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뇌에는 언어를 익히는 프로그램이 입력돼 있다.’아기의 언어습득과정에 대한 연구는 넘쳐난다.
서울대 심리학과 곽금주 교수와 한솔교육문화연구원 장유경 원장, 이지연 박사 등이 조사한 언어발달과정에 대한 연구는 그래서 더욱 관심을 끈다.》
○ 만2세때 하루 4단어씩 배워요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많이 배운다
유아가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위해 필요한 50개 단어를 습득하는 시기는
17개월이다. 그리고 유아의 어휘가 갑자기 늘어나는‘어휘 폭발’ 시기는 23, 24개월 사이.
이때는 하루 평균 4개꼴로 새로운 어휘를 배운다. 그 결과 한 달 사이에
120여 개의 새로운 어휘를 습득한다는 것.
따라서 부모는 이보다 훨씬 이전인 옹알이 시기(생후 3개월)부터 말을
많이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
즉 부모는 아이와 대화하듯 눈을 맞추면서 말을 걸고, 아이가 옹알이 소리를 내는 동안엔 기다린다.
이번 연구에서는 또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 비해 사용하는 어휘수가 16∼18개월에서는 1.5배, 19∼21개월에서는 2배 정도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자아이가 남자아이보다 말을 잘한다는 일반적 견해와는 달리 30개월 이후엔 남녀간의 차이가 없었다.
○‘짝짜꿍’ 알아듣고 ‘엄마’해요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단어 배운다
유아들이 사용하는 어휘는 크게 두 가지. 표현은 안 되지만 엄마의 말을
이해할 수 있는 어휘로 ‘이해어휘’와 실제로 유아들이 말로 표현하는 ‘표현어휘’가 그것. 이번 연구에 의하면 이 시기 유아들의 이해 어휘수가 표현어휘수에 비해 3배 정도 많았다.
특히 8∼17개월 영유아 563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사용하는 어휘를 조사한 결과 이해어휘 중 가장 많았던 것이 ‘짝짜꿍’, ‘까꿍’, ‘빠이빠이’, ‘하지 마’, ‘잼잼’, ‘곤지곤지’, ‘아빠’, ‘뽀뽀’, ‘도리도리’, ‘안돼’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대부분은 엄마와의 놀이 동작 또는 ‘안돼’, ‘하지 마’와 같이 금지의 의미를 가진 단어들.
또 이 시기 영유아들의 표현단어로 가장 많았던 것은 ‘엄마’, ‘아빠’, ‘맘마’, ‘까꿍’, ‘멍멍’, ‘네/응’, ‘빠이빠이’, ‘물’, ‘까까’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어는 일상생활 용어, 사람이름, 음식이름, 소리나 동물이름 등으로 이 시기 아이들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어휘들이다.
○아이 말에 반응 보여주세요
▽언어발달 도와주려면
다양한 어휘를 사용해 말을 많이 해 주는 엄마의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더 많은 어휘를 사용한다. 그러나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어떻게 말을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아이들의 언어발달을 도와주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 아이들이 말할 수 있도록 언어적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
아이들이 하는 말 혹은 소리에 대해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즉 ‘피드백’을 많이 하는 것이다. “정말 잘했네” “그렇구나” 등의 말을 해 주는 엄마의 아이들이 더 많은 어휘를 표현한다.
이러한 엄마의 피드백은 아이에게 ‘내 행동이 의미가 있다’ 혹은 ‘내 행동이 효과가 있다’라는 신호가 된다.
또 아이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뿐 아니라, 알아들을 수 없는 말에도 “응”, “뭐라고?”라고 물어보는 피드백도 중요하다.또 적극적으로 아이를 참여하게 하는 방식의 질문도 사용하자.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건 뭐지?”라고 물어보는 것. 이때 아이가 대답을 하지 못하면 엄마는 “그래, 그건 기린이야”라고 답하면 된다.
이외에도 아이에게 책을 읽어 줄 때 사물이나 상황에 대한 이름을 가르쳐 주면서 그것의 모양, 색, 기능에 대해 설명해 주는 것도 언어발달을 촉진
시킨다.
가령 ‘이건 망치야. 못을 박을 때 사용하는 거야’라고 하는 것이다.
주인공의 감정이나 생각 혹은 이야기의 주관적 느낌에 대해 이야기를 해
주는 것도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어휘를 습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어휘발달에 도움이 되는 엄마의 행동은 아이의 연령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다. 13∼24개월 아이는 “여기 봐”, “와”, “짠”과 같은 소리나,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주의를 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어휘발달은 주의를 기울이는 대상에 대해 이름이나 설명을 해야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벌’을 보고 있다면 엄마가 “벌이야”라고 말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25∼36개월은 어휘가 늘어나는 시기이므로, 아이의 말에 대해 피드백을 하고 가능한 한 말할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한솔교육문화연구원 장유경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