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뱃속에서 열 달 동안 웅크리고 지내다 세상의 문을 활짝 열고 탄생하는 아기들. 우렁차게 우는 아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삶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그래서 새해가 밝으면 너도나도 처음 태어나는 아기를 카메라에 담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소중하고 신비로운 아기가 태어나자마자 가장 먼저 생활하는 공간은 바로 신생아실. 잠을 자고, 젖을 먹고, 변을 누면서 조금씩 '사람 꼴'로 바뀌어가는 곳. 갓 태어난 아기부터 집으로 곧 가게 될 아기까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일주일 동안 머물게 되는 아기들만의 공간이 바로 신생아퓽甄?
신생아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신생아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들은 아기들을 '내 딸, 내 아들'이라 부르며 돌본다. 자칭 '새 엄마'로서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게 마련. 신생아실은 탄생의 기쁨도 있지만 가슴 저린 슬픈 사연도 공존하는 곳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탄생을 반기지 않는 어른에게 버려지는 아기들. 가장 많은 사례는 미혼모의 아기나 장애 아기들이라고 한다. 이처럼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신생아실은 아기를 짧은 기간 동안 맡아 돌보기 때문에 부모들의 걱정과 염려 또한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아기를 돌보는 인력이 너무 적어 행여 아기에게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부모들은 불안해한다. 신생아실에 대한 자잘한 오해는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내 아기 맞아요?"_ 아기의 '성(性)'이 바뀌었다고 주장하는 부모가 가장 많은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병원에서는 아기를 출산하면 아기의 성기부터 보호자에게 보여준다. 또 혈액형이 맞지 않아 내 아기가 아니라고 의심하는 경우 아빠의 혈액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확인해야 한다고. 군대에서 측정한 혈액형의 경우 틀릴 가능성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아기가 바뀔까봐 염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병원마다 태어난 아기에게 2~4개의 발찌를 채우고, 아기가 침대에서 들고 나는 것을 철저히 관리한다. 아무리 엄마라고 할지라도 아기를 안고 수유실을 벗어나면 '유괴'로 간주할 정도로 엄하다. 아기의 몸을 샅샅이 뒤져 외형적인 특징도 일일이 기록해 둔다. 퇴원할 때도 엄마가 팔찌를 가지고 직접 데리러 와야 가능하다.
"집단 감염이 많다던데…"_ 신생아실에서 각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감염 예방이다. 아구창(구강 칸디다증), 장염, 열병 등에 아기들은 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호사뿐 아니라 수유를 하는 엄마들도 아기를 만지려면 먼저 손을 소독해야 한다. 아기 침상마다 소독약이 구비되어 있어 간호사들은 아기를 만지기 전에 수시로 손을 소독한다. 젖병과 아기 이불 소독은 물론 신생아실과 수유실은 하루에 한 번씩 간단한 소독을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폐쇄 소독을 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복병은 다름 아닌 수유하는 엄마들이다. 엄마의 몸에 균이 묻어온다는 것. 그렇다고 수유를 안 할 수도 없어 병원마다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을 짜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간호사는 아기를 함부로 다룬대"_ 사실 이 부분은 간호사들에게 조금 억울한(?) 누명이다. 간호사들의 '능숙한 손놀림'과 '거친 손놀림'에 대한 구분이 모호한 데서 오는 오해이기 때문이다. 아기를 유리처럼 살살 다뤄야 한다고 생각하는 새내기 엄마들은 간호사들의 손길이 거칠어 보이게 마련. 특히 신생아실을 하루 종일 개방하는 병원이 늘고 있는 추세라 이런 오해가 사라지지 않는다. 또 내 아기가 신생아실에서 '찬밥' 취급을 받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가 의외로 많다. 간호사들은 각자의 취향에 따라 예뻐하는 아기가 다르다고 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보면 못생겼다거나 까다롭다고 '찬밥' 되는 아기는 한 명도 없다고.
"3일 동안 굶겨주세요"_ 신생아실 간호사들이 가장 곤혹스러워 하는 부분이다. 아기 태변이 나올 때까지 굶겨달라는 엄마들의 부탁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열 달 동안 아기의 장 속에 쌓인 묵은 변을 빼내야 한다고 권하는데, 이런 사실이 널리 알려진 까닭이다. 그러나 양방 소아과에서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많은 아기들이 함께 지내는 신생아실에서 아기를 단식시키기는 무리다. 그래서 병원 측은 엄마가 적극적으로 원하면 아기에게 별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 1인실로 된 모자동실이나 퇴원을 권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