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대선을 앞두고 공정 선거를 보장하기 위한다는 취지로 선거법등 정치관계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매 번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공명선거에 앞장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여지없이 기대를 깨는 비방, 흑색선전의 관행을 제도적으로 차단하겠다는 그 취지는 일단 표면적으로 공감가는 부분이 많다. 당선을 위해서라면 거짓과 허위 비방을 서슴치 않고선 소위 ‘아니면 말고’식으로 일관해 온 관행을 타파하자는 주장은 분명 일리있는 주장이다. 그러나 선거기간중에 촛불시위를 금지해야 한다거나 ‘국가로부터 보조금 또는 지원금을 받은 시민단체’는 선거운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등은 그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케 하는 시대착오적 내용이 다분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촛불시위와 집회를 선거기간동안 금지해야 한다는 한나라당의 주장은 그야말로 과거 군부정권 시절에서나 나올법한 독재적 발상이다. 촛불시위건 횃불시위건 시위와 집회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권리인데다가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범위도 모호하고 그 판단도 누가 자의적으로 할 수 있는가에 대한 논란의 여지도 크다. 촛불시위에 대한 정치적 피해 의식을 법으로 규제하려는 한나라당의 발상은 옹졸한 태도가 분명하다.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금하기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시민단체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아 온 한나라당의 비뚤어진 시각에서 기인하고 있다. 현행법상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을 받는 단체는 새마을이나 자유총연맹, 바르게살기운동 등 관변단체들이고 일반 시민단체들은 정부 부처가 공익사업 시행을 위해 실시하는 자유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된 사업에 한해서만 지원금을 받고 있다. 따라서 시민단체들이 정부로부터 승인받은 공익사업외에 다른 용도로 지원금을 전용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되어 있기에 국가 돈을 받아 여당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는 식의 논리는 기본적인 국가 보조금 지원 방식을 한나라당 편의대로 해석한 독선적 시각이며, 시민단체의 지적을 겸허히 수용해 왔다기보다는 괘씸하다고 생각해 왔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런 논리적 배경속에서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관변단체와 한통속으로 묶어 법으로 규제하겠다는 것은 공명선거운동, 메니페스토운동, 후보자 바로알기운동등 다양한 선거운동의 존재를 무시한 채 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이 모두 불법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관적 예단하에 시민단체의 의사 표현 자유를 통제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시대착오적 발상으로 철회되어야 한다.
한나라당이 진정 선거행위상의 정치발전을 위한 충심에서 이번 법률안을 마련한 것이 분명하다면 마치 한나라당의 걸림돌이 될만한 조항을 미리 손 써두자는 식의 독선적 시각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 시민단체의 지적을 자꾸 고깝다 비꼬아 해석하기보다는 자신들의 과오나 실책을 먼저 돌아보고 겸허히 수용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제1야당으로서의 성숙한 태도일 것이다.
2007. 4. 18
Columnist. Young il,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