받아 부모님과 친구들을 만나리라...   그런데 며칠후 ... . . 갑자기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 무슨 일일까? . . . 김일성이 죽었단다. 휴가는 생각치도 못하게되버렸다. 휴가 나간 사람들도 들어오고있다. 이런....역시 난 재수가 없다. 밤에 잠깐 뉴스를 본다~밖에선 민간인들이 라면을 사고 난리가 났다.전우들과 이야기한다. 정말 전쟁이 날까?   난 생각한다....군에와서 첫휴가도 못가보고... 부모님도 못보고 장가도 못가보고 이렇게 죽는 것일까...    전쟁이 나면 이곳이 가장 먼저 전투를 치루게 될텐데.. 라며 도망가서 부모님을 뵙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 . . 선전방송때문에 시끄러운 최전방이 지극히 조용하다. 북한도 우리도 방송을 전혀 하지않는다. 너무 조용하다. 벌레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적막함이 마음을 짓누른다. 다시 전우들과 이야기 한다.   전쟁이 나면 이한몸 바쳐 싸우겠노라고.   내가 도망가면 나라 가족 친구가 어떻게 되겠냐고.   후방에 있는 가족 친구들을 위해 내가 죽더라도....   마지막 까지 싸우겠노라고...   전우들이 눈빛이 초롱초롱 빛난다...   북한이 다시 방송을 한다.... TV에선 김일성의 장례모습, 북한의 스피커에선 장례를 슬퍼하는 울음소리 . . 며칠째 방송에선 김일성의 죽음을 애도하는 통곡소리만 들린다. . . . . 다시 며칠의 기간이 흐른후 전방은 고요를 되찾고 난 휴가를 가도 좋다는 허락을 받게 되었다.   첫휴가를 나왔다...부모님을 뵙고...친구들을 만나고 약 6개월만에 집으로 오게된 나는 저녁에 혼자 생각 해보았다. 어딘지 모를 이상한 느낌 . 그리운 사람들은 만나 즐겁지만   어색한 느낌 . . . . .   그리고 알았다   어느새 난 군인이 되어 버렸구나... .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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