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5개월 남짓, 그녀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들을 조금이나 기억해 보려 한다.
지금 시각은 2시 정각.
금방이라도 쓰러질듯한 몸을 지탱한채,
굽어진 허리, 꼬은 다리.
3일째 씻지않아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머리칼.. 아 지저분.
하지만 지금도 눈물이 멈추지않는다
어디서부터?
그녀가 첨 만난날 날 유혹했던 얘기부터..?
아니면 청주에서 내려와 눈물섞인 목소리로 통화했던 그때부터..?
초췌한 모습으로 몸은 야위고 다 부서진 검은색 여행가방.
함께 와줬던 `서로`
그녀가 밉지만 그땐 정말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이 시작되었던거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 그녀의 모습에 웃음이 나요.
훗.
그땐 나도 직장을 다니고있었는데..
그녀를 만나기 위해 늘 피곤한 몸을 이끌고 댓거리로 향했다.
함께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다녔다.
그녀의 얼굴엔 항상 불만이 가득한게 역력했지만..
항상 약속시간에 늦던 그녀. 질책. 그래도 그속에서 피어나는 웃음.
사랑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믿기 힘든 과거가 되어버렸지만..
버스 뒷자석은 항상 우리의 몫.
몸을 부디끼며 음악을 들으며 흥얼 거렸다.
행복, 서로의 눈빛. 마음.
두손을 놓지 않았다.
`오빠보단 자기가 좋아`
창원으로 이동.
상남동 모이세. 한달 45만원.
조그마한 공간속. 그녀와 나만의 둘만의 공간.
화장한 모습을 부끄러워 하는 그녀.
그걸보며 철없이 놀려대던 나의 어리숙했던 모습들.
시력이 좋은 그녀는 나의 마중을 멀찌감치 알아보고는
나에게 달려와 뜨겁게 안긴다.
김밥, 떡볶이, 갈비탕.. 그리고 중국집.
그녀가 사준 공학용 계산기.
다시 시작된 팡야 폐인의 길.
신경성. 다툼. 언쟁.
힘듬... 헤어짐. 화해. 용서.
크리스마스엔 그녀가 손에 들고온 케잌.
촛불.. 힘들었지만 그래도 견딜 수 있었던 시간.
나의 심해지는 신경성.. 폭력.. 해서는 안될 말들.
한번의 용서(나는 정말 그녀를 믿었다).
부산. 새롭게 시작할 그곳.
해운대. 오션타워.
재송동 삼만 오천원.
시장골목 pc방.
참치 비빔밥.
수영 40만원.
엘리베이터가 없었지.
뜨거운 여름. 방안의 시덥지않은 에어컨.
남포동 황하, 볼보
서면 트라젠 35만원.
6개월간의 긴 안식처.
하얀 침대, 핑크빛 이불셋, 핑크빛 커튼.
돼지 저금통, 돼지 쿠션, 돼지 슬리퍼.
방향제, 컴퓨터, 가재도구들.
소설책.
e마트, 영화관 - 공짜표
쌀, 유부초밥, 고추참치, 미역국, 카레, 맛있는 떡볶이
나의 책임감 없는 행동에 힘들어 하던 그녀.
너무나 미안했던 나.
노력은 했을까.
사랑이란 이름이 이렇게 힘들고 잔인한걸까.
더욱더 심해지는 언쟁 폭력. 다툼 헤어짐 화해 용서.
어디까지 가려하는 걸까.
불안함. 이것이 과연 사랑일까.
서로를 위해 잠시 헤어짐.
하지만 그녀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격분. 폭력. 눈물. 죄책감.
하지만 용서.
용서.. 사랑하기 때문에.
믿고싶지 않았지만.. 용서해야만 했다.
사랑하기 때문에..
약속.
일본으로의 여정.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믿음.
그녀의 마산으로의 귀향.
떨어지기 싫어 부산 마산을 왕복.
찜질방 사건. 격분.
다시 찾게된 마산 합성동 `본죽`
댓거리 해안도로.
놓고싶지않은 두손.
그녀의 감기.
나의 잘못.
그녀의 결심.
헤어짐.
두번 다시는 볼 수 없을것만 같은 ..
지금 이 순간.
그리움, 눈물, 미안함, 추억, 그녀의 목소리
그리고 사랑이라는 두 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