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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씀씀이, 선택과 포기가 중요하다

김현주 |2007.04.03 13:15
조회 67 |추천 2
돈 씀씀이, 선택과 포기가 중요하다

“돈이 좀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재무상담을 할 때 가장 많이 듣는 얘기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상식으로, 재무상담이나 재무설계를 투자의 관점에서 바라보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실제 은행 등 금융회사의 PB센터에서는 ‘돈이 좀 있는’ 고객들만을 상대로 상담을 해준다. 그런데 그런 상담은 엄밀히 말하면 재무설계의 한 부분인 자산운용 상담에 해당한다. 재무설계는 인생설계에 따른 돈 쓰임새 계획을 뜻한다. 현재 나의 소득(자산)과 지출의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앞으로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설계한 다음 그에 따른 자금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운용할 자산이 있느냐 없느냐는 부차적인 문제다.

돈이 있느냐보다 더 중요한 건 개별조건의 차이
“주식매수청구권 행사할 거냐고 편지가 왔어요. 팔아야 하나요?”
투자한 벤처업체가 M&A 되면서 날아온 편지를 보여주면서 한 고객이 물었다. 5개월 전에 주변으로부터 들은 정보를 믿고 2천만원을 투자했는데, 한 달 만에 반 토막이 났단다. 이때 더 갖고 있을 것인지 팔 것인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는 무엇일까? 주가동향? 새 경영자들의 실력과 윤리의식? 재무상태? 그런 객관적 요소들보다 더 중요한 건 투자자의 상태다.

“투자한 돈이 어떤 돈이죠?”
언제 어떤 용도로 쓸 돈인지, 대출받은 돈인지 아니면 여윳돈인지 등이 중요하다. 여윳돈이라고 했다. 그러면 오래 버텨도 된다는 뜻이다. 이제 객관적인 상태를 분석해 보았다. 새 경영자들은 서울대 교수 출신들로 언론의 조명도 받고 있고, 투자한 업에 대한 연구실적도 좋았다. 기업 내부에 유보자금은 충분하다. 한국 증시의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해당 종목의 1년간 주가동향을 살펴봤다. 4천5백원에서 1만5천원까지 움직였다. 당시가 최저선이었다.

“갖고 있으세요.”
여윳돈이 더 있다면 500만원쯤 더 투자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여윳돈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여윳돈이 아니라면 결론은 전혀 다를 수 있다. 벤처기업에 다니는 30대 중반 백씨의 경우가 그렇다.

백씨는 회사의 재무 상태나 기술력을 확신하기에 자사주에 2천만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5개월이 지난 상담시점까지 겨우 2% 남짓 올랐을 뿐이다. 마찬가지로 어떻게 투자금을 마련했는지를 확인해 보았다. 1천만원은 자동차 살 돈이었고, 나머지 1천만원은 보험 약관대출과 저축담보대출이었다. 차 할부금 이자(9.5%), 담보대출 이자(6.5%)와 약관대출 이자(7.5%)를 부담하고 있었다.

“목표 가격대를 정하고 그 시점에 도달하면 뒤돌아보지 말고 파십시오.”
단기간에 급격히 오를 거라는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이자를 부담하면서 투자를 유지하는 건 원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앞의 두 예에서 본 것처럼, 개인이 처한 상태를 중심으로 재무문제를 바라보는 것이 재무설계의 관점이다. 흔히 거론되는 재테크 관점은 개인이 빠진 객관적인 정보 중심이다. 해외부동산펀드가 수익률이 높다더라, 동탄신도시 상가에 투자하면 재밌을 거라는 등의 정보가 그에 해당된다.

누구에게나 돈은 상대적으로 유한하고 쓸 데는 무한하다. 고등학교 때 배운 함수로는 유한과 무한의 일대일 대응이 불가능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유한과 무한의 함수를 풀며 살아야 한다. 그 비법은 바로 선택과 포기다. 간혹 잘못 풀어 신용불량자나 파산자가 되기도 하고, 심하면 가정파괴나 자살로 이어지기도 한다. 선택과 포기의 몇 가지 사례를 보자.

현재 가정평화를 위해 미래 은퇴자금 포기
50대 초반인 박씨는 개원 17년째인 제법 성공한 의사인데, 평균 수입이 월 2천만원이다. 자녀 둘은 대학에 다니고 있다. 박씨가 부인에게 주는 월 생활비는 1,200만원이다. 박씨 본인은 150만원만 쓴다. 나머지는 적금과 보험 등에 불입하고 있다.

박씨는 58세에 은퇴하고자 한다. 부부가 80세까지 살 것으로 가정하고 은퇴 후 자금을 계산해 보았다. 은퇴하고 나면 일할 때보다 아무래도 돈 쓸 시간이 많아질 테니 박씨 용돈은 50만원 늘려 200만원으로 늘리고, 생활비는 1,200만원 그대로 두었다. 생각보다 자금이 많이 모자랐다. 그럼 모자라는 은퇴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어떻게 할까?

“현재 생활비에서 200만원을 줄여볼게요.”
그러나 다음 상담 때 박씨는 말을 바꾸었다.

“아내에게 생활비 줄이라는 스트레스를 주고 싶지 않아요.”
아내는 생각이 많이 달랐다. 여유자금 2억원도 부인에게는 모자랐다. 거기에 1억원을 보태 골프회원권을 사고 싶다고 했다. 회원권 프리미엄이 오를 거라는 나름의 재테크 전략도 깔려 있었다. 현재의 가정평화를 위해 박씨는 미래의 은퇴자금을 포기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이렇게 말했다.

“10년만 일찍 (재무)상담 받았더라면, 생활비가 이렇게 늘지는 않았을 거야.”
굳어진 생활습관을 이제 와서 바꾸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아직 미혼인 두 자녀의 상담을 부탁했다.

미래 재무안정을 위해 현재의 쾌락을 포기
지난해 초 결혼한 천씨(31)는 그 전해부터 시골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고 있다. 역시 의사인 아내는 도시에서 살고 있다. 천씨 급여가 많지는 않지만 아내 수입이 있기 때문에 조금은 여유를 부려도 될 형편이다. 지금 아니면 평생 제대로 즐기지 못한다는 게 아내 생각이다.

“다른 사람들은 쓰면서 살고, 대출 받아 병원 문 열잖아요?”
그러나 천씨 생각은 다르다. 3억원을 대출받으면 1년에 원금의 30%인 9천만원을 갚아야 하고, 이자로도 1,800만원(6%)이나 나간다. 개원해서 자리잡기도 쉽지 않은데, 월 900만원씩이나 원리금으로 지불해야 한다면 너무 큰 부담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쯤이면 소비지출도 꽤 늘어난 상태라 줄이기도 쉽지 않다. 선배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개원하고 오히려 더 힘들어 병원에 매여 사는 모습이더라는 것이다.

천씨 계획은 이렇다. 개원할 때까지 1억원을 모은다. 1억원은 집안에서 빌리고, 나머지 1억원만 대출받겠다는 것이다. 그래야 개원해서도 원리금 상환부담이 크지 않고, 여유롭게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천씨는 미래 여유를 위해 현재의 쾌락을 양보한 것이다.

온달이의 해외여행 비용마련 계획
필자는 올해 초 가족회의를 하면서 각자 1년 목표를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아들 온달이는 해외여행이 목표라고 했다. 누나가 지난해 학교에서 석 달 동안 필리핀에 갔다온 것과 동네 친구가 두 달 동안 아일랜드를 다녀온 것에 자극받은 것 같았다. 비용을 어떻게 마련할 것인지 물어보았다.

“피아노 학원 그만두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 합쳐서 갈 거야.”
온달이에게 들어가는 사교육비는 검도 8만원, 피아노 9만원, 윤선생영어 12만원이었다. 온달이는 그 중 피아노비 9만원을 해외여행비로 쓰겠다는 것이다. 만약 온달이가 이렇게 결정하지 않고, 추가로 여행비를 부모에게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 다른 씀씀이를 조정하기 위해 맘 고생을 하거나 온달이 욕구를 포기시키기 위해 달래는 수고를 해야 할 것이다. 잘못하면 온달이도 실망할 수 있다. 그러나 온달이는 자신이 쓰는 비용 내에서 선택과 포기를 지혜롭게 해냈다.

돈 씀씀이에 대한 이런 결정과정은 개인의 자율에 따라야 한다. 그런 선택을 이뤄나가면서 개인은 성취감을 느낀다. 그런 성취감을 쌓아나가는 것이 행복한 삶이다. 재무설계는 바로 돈과 관련한 삶의 성공과 행복을 이뤄나가는 과정이다.

재무설계 상담신청 : 전화 3701-1626~8 혹은 홈페이지(www.money2007.co.kr)

▶재무설계상담사 이광구 팀장은...
요즘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재무설계 전문기업 포도에셋에서 일하고 있다. 칼럼과 강의 등을 통해 재무설계가 단지 금융공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돈 씀씀이에 대한 인생론적 관점임을 강조하고 있다. 강화도에서 10년째 세 아이를 키우며 사는 필자는 자신의 삶 자체도 재무설계 관점에서 하나의 대안이라고 말한다.

추천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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