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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친

신혜인 |2007.03.25 09:57
조회 19 |추천 0


- 늘 이상했다.

히토시는 때로 아무리 빤히 쳐다보고 있어도

그 자리에 없는 듯한 기분이었다.

 

자고 있을 때도,

나는 어째서인가 몇 번인가

그의 심장에 귀를 갖다 대지 않을 수 없었다.

 

웃는 얼굴이 너무도 환하게 빛나면

눈동자를 조아리고 보았다.

그는 늘 그 분위기와 표정에

어떤 류의 투명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허망하고 불안하게 느껴지는 것이리라고

줄곧 생각하고 있었는데,

만약 그게 예감이었다면,

이 얼마나 애처로운 일인가.

 

 

- 히토시가 죽은지 두 달,

나는 매일 아침 그 강에 걸려있는 다리 난간에 기대어

뜨거운 차를 마셨다.

잠을 잘 수가 없어서 새벽에 조깅을 시작하였고,

거기가 바로 되돌아오는 지점이었다.

 

무엇보다 밤이면 잠들기가 무서웠다.

퍼뜩 눈을 뜨고

자기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를 알 때의 깊은 어둠에 떨었다.

 

나는 항상 히토시와 연관된 꿈을 꾸었다.

숨막히고 옆은 잠 속에서 히토시를 만나기도 하고

만나지 못하기도 하면서,

항상 이건 꿈이고 실제로는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잠 속에서도 눈을 뜨지 않으려고 애썼다.

 

커튼 너머가 밝아지고,

파르스름하게 숨쉬는 시간 속에 나는 방치된다.

이럴 거면 차라리 꿈 속에 있는 게 나았다고 생각할만큼

외롭고 춥다.

 

항상, 그 시간에 눈을 뜬다.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해서 지칠 대로 지치고,

아침의 첫 빛을 기다리는 길고도 광기처럼 고독한 시간에

공포를 느끼기 시작한 나는, 달리기로 마음 먹었다.

 

 

- 정말 하고 싶은 일은 하나도 없었다.

히토시를 만나고 싶었다.

나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계속 뛰었다.

괜찮아, 괜찮아.

언젠가는 여기서 벗어날 날이 올거야.

 

 

- 히토시를 잃었음이 아프다. 너무 아프다.

그와 껴안을 때마다 나는 말이 아닌 말을 알았다.

부모도 아니고 나 자신도 아닌 타인과 가까이 있음의

불가사의함을 알았다.

 

그 손을, 가슴을 잃고,

나는 사람들이 가장 보고 싶어하지 않는 것,

사람들이 가장 만나기 싫어하는 깊은 절망의 힘과 만났음을 느꼈다.

외롭다. 몹시 외롭다.

 

 

- 히토시.

나는 이제 이 자라에 머물러 있을 수 없다.

시시각각 걸음을 서두른다.

시간의 흐름은 막을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나는 갑니다.

다시 만나는 사람이 있고,

만나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나도 모르게 사라지는 사람, 스쳐 지나가는 사람.

흐르는 강을 바라보면서, 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손을 흔들어주어서, 고마워요.

몇 번이나 몇 번이나, 흔들어 준 손,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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