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어느 때든 초등학생들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물론 한국의 모든 초등학생들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일단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꽤 길지만 끝까지 읽어주시고 가슴 한 구석에나마
이 글 내용 기억이라도 해주신다면
진심으로 감사드리겠습니다..
제가 집 근처에 자주 가는 피시방이 하나 있습니다
서든을 너무 좋아해서 클랜원들과 함께 즐기기 위해
이틀이나 삼일에 한 번은 2~3시간씩 놀다 오는 곳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쓰던 PMP를 고3인 동생을 위해 물려주고
열심히 알바한 돈으로 MP3 Player를 하나 장만했습니다
MP3계의 초콜렛이라고 해서 초콜렛폰처럼 생겨가지고는
디자인이며 사이즈며 32시간이라는 재생시간이며..
맘에 꼭 들길래 주문했습니다
약 이틀 후 MP3가 택배로 도착했는데,
정말 기쁜 마음에 1~2시간만에 PMP에 있던
1.5GB나 되는 주요 음악을 다 옮기며 작동법도 익히고
알바 가기 3시간 전 음악을 들으면서
기분도 좋은 터라 오랜만에 낮에 피시방에 갔습니다
컴퓨터가 부팅되고 서든 업데이트가 끝날 때까지
잠시의 지루한 시간을 음악으로 보내고
서든을 시작하고는 의자에 걸어둔 겉옷 왼쪽 주머니에 MP3를 넣어두었습니다
이어폰은 사운드 플레이를 위해 귀에 꽂은 상태로 본체만 넣었지요
그런데 한참 놀다가 핸드폰 알람이 진동으로 울리길래
갈 시간이구나 하고 '새 MP3로 음악 들으며 알바 가야지~'
라며 같이 놀던 클랜원들과 인사를 하고 나온 후,
겉옷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어라? 텅텅 비어있는 겁니다
비닐 캡이 MP3 본체와 잘 안 맞길래
분리해서 두 개를 같이 넣어뒀는데 둘 다 없어져있고
분명 음악을 들으면서 왔는데..
제가 건망증이 약간 있는 터라
다른 주머니에 넣어둔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모든 주머니를 몇 번씩 뒤져보고
바닥도 살펴보고 키보드나 본체를 들어봐도
아무리 찾아봐도 이 녀석이 보이질 않았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봐도,
음악을 들으면서 온 것도 분명 기억 나고
겉 주머니에 넣어둔 기억까지 분명 있었습니다
피시방 알바 누나에게 말해보니 안 그래도 제 쪽에서 초등학생이
왔다갔다 하길래 좀 이상하다 싶었더랩니다
'아 그럼 진작 말좀 하지..'
속으로 궁시렁거리면서 도둑질임을 확신하고
제가 피시방을 이용한 시간대(2:40~4:40)의 CCTV를 함께 확인해보니
어떤 초등 학생이 제 근처에서 계속 알짱알짱 거리다가
제 뒤에 와서 가만히 서 있더니 갑자기 휙 뛰쳐나가더군요
손에 뭘 들고있는 것같기도 하고..
제가 앉은 자리가 거의 끝 자리라서
CCTV에 훔친 건 정확하게 나오진 않았지만
없어진 엠피를 어떻게 이동시킬 수 있는 생명체는
2시간동안 제 뒤에 분명 그 녀석밖에 없었으니
텔레키네시스같은 염력을 사용하는 초능력자가 없는 이상,
아무리 봐도 범인이 분명한 겁니다
정말 열받아서 이 초딩을 어떻게 잡나.. 하다가,
일단 꺼내가는 게 몸에 가려서 찍히진 않았으니 경찰에 신고도 못하니까
열심히 궁리를 해본 결과..
초등학생 수준의 관점에서 볼 때,
분명 자신이 훔친 걸 아무도 모르는 데다가,
번쩍이는 좋은 물건 하나 건졌으니
한 건 했다 싶으면 한 건 더 하러 올지도 모른다 싶어서
일단 이 놈 다시 오면 한 번 말좀 걸어보고,
또 남의 물건 안 훔치나 잘 보고 현장을 덮치라고 했습니다
아, 그런데 이틀 후 낮에 가보니,
이 녀석이 어제 또 나타났다고 하더군요
꺼내가는 게 안 찍혔으니 알바 누나는 애한테 뭐라고 하지도 못하고
그냥 지켜보다가 보냈답니다
하도 답답하길래 사람 잘못 짚어서 욕을 먹어도 제가 먹는다고,
다시 오면 제 회원 정보에 있는 핸드폰 번호로 연락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누나 주간 알바라 왠만한 초등생 얼굴은
거의 다 알고있다던데, 그 녀석은 처음 본다더군요
일단 MP3는 같은 걸 새로 주문했으니
물어내고 말고가 문제가 아니라,
저보다도 한참 어린 것이 제 물건을 도둑질을 했다는 게
아주 커다란 충격이었습니다
처음엔 돈이나 있나, 하고 뒤졌을 터인데
돈은 없고 왠 손때도 안 묻은 핸드폰 비스무리한 게 나왔으니
꽤 신기해하면서 좋아했겠지요
물론 제가 겉옷 주머니에 넣고 의자에 걸어둔 건,
세상 물정 하나도 모르는 병X이니까 그렇다 치고
앉아서 담배 쪽쪽 빨고있는 어른 물건을 훔치는 걸 보니,
이 녀석 이거 분명히 상습범일 겁니다
이 놈이 어른이 돼서 뉴스에 나올지도 모르고
이 놈에게 나중에 당할 사람들을 생각해서라도
일단은 꼭 잡고 고쳐놔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자기보다 두 배는 오래 산 놈이 추궁하는데도 뻔뻔하게 나온다면
그건 정말 제가 터치할 수 없는 상태일 수도 있고,
그럴 일은 거의 없겠지만 범인이 아닐 수도 있겠지요
그러니 무섭게 압박해도 정말 억울해한다면
둘 중 하나일테니 넘어가겠지만,
울먹울먹하면서 잘못했다고 하면 용서해줄 겁니다
도둑질은 나쁜 거라고 좋게 설명해주고,
아무 일도 없던 것처럼 엠피만 돌려받고 끝낼 겁니다
정말 어떤 사정이 있어보이면
그냥 약 10만원짜리 MP3 하나,
택배온지 3시간만에 잃어버렸다 치고 포기할 겁니다
그런데 겁 먹으면서도 아니라고 발뺌하다가
결국 걸리고 제 이성까지 잃게 만들면
떡대 좋은 지인들 몇 부른 다음,
아이 부모님께 쫓아가서 깽판칠 겁니다
어차피 살면서 별로 마주칠 일도 없을텐데
저 잠깐 나쁜놈 되고 그 초등생에게
도둑질하면 이렇게 된다는 걸 보여주면
아마 마음 고쳐먹고 착실하게 살겠지요
고결한 희생 정신이라고 비꼬셔도 좋습니다
이게 문제 해결하는 제 방식이니까요
기억하실지 모르겠네요..
얼마 전 '편의점 알바생 사기 사건'이라는 글로
베스트까지 올랐던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제가 생각해도 한심한 짓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힘 내라고 위로해주신 분들이 많았는데,
또 사람에게 당했습니다..
정말 정신 차리고 살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번엔 초등학생에게 당했습니다
정말 면목 없습니다....
그런데도 이렇게 창피함을 무릅쓰고 공개해서 글을 올리는 이유는
저번 편의점 사건과 마찬가지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입니다..
아는 동생이나 그런 짓을 하는 아이들 보시면
제발 버릇좀 고쳐주세요..
저 아이들 정말 좋아합니다
남들 다 초딩, 초딩 욕해도 저는 '애니까..' 하면서 넘어갔고,
애들만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몰라 합니다
그런데 이번 일을 통해서 아이들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보게 되는 제가 두렵습니다..
그러니 저같은 사람 또 나오지 않게되는 마음에서 글 썼습니다..
초등학생..
솔직히 전 중고등생 시절보다
초등학교 때가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초등학생 좋지 않게 보지만 마시고,
아직 어려서 뭘 모르니까 고쳐줘야겠다고 생각하시고
잘못된 녀석들은 고쳐주십시오
저한테 이런 일만 일어나서
정말 답답하고 짜증나고 내가 한심해서 죽고싶습니다
왜 이렇게 전 세상을 모를까요..
왜 이렇게 전 사람을 믿을까요..
한 번 크게 당하고도 아직은
사람에게 실망하고픈 마음이 없다는
그런 한심한 마음가짐때문이겠지요, 아마도..
MP3 하나도 겉옷 주머니에 넣어두지 못하는
이런 세상이 정말 싫어지네요..
싫다고 제 마음대로 바뀌는 것도 아니지만,
그냥 사회 부적응자들처럼 방 구석에 쳐박혀있는 것보단,
이렇게 제가 할 작은 일이라도 찾아서 하는 게 더 낫다싶었습니다
편의점 알바생 사기 사건 때,
친구며 가족이며 싸이 광장 사람들이며
욕 참 많이도 먹었습니다
이번에도 따끔한 한 마디좀 부탁드립니다
저번에는 제가 너무 제 상처만 생각하고
위로만 받고싶어했던 것 같습니다
또 이런 일을 당하는 걸 보면 말입니다..
너무 한심해서 나가 죽어야되나.. 생각해봤는데
그런 생각하는 것 자체가 더 한심한듯 싶네요
어쨌든 여기까지 읽어주셨으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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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다녀와서 대충 요기를 하고 싸이를 확인해보니,
이번에도 이슈공감 일간 추천 순위에 올랐네요..
나쁜 일로만 광장 네티즌들을 뵙게 돼서 정말 유감입니다..
이렇게 끝에 사족을 붙이고자하는 의도는,
잡았느냐, 못 잡았느냐..
결과가 어떻게 됐느냐..
그런 댓글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 유명하신 안용범씨께서
제게 따끔한 충고도 해주셨으니
정말 영광이라고 생각할게요..
일단 아직 못 잡았습니다
그 일이 있은지 아직 일주일도 안됐고
피사방도 그 후에 간 건 1번 뿐입니다
사장님과 다시 이야기를 해보긴 했지만,
잡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더군요
또, 저는 그 녀석에게 화풀이하고싶은 마음은
절대로 없다고 맹세합니다
단지 아직 어린 아이가 잘못된 길을 가길래,
부족하지만 조금이라도 더 오래 세상을 경험한 형으로서
바로잡아야겠다는 마음뿐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열심히 잔머리를 굴린,
'초등학생이니까 다시 올 거다, 상습범이다'
와 같은 추리까지는 할 수 있어도
잔머리가 잔머리일 뿐이니 잡진 못할 겁니다..
잡히면 후에 다시 글 올리거나,
궁금해 하신 분들 댓글 직접 확인해서 알려드릴게요
저도 포기하는 마음에 주문한 MP3를 어제 결제했습니다
그리고 안용범님, 저는 함부로 남을 의심하고
괜히 생사람 잡는 그런 종족이 아닙니다
글이 길어지길래 제가 표현을 줄였지만
2시간동안의 기록을 살펴본 결과,
제 뒤에 있던 사람은 분명 그 녀석뿐입니다
겉옷 왼쪽 주머니에 넣었다고 썼습니다
제 왼 쪽으로 다섯 자리쯤은 비어있었습니다
제 오른 쪽으로도 한 자리 건너서 한 명 있었고요
제 부주의로 잘못한 건 맞지만,
그 뒷말엔 제가 조금 보기 껄끄럽네요
어리다고 함부로 무시하는 사람 아닙니다, 저는..
그리고 제가 글을 쓴 의도를 파악 못 하신 분들에 대한 답변은
물론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어디서 다른 글 읽다 오시고 착각하신 건 아니신지,
다시 한 번 생각해주세요
각설하고, 추천해주신 분들 감사합니다
추천이 많아져서 베스트에 오래 머물게 되면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보고
그만큼 어린 아이들을 바로 잡아주는 사람들이 많아지겠지요
그리고 그만큼 미래에 존재할 범죄자는 줄지 않을까요?
정말 유치한 과대망상이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정말 흐뭇해집니다
조금이나마 초등학생들에게 관심좀 가져주시고
제 글의 사족은 여기까지 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