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0]삶의 여유는 진한 커피향기를 타고 찾아든다. 그러나 커피향기는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지 않았다. 커피를 생산하는 영세한 농부들에겐 가난과 빈곤만을 안겨 줄 뿐이었다.
한잔의 커피 속에는 대략 60알 정도의 커피 콩이 들어있다. 커피하우스 자신들이 사용하는 커피 콩 원두 대부분을 중간 도매상을 통해 구입한다. 그들은 대개 커피 콩이 어떤 경로를 통해서 자신들의 손에 입수되는지 알 수도 없지만, 관심도 없다. 세계의 커피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커피 생산자가 누구인지, 세계 커피 시장 가격을 누가 정하는지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커피의 수요는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그리고 커피 생산국의 생산량도 증가 추세다. 그런데 몇 해 전부터 세계 커피 시장에 위기가 닥쳐 왔다. 커피를 생산하는 세계 각처에 산재해 있는 소규모의 자영생산농장에서는 커피 생산을 거부하고 다른 작물로 대체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계비용에도 훨씬 못 미치는 커피를 재배해 판매한 수입으로는 도저히 삶을 이어갈 수 없었고 할 수없이 전업을 택했다.
커피를 생산하는 나라 대부분은 후진국으로 매우 영세한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다. 유통구조도 취약해 힘들게 생산한 커피 원두와 판매 이익 대부분은 중간 상인과 투기꾼의 매점매석에 강탈당할 수 밖에 없었다.
[IMG1]이렇게 되자 커피 원두가격은 폭락해 산지 농민들의 생산원가에도 훨씬 못 미치는 파운드 당 $ 0.6~ $ 0.7의 국제시세가 형성되어 있지만 소비자인 커피하우스에서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커피원두 판매 상인에게 구입하는 불균형이 만들어 져 있다. 비싸게 지불한 커피원두 구입비용의 대부분이 유통마진으로 유통상인들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커피 원두시장에는 왜곡된 상거래가 형성되면서 공정성이 결여된 경제 정의의 사각지대나 다름없다. 왜곡된 유통에 대한 최대 피해자는 후진국의 영세한 커피농장 농민들이고, 매일 커피를 마시면서 생활하는 전 세계 커피 애호가들 아닌가?
결국 세계의 커피원두의 왜곡된 유통을 걱정하는 운동이 자연스럽게 유럽을 중심으로 탄생했다. 독일, 네덜란드, 영국 등, 공정한 상거래를 위한 '페어트레이드(Fare Trade)'가 결성되었다. Fare Trade는 제3세계의 농작물에 대하여 최저 구입가격을 생산자에게 보증하여 생산자의 생활안정을 보장하고, 동시에 생산자는 농산물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다.
Fare Trade는 커피 원두를 국제 시세보다 높은 파운드당 $1.26로 최소 가격을 보장하여 그들이 기본적인 생활하는데 어려움이 없도록 하였고, 그 이익금의 일부를 지역의 공동체 발전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하여 학교, 병원 등 그들의 환경을 개선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내가 마신 커피 한잔. 그 가치가 이 커피를 생산한 제3세계 가난한 농민의 피와 땀인 것을 잊으면 안 된다. 매혹적인 커피 향기!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면서 남미와 아프리카의 뜨거운 태양과 땀흘리는 농민들을 떠올리는 것도 새로움을 더할 듯하다. 그들의 구슬 같은 땀이 보석처럼 빛나는 커피향을 선사하고 있음을...
글 : 이병규 /건축사, 커피아뜨리에 대표
출처: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