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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소 겨울동안 쌓이고 쌓인 묵은 먼지들 남편은

하인자 |2007.04.14 19:50
조회 23 |추천 0

대청소

 

 

겨울동안 쌓이고 쌓인 묵은 먼지들

남편은 출근하고 없었기에 두 아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일찍 끝이 난 청소

장농위의 먼지가 가장 많았다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닿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관심했던 터라

청소하는데 애를 먹었다

키 큰 훈이가 쓸고 닦고 난 손이 아파 걸레 빨아다 주고

한 참을 들락날락 하고서야 먼지가 날리지 않았다

민이는 유리창 청소를 아주 깔끔히 했다

베란다 바닥도 윤기가 난다

이불과 커텐도 빨아서 널었다

내 허리와 손목과 손가락이 힘들다 아우성을 쳤다 물리치료를 중이어서 다시 통증이 인다 그러나 마음은 새털처럼 가볍다 그에 보상이라도 하듯 점심엔 아이들과 목살구이를 해서 배불리 먹고 앞 집 아줌마랑 뒷산에 올랐다

아줌마랑은 정말 오랜만이다

서로 일하느라 바빠서 차일 피일 미루던 산행을 가기로 마음 먹었다 모처럼의 길동무가 곁에 있어서인지 약간의 바람은 내겐 보너스 저 진한 흙냄새 곱게 핀 진달래는 덤이다

안개가 낀 하늘 때문에  멀리 영종도가 희미하게 보였지만 한 모금의 생수로 온갖 마음의 안개까지 걷혀갔다

휴일이라 사람들이 참 많았다

특히 가족들과 산악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젊은이들은 중구봉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송글송글 맺힌 땀이 그들의 목줄기를 타고 내려가 미소를 짓게 한다 중구봉에 이르렀다

 누군가의 손에 의해 누군가의 소원이 담긴 돌탑

그 조각이 저 높은 탑을 만들었겠지 나도 작은 돌 하나 주어 세 번을 던졌다 비록 마지막 한 번에 그 돌이 어느 돌 사이에 얹혀 져서  마치 로또에 당첨 된 듯한 기분

도로 굴러 떨어진 돌을 아쉬워하는 앞집 아줌마는 또 던지고 또 던진다 그리고 묵상을 한다

내려오는 길은 소나무가 참 많아 보기만 해도 좋다

수명이 그리 오래 되지 않은 탓인지 키가 작아 아담해 더 좋은 소나무 솔 향이 솔솔 풍기는 참 좋은 길이다

이 좋은 날에 여의도 벗꽃 구경을  가고 싶다는 나와 아줌마

그러나 오늘 우리는 짧은 산행으로 봄을 맞고 진달래 먹고 물장구 치던 유년시절을 이야기하고

또 한 주를 시작하려는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어 감사하다

비록 여의도는 가지 못했지만 말이다

산은 어느 새 묵은 때를 벗고 새 옷을 갈아 입었는데

나는 이제야 청소라니

나의  게으름에 채칙을 한다

다음 주에도 또 다시 산에 오르면

아마 진달래는 지고 또 다른 꽃이 맞이 하겠지

돌아오는 길에 길 바닥에서 캐 온 들국화와 이름모를 활엽수를 빈 화분에 옮겨 심었다

반성하는 이 마음도 꼭꼭 누르고 물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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