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국가서 이럴 수가...” 한인사회 충격
김용준씨 사건관련 “관련경찰 처벌, 피해보상” 한목소리
토론토한인 김용준(67)씨가 경찰에 무차별 구타당했다고 폭로한 사건은 토론토동포사회 전체를 큰 충격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백인청년들의 시비에 신변의 위협을 느껴 경찰에 신고한 김씨는 되레 경찰로부터 무참히 구타당한 뒤 범인으로 몰려 업무방해 및 폭력해위로 형사 기소된 상태다.
경찰폭행에 앞니가 6개나 부러진 그는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다니며 지난 3개월여 사이에 심신이 완전히 망가진 백발노인으로 변해버렸다.
김씨는 사건 전만 해도 체격이 건장한 장년의 풍모였다.
이 사건에 대해 한인들은 “한마디로 충격이다.
인권을 존중한다는 캐나다경찰이 이룰 수가 있느냐”는 반응들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한인들은 “이런 기회에 동포들의 결집된 힘을 모아 김씨를 구타한 관련경찰관을 엄중 처벌하고 피해자에 대한 육체적‧정신적 피해보상이 반드시 이뤄질 수 있도록 조처해야 할 것”이라는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경찰로부터 이런 억울한 피해를 당한 동포들이 꽤 있지만 쉬쉬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사건관할경찰인 토론토경찰 14지구대(division)는 블루어/크리스티 한인타운을 포함한 토론토 구도심권을 관할하고 있으며 지역은 작지만 사건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취약지역 중 한곳으로 알려져 있다.
동포사회원로인 이상철 목사는 “이런 사건은 이번만이 아니라 종종 발생하는 일이다.
경찰의 고의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경찰 개개인의 마음속에 인종차별적인 감정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소수민족들은 언어문제로 곤란을 겪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동포사회가 힘을 합쳐 당당히 투쟁을 벌여야 한다.
필요하다면 기꺼이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이목사는 특히 “이런 사건은 개인적으로 투쟁을 벌여봤자 별 힘을 발휘할 수 없다.
동포사회 대표단체인 토론토한인회가 중심이 돼 특별위원회 등을 구성, 대응하면 대외적으로 명분도 있고 효과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고학환 노인회장은 “인권국가로 소문난 캐나다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면서 “동포사회 각계인사들이 적극 동참해 진상규명과 사후 유사사례 방지를 위해 강력히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소 김씨와 친분관계에 있는 박종수(태권도인)씨는 “캐나다경찰이 이런 일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신변의 위협을 받아 신고한 노인을 오히려 경찰이 구타했다니 기가 막힌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이는 한사람만의 문제로 끝날 일이 아니다.
한인동포를 비롯해 다른 많은 소수민족도 그런 일을 당했겠지만 그냥 덮어버리고 넘어갔을 것”이라며 “전체 한인사회가 나서 재발방지 대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가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설명한 구타사건의 전모는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 경찰의 폭력행위도 그렇지만 병원 측의 아리송한 태도 또한 의문투성이다.
김씨가 경찰에 의해 실려 간 병원의 진료기록카드에는 ‘교통사고’(MVA)로 기재돼있다.
다음은 김씨가 밝힌 사건의 전모다.
<사건의 전모>
지난해 12월23일(토) 오전4시30분 평소 알고 지내는 목사와 함께 현지교회에 새벽기도를 가다가 다운타운(배더스트/듀폰)에 있는 코너식당에 들러 음식을 주문했다.
당시 메뉴의 가격표에 당연히 커피값까지 포함돼있는 줄 알았으나 식당주인은 커피값은 별도라고 말했다.
이에 메뉴에는 커피값도 포함돼있는 것 아니냐고 조용히 한두 마디를 건넸다.
이때 식당주인의 친구로 보이는 옆에 있던 백인청년이 갑자기 김씨를 향해 “입 닥쳐(Shut up)”라며 말을 중단시켰다.
이에 “당신과 말하지 않았으니 간섭하지 말라”고 말하자 이 청년은 갑자기 일어서 김씨의 멱살을 잡은 채 주먹을 휘두르면서 김씨 보고 밖으로 나가자고 소리쳤다.
이에 신변의 위협을 느낀 김씨는 휴대폰을 통해 911로 신고전화를 걸었다.
즉각 출동한 경찰은 식당주인 및 청년들과 잠시 얘기를 나누더니 이들은 돌려보내고 김씨에게 “집에 가라(Go home)”고 했다.
이에 김씨는 조용히 상황을 설명하려 했으나 백인과 아시아계로 한조를 이룬 경찰은 “감옥가고 싶으냐?(Do you want to go jail)”고 위협했다.
또한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그에게 “술 마셨느냐”고 물어 아니라고 하자 욕설을 퍼붓기도 했다.
그러더니 이들은 갑자기 김씨를 식당의 어두컴컴한 곳으로 몰아붙이고 다짜고짜 곤봉과 주먹으로 무차별 구타하기 시작했다.
속수무책으로 당한 김씨는 졸지에 앞니가 부러지고 코피를 흘리는 등 순식간에 온몸이 피범벅 됐다.
이어 경찰은 거의 실신상태가 된 김씨를 시멘트바닥에 눞히고 뒤로부터 수갑을 채운 채 토론토경찰 14지구대로 끌고 갔다.
경찰은 김씨가 폭력을 휘둘렀다며 업무방해 및 폭력행위(disturbance and assault) 혐의로 기소해버렸다.
김씨는 이때 변호사를 선임하기 위해 전화를 사용하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경찰은 이를 무시한 채 김씨를 세인트조셉병원으로 끌고 가 X-레이를 찍게 했다.
김씨는 성이 Rhee로 한국계로 보이는 의사에게 자신의 부은 다리를 보여주며 사정을 설명했으나 무슨 영문인지 의사는 필름을 가지러 간다고 해놓고선 오랫동안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경찰은 김씨를 휠체어에 태워 다시 경찰서로 끌고 왔다.
경찰서에서는 또 다른 한국계로 보이는 여자경찰이 김씨의 지문을 채취하고 법정출두 날짜를 알려주면서 경찰이 작성한 서류에 사인하라고 했다.
그 후 경찰은 앰뷸런스로 김씨를 다시 세인트조셉병원으로 데려갔으나 그는 아무 치료도 받지 못한 채 걸어 나왔다.
녹초가 된 김씨는 택시를 불러 마운트사이나이병원으로 갔다.
김씨는 경찰에 폭행당했다고 하면 병원에서 또 치료를 거부할 것 같아 “그냥 길에서 쓰려졌다, 도저히 아파서 못 견디겠다”고 말해 겨우 사흘간 입원할 수 있었다.
김씨는 퇴원 후에도 집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김씨는 지금조 밤마다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김씨는 “월남전참전 경력까지 있는 내가 너무 무섭고 불안해서 잠을 못 잔다”고 하소연했다.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는 김씨는 현재 노스욕의 아파트에서 혼자 외롭게 살고 있다.
차도 없는 그는 휠체어와 목발에 이어 지금은 지팡이를 짚고 다닌다.
김씨는 인권단체와 검찰, 토론토경찰국 등을 상대로 외롭게 진상조사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법률구조단체(legal aid)를 통해 형사변호사는 겨우 구했으나 정작 육체적‧정신적 피해보상을 받아낼 민사변호사는 돈 때문에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현재 노인연금에 의지해 살아가고 있다.
(이용우 기자 joseph@joongangcanada.com)
입력시간 :2007. 04. 13
정말 충격적이군요,.
다시는 이런일이 없게 확실한 조치가 있었으면 좋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