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전화할게." 무심한 남자의 한 마디에 여자는 가슴을 쥐어 잡으며 전화기만 노려본다. 허나 남자는 기다림의 고통을 모른다. 끝끝내 울리지 않는 전화, 여자의 가슴은 바짝 타들어 갈 뿐이다. 자, 인내심 발휘는 여기서 그만! 사랑이 떠나간다면 기다리지 말자. 뭣하러 그의 시험에 몸을 던지는가. 무심한 듯 일상으로 돌아가다 보면 예기치 않은 순간 전화가 울리게 마련이다. 그땐 이미 시험 끝! 승자는 당신인 것이다.
꽃 들고 다니면 창피하다던 그가 꽃다발 한아름을 선물하고, 윽박지르던 말투는 사근사근하게 변한 채 측은한 눈빛으로 자꾸 바라본다면? 십중팔구 이별을 준비하는 것이 분명하다. 그는 지금 이별을 위한 시험을 하고 있는 것. 남자가 여자에게 갑자기 잘 해 줄 때에는 우선 의심부터 해 보자. 그의 속내는 딴 것일 지 모르니 말이다. 차는 것보다는 차이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남자들, 차라리 그냥 헤어지자고 말해 버릴 지어다!
점차 변명이 늘어가는 남자. "너무 바빠.", "피곤해", "요즘 힘들어"의 말들을 남발한다면 그의 변화를 의심해 보자. 그가 시험하는 곧이 곧대로 그를 이해하려 들지 말자. 지나친 이해력도 때로는 방해가 된다. 그는 지금 권태기와 함께 희미해진 사랑의 감정을 안고 있다. 오히려 여자가 지쳐서 먼저 떠나기를 바랄 지도 모를 일. 그의 얄팍한 시험에 들지 말자.
기지개를 펴다가 은근 슬쩍 어깨에 팔 올려놓고, 노래방에서 한 손은 마이크를 잡고 한 손은 여자의 허벅지에 올려놓는 이유는? 예기치 않은 순간, 시치미를 뚝 떼고 시도하는 남자의 터치는 어떤 마음일까? 남자의 작은 터치에도 온 몸이 떨리는 여자에게는 이런 시험들이 달갑지 만은 않다. 물론 관심의 표현일 수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못 먹는 감 찔러보는 응큼한 마음도 많다. 쉽게 넘어가주지 말 것. 알아도 모른 척, 여우 같은 여자의 고무줄 전략에 남자는 당겨지게 마련이다.
심심하면 사귀자는 이 남자. 장난스럽게 말하는 그런 행동이 여자는 싫지 만은 않다. 그것이 농담이라는 것도 알면서 말이다. 쉽게 사귀자는 말을 내뱉는 남자일수록 그 시험에 여자가 쉽게 넘어가면 오히려 당황하게 된다. 왜냐구? 그는 진짜로 '장난'이니까. 넘어오면 농담이라 얼버무리고 안 넘어오면 계속 공략해 보고. 짓궂은 그에게 화낼 필요는 없다. 그는 아직 미성숙한 '소년'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잘 되면 A, 안 되도 낙제면제? 오늘 밤 같이 있고 싶다는 그의 유혹, "정말이야, 맹세해. 손만 잡고 잘 거야. 우리 밤새 이야기나 하자." 순진한 여자가 시험에 빠지기 마련. 어느 누가 늑대의 말을 그대로 믿겠는가. 남자의 속마음은 어떤 거냐고? 잘 되면 목표달성이요, 못 되도 연인과 헤어지기 싫어하는 순정파 남자로 변신하면 될 일. 남자로선 손해 볼 것 없는 시험인 셈. 여자는? 그의 속마음을 궤뚫었다면 약간의 내숭과 함께 못 이기는 척 응해줘도 좋을 듯. 정 안 된다면 거절하는 수밖에. "알잖아. 우리 아빠 엄하신 거. 나 통금시간까지 가야 돼." 늑대와 여우의 속마음은 이글이글 타오르겠지만 겉으로는 무난한 시험이다.
연인 사이도 아닌 남자, 그런데 사사건건 간섭에 트집을 일삼는다면? "넌 진한 화장이 안 어울려.", "머리를 늘어뜨리는 게 예쁜데.", "말할 때 눈을 치켜 뜨는 버릇 좀 고쳐." 잔소리에 잔소리를 거듭하는 남자, 그러나 아니꼽게만 생각하지 말 것. 남자는 호감 가는 여자가 아니면 그녀가 파마를 했든 살이 빠졌든 잘 알아차리지 못하는 법이다. 그의 시험을 유쾌하게 받아들이자. 그는 지금 이성으로서의 호감을 표시하는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유난히 자신을 괴롭히던 남자아이, 알고 보면 관심? 나이가 들어서도 변하지 않는다. 괴롭히거나 장난을 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려는 남자의 행동, 귀엽게 봐주자. 그렇게라도 관심을 표현하려는 것이다. 아주 뻔한 시험이지만 괜스레 순진하게 빠져들었다가는 관계의 진전은커녕 장난만 치고 약만 오르다 끝날 가망성이 크다. 적당히 넘어가주되 그의 속마음을 이용해야 한다. 그가 장난을 거두고 프로포즈를 하게끔 유도하는 센스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