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blue
비가 와.
요즘은 봄 같지도 않게 기분나쁜 비가 자주 내려.
더구나 하늘은 하루종일 짙은 회색이고 따뜻한 햇빛따위 하나도 보이지 않아 난 그저 내 파란 손끝에 입김만 불어보고 말았어. 어디선가 마음은 답답하고 길은 보이지 않아.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무엇을 먹어도 기쁘지 않은 날이랄까. 고로 난 지금 기분이 조금 우울해. 그런다고 내가 하늘에다 대고 뭐라고 조근조근 지껄여봐야 당장 비가 그치지도 않을뿐더러 아무도 없는 집의 문에다 대고 손가락이 아프도록 노크를 해봐야 이 야심한 시각엔 아무도 나오지 않는걸. 지금은 그냥 내방에 쪼그리고 앉아 밤새 음악이나 듣고 따땃한 커피나 마시는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야. 나 혼자 남겨질 땐 나 자신을 바라보자고.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에 좀 더 충실해지자고. 여기저기 다친 마음도 바보같다고 내던지지 말고 한번쯤은 부르튼 내 손으로 어루만져 주자고. 그러다보면 저 구름들도 걷혀 광합성도 맘껏 할 수 있을거고, 언젠간 기약없이 닫혀있던 문도 살며시 열리게 될거라고. 그렇게 혼자 희망하면서.
- 따뜻한 커피와 파아란 음악과 하얀 방에서 차가운 그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