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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기로에 선 미국

박상준 |2007.03.29 19:31
조회 14 |추천 0

  미국은 분명 기로에 서 있다. ‘에이브러험 링컨호’에서 기세 좋게 종전 선언을 하던 부시의 모습은 흐릿해지고 수렁에 빠져 허우적대는 부시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 된다. 이라크전은 3000명 이상의 미군 전사자와 수만의 부상자를 낳았다. - 그러나 십수만 명의 사상자를 낸 이라크 민간인의 생명은 전혀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 처음부터 국제 여론은 미국의 전쟁 도발에 대해 침략 전쟁의 성격을 규정하고 대량살상무기의 존재 유무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였다. 또한 부시 행정부의 일방적이고 고압적인 외교 행태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반전 여론을 형성했다. 이처럼 세계 여론의 반하는 전쟁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자국에서의 강력한 성원과 여론이었다. 그러나 종전을 선언하고도 지금까지 매일 2~3명이 사망하고 이라크의 치안이 더욱 악화되며 그들이 내세웠던 대량살상무기 등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은 더욱 곤경에 처하고 말았다.


  그렇다면 이 책에서 프랜시스 후쿠야마의 주장은 이라크전에 대한 어떤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며 더 나아가서는 신보수주의, 네오콘으로 대표되는 외교정책의 방향이 어떻게 흘러가야 하는 지 말해주고 있다. 우선 신보수주의의 기본적 특징은 4가지로 정의할 수 있는데, 첫째 정치 체제의 내적 성격이 중요하며 대외 정책은 이에 영향을 받는다. 둘째, 자유주의적인 사회체제, 국제체제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대단하며 셋째, 이에 따라 안보나 정의를 달성할 수 있는 국제법이나 국제기구의 정당성과 효율성에 회의를 가지고 있으며, 마지막으로 미국이 ‘선의의 헤게모니’를 추구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강력한 의지가 그것이다. 그리고 이라크 전쟁이야말로 이러한 신보수주의의 특징이 대외정책과 결합된 일례이다. 부시 행정부는 신보주의 학파의 효율성 추구와 국제기구에 대한 불신으로 이라크 침공을 일부 그들의 동맹국과 함께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었으며 - 국제연합(UN)에 대한 미국의 불신과 유엔 상임이사국의 동의를 얻는데 걸리는 외교적 대화.협의에 대한 지연과 반대 가능성 - 선의의 헤게모니 추구를 위한 미국의 적극적인 개입과 이라크 정부에 대한 민주주의 주입과 증진을 하고자 했다. - 대량살상무기가 침공의 우선순위였고 민주주의의 확산이 후순위였으나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자 민주주의의 확산이 슬그머니 전쟁의 우선 과제로 끼어들었다. -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노력은 실패했으며 신보수주의의 대외 정책 입안도 큰 타격을 받았다. 이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의 양원과 주정부 장악, 그리고 최근 ‘이라크스터디그룹’의 보고서가 이라크 정책의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이러한 결과는 분명해졌다.


  한편 위에서 주지했듯 프랜시스 후쿠야마 역시 이라크전의 수렁을 통해 그 대안을 제시한 것이 바로 ‘기로에 선 미국’이다. 여기서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신보수주의’와는 다른 ‘현실주의적 윌슨주의’라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현실주의적 윌슨주의는 신보수주의가 불신하던 국제기구에 대한 효용성을 높이 평가하며 신보수주의의 정치 체제의 내적 중요성과 이에 대한 미국의 적극적인 국제개입주의를 이어받는다. 부연하면 미국 행정부가 정치 체제의 내적 중요성을 인지하더라도 기존에 그들이 펼쳐왔던 ‘선의의 헤게모니’를 일방적으로 추구하기보다는 가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상대국가의 가능성을 제고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발전, 그리고 이를 도울 수 있는 시스템을 발전.향상시킴으로써 기존에 미국이 범했던 실패를 떨쳐내자고 주장한다. 또한 비록 효율성을 잃게 되겠지만, 국제기구를 통한 정당성의 확보와 세계 여론에 대한 환기를 제안함으로써 일방주의의 성격을 희석시키고자 한다.


  그러나 후쿠야마가 이라크 전쟁에서의 신보수주의의 실패를 제법 적절하게 바라보고 그에 따른 대안을 제공했다고 하지만, 과연 ‘현실주의적 윌슨주의’와 ‘신보수주의’간의 차이가 명확하게 잡히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두 이론의 차이점으로 국제기구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을 뿐이고 나머지 것들은 신보수주의의 학풍을 이어받으며 전쟁의 실패에 따른 보다 세밀하고 다각적인 신보수주의 이론의 ‘업데이트’ 성격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차이점이라는 것도 현재의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를 신뢰해 나가자는 것이 아닌 미국이 주도하고 미국의 의미에서 바라볼 때 민주적인 국가(민주주의 국가)에 의한 새로운 국제기구의 창설을 의미한다고 봤을 때 유엔에서의 미국의 막대한 영향력을 훨씬 능가하는 새로운 미국 주도의 국제기구가 정당성과 보편적 가치에 입각하여 운영되어질 수 있는지도 회의적이다. 이런 가치의 국제기구는 분명 미국의 시녀 기구로써 이용될 것이고 국가적 효율성을 시녀 기구에 집약한 형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현실주의적 윌슨주의가 발전된 신보수주의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그가 책에서 자주 언급했듯이 신보수주의 속에서도 다양한 이론이 존재한다는 데에서 현실주의적 윌슨주의는 신보수주의의 하나의 발전된 아류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2007.1.11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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