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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버스에서 있던 일입니다.

김진영 |2007.04.18 23:55
조회 7,802 |추천 8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같이 밥을 먹고 놀다가 헤어졌습니다.

그리고 523번을 주안에서 타고선 잠들었죠. 근데 중간중간에 깜짝놀라면서 깼습니다. 왜 깼는지를 모른체 다시 자고 있었는데 또 깼습니다.

보니까 어떤 아저씨가 기사님한테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 것입니다.

"내가 말야~ 씨X 당신한테 뭐라고 했어? "

"나 착하게 살려는 사림이야~"

라며 기사를 때리려 하고 그러더군요. 잠에서 들 깬 채 지켜보고 있었죠. 그런데 한 일이분 정도 계속 괴롭히자 기사님이 버스를 세웠습니다. 진정을 시키고 있는데

뒤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막 화를 내시더군요.

"아저씨~ 그냥 가만히 계세요~ 기사아저씨가 운전을 못하시잖아요~"

그랬더니 아주머니 쪽으로 옵니다.

"내가 씨X 기사 때렸어? 응?"

한참을 그러다 다시 기사님에게 가서 또 뭐라고 합니다.

아주머니가 경찰에 신고를 하셨습니다.

그랬더니 다시 옵니다.

"야~ 이  삐~ 삐~~ 삐~~ 내가 응 삐~~ 삐~~ 삐~~ ! 한번 신고해봐~"

라는 식으로 아주머니께 다가온다. 아주머니는 가만히 안계시고 계속 소리를 지르십니다.

"아저씨가 자꾸 방해를 하잖아요~"

"내가 언제"? 내가 삐~ 기사를 언제 때렸냐?"

계속 다가오면서 아주머니를 때리려고 하길래  순간 그 아저씨를 붙잡았습니다. 그리고 내 뒤에 있던 아저씨와 청년 한명도..

일단 뒤에 계시던 아저씨가 말리시면서 앉히려 했는데 이 술취한 아저씨가 계속

"이  삐~  이  삐~ "

하자 말리시던 아저씨가 화를 내십니다.

"당신 자꾸 욕하지 말란 말야~ 당신이 잘못했잖아~ "

"당신이 뭔데? 뭔데 나한테 자꾸 ㅈㄹ이야~ "

"저 사람 내 마누라다~"

그러자 술취한 아저씨는 횡성수설 하시는군요 .

"너 몇살이야? 응? 몇살인데 나한테 반말이야? 나 나이 먹을만큼 먹었어~ 47살이야~ 나한테 이러면 안되지~~"

계속 항의하던 남편분을  때리려고 하면서 횡설수설하길래 휘두르는 팔을 옆에서 잡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술취한 아저씨는 횡설수설하다가 자기자리로 돌아가서 앉더군요.

선학역에 도착했고 버스는 멈췄다. 기사님은 내리고 경찰을 기다리는데 학생들이 내리면서 여고생 한명이

"조용히해~ 이 C삐~야~"

그 가만히 있던 아저씨는 다시 술렁대면서 혼자 취기를 부립니다.

"내가 응? 청송에 있다 왔어~ 전두환도 오고 김대중도 오고 응? 내가 47인데 내 마누라가 이혼했어~ 내 자식도 뺏어가고... 그래도 잘 살아 보려고 양복까지 입고 있는데 이 C~ 근데 니네들이 나한테 이러면 안되지? 응? 이  삐~   "

그때 나는 여차하면 그 아저씨를 말려보려고 서있었습니다.(또 누군가를 건드리고 그랬기에...)

밖에 나간 기사님이 안올라오자 마구 화가 나는지 버스에 돈넣는 통을 발로 차고 막 그러는군요.

" 이  삐~   내가 우수워? 응? 이 삐~삐~삐~삐~삐~삐~삐~삐~  내가 응? 나 옷벗는다. 내가 이 삐~   원래 몸에 문신이 많아~ 응? "

그리고 조끼랑 남방을 벗는데 왼팔에 뭔가 한문이 조금 써있고 오른팔에는 장미문신이 있습니다. 도화지라도 되는 줄 알고 놀랐더랬는데....용이 한마리 승천할 줄 알았는데......

아무튼 위험해 보여서  그 아저씨 옆에 서있는 여자를 내자리로 보냈습니다.(괜히 나선거려나?--;;)

그리곤 서있는데 갑자기 나한테 옵니다.

"이보~ 당신이 아까 나 싸우려는 데 내 팔 잡고 말렸지? 응? 내가  학생들에게 욕먹고 그래야해? 응? 당신때문에 내가욕먹고 그래야 하냐고~~"

"저 아무말도 안했는데요?"

"안했어? 응? 이  삐~삐~삐~삐~삐~  한번 맞아볼래? "

가만히 있는데. 갑자기 밀칩니다.

"안경벗어~ 응? 이 삐~삐~삐~삐~삐~ 내가 뱃대기에 칼자국이 많아서 벗지는 않는다 응?  "

아~~ 여지껏 살면서 한번도 싸워본 적이 없습니다. 웃음밖에 안나오기는 하는데 머릿속에선 오만가지 생각이 교차하더군요.

'싸워? 말어? 맞아? "

근데 싸운 적이 없는터라 그런지 다리는 후들후들 떨리려 합니다.(몸은 정확하네요...)

그때....

아까 같이 말리던 청년 한명이 일어납니다.

"아저씨~ 그 사람 아무말도 안했어요~ "

그러면서 그 취객을 붙잡는다.  속으로 '휴~~' 라고 생각했다.난.. 버스안에 있는 남자들이 좀 어떻게 말리거나 할 줄 알았는데..--;;;;

그리곤 다시 소강상태.... 그 취객이 벗었던 옷을 집어들고 입었습니다.

그리곤 할머니 한분을 발견했나보다.

"엇? 어른이 계시네~ 죄송합니다~ 제가 좀 취했습니다~"

"약주가 좀 과하셨나봐요~"

"네~ 약주는 어머니뵈러 갔다가 했어요~ 묘지가 부평에 있어서.. 주절주절...(아내는 이혼하고 47인데 새로 맘잡고 사려고 하는데 자식도 아내한테 빼앗기고...) "

"그래도 조금만 자셔야지~"

아무튼 경찰이 왔습니다. 진짜 빠르네요 아주...--+ 신고한지 삼십분은 넘게 지난 거 같은데. 뭐.. 하긴 취객다루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 빨리 오지도 않았겠지. 다반사이기도 할거고..... 경찰이 오고 기사님이 하소연을 합니다.

"맞을 뻔 했다니까요~"

"어떻게 하면 되요? 뭘 원하세요? 이 사람 내보내는 걸 원해요?"

"손님들한테 물어보세요~ 저 아주머니도 맞을 뻔 했다니까요~ 이 돈수거함도 부서지려고 하고.."

"그러니까 맞을 뻔 한 건 어떻게 할 수가 없어요~"

맞는 말이긴 한데 기분은 참 나빴습니다...... 그래서 막 내보내라는 손짓을 한 후 이것저것 이야기했는데 별로 귀찮은 듯한 행동들이 너무 짜증나더군요.

아무튼 경찰이 데리고 나가는데 그렇게 순해보일수가 없었습니다~

경찰이 들어오기 전에는

"야~ 응? 나 남동경찰서고 만수경찰서고 다불러~ 다아는 사람들이야`"

경찰이 오니~

"어서 오세요~ 저 아무것도 안했어요~"

경찰이 데리고 나가자......

"아~ 나 그럼 집에 어떻게가요~~" 하면서.. 투정부리는 듯한...--;;;

삶이 힘들면 분명 그렇기는 하겠죠...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을 추수려야 하는 건 아닐까요? 그렇게 못하니 그런 행동을 하셨겠지만.... 물론 그 분을 그렇게 만든 것은 사회도 일정부분 책임은 있을지 모르겠네요.... 참으로 씁슬하고.. 가슴 떨렸던 하루였습니다.

 

 

ps. 내가 맞을 뻔 했을 때 말려준 청년이... 고등학교때 짝이었던 친구였습니다.. 그 아저씨 덕분에 친구를 만나긴 했군....

친구 왈;;

"야~ 너 되게 용감하더라~ 역시 고등학교때 잘배웠어~ "

이친구야~~ 사실.. 잠도 좀 들깼더랬고 다리는 후덜덜 떨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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