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외마디 비명

유지원 |2007.04.20 08:45
조회 47 |추천 0

in my opinion                        나의 개인적인 의견..

 

조승희가 보낸 우편물을 분석한 기사를 보았다.

그가 썼다는 희곡이나 그의 우편물 속에는

소아 성애자, 성폭행, 어린이..등의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건 극히 나의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가 정체성과 문화와 역사에 대한 혼란을 가지기도 전이었던

그 초등학생 시절, 어쩌면 누군가 부잣집 아저씨나 아줌마에게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정말 어쩌면 성폭행 후 돈이나 음식이나 선물 등으로 댓가를 지불해

부자들이 싫은 것일 수도 있겠고.

그는 모세가 연약한 사람들(이스라엘 민족들)을 애굽으로부터 인도해 낸 사건을 이야기하며 '모세처럼 바다를 가르고 나의 백성, 나의 민족,

모든 시대의 연약하고 무방비한 어린이들을 이끈다' 고 말해다.

또한 이것은 자신을 위한 일이 아닌

'나의 아이들, 형제 자매들을 위한 일이다' 라고 말했다.

 

조승희의 머리 속 마음 속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지극히도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요약해보자면..

어쩌면 그는 어릴 적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었을 것 같다.

어쩌면 그는 어릴 적 어떤 부자로부터 치욕이나 수치심을 느꼈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는 반 기독교의 어떤 타 종교에 빠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정말 지극히도 소설 같고 엉뚱할 수도 있지..

요즈음 지면 상으로 혹은 컴퓨터 상으로 그리고 뉴스와 cnn을 통해서

조승희와 이 사건을 접하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정말 온갖 생각들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어린 꼬마 조승희에게는

아메리칸 드림 보다는 부모와 누나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했을 것이다.

사랑이 고팠고, 행복과 기쁨과 웃음은 그의 삶에서 배제되어 왔다.

조승희의 외고모할머니는

그가 어릴 적 말도 잘 하지 않고 마주 보지도 않고

말을 걸어야 억지로 하는 정도였다고 한다.

자폐증. 아마도 극심한 자폐증은 아니었어도

그는 마음에 병이 있었던 '자폐아'였던 것 같다. 23년 평생을 말이다.

부모와 형제의 따뜻한 사랑과 관심이 필요했을 아픈 아이가

어느 날 갑자기 낯선 땅에 가게 되었으니..

조승희 역시 개인적으로 어마어마한 고통을 안고 살아갔을 것 같다.

 

부모는 사실 그 어린 나무를 보아주고 다듬어주었어야 했지만

숲을 먼저 보았고 너무 멀리서 보았기 때문에

차마 나무에 다가 설 생각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루어야 할 것이 있었고 해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에.

어쩌면 스스로나 가족들에게나 주변인들에게로부터

누나와 비교를 당했을 수도 있겠지.

하지만 아들을 잃고 동생을 잃은 것은 똑같은 그들에게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리요.

때로는 자신의 내면을 견디다 못해 

스토킹, 반 사회적 행동, 대인관계 거부, 그 밖의 이상한 행동들을 통하여

외마디 비명을 지르기도 하였다.

하지만 우리 말로 하자면 그의 비명과 몸부림은 '씹혔다'.

씹히면 씹힐 수록 그는 더 강해졌고

씹히면 씹힐 수록 그는 칼을 갈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미국이라는 사회, 아니 이제는 이 전 세계가

점점 더 자기 중심적익 이기적이어져가고 있으니

누군가를 배려하고 사랑하고 돌아보고 손 잡아주고 관심 가져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아니 심지어 가족들 조차도

가정이라는 작은 사회 집단, 사회의 축소판 모델 하우스에서

경험하고 배우고 익히고 연습하는 그 장을 마련해주지 않은 채

그저 혈연으로 묶이어 살아가고만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세상이 너무나 빠르고 치밀하고 정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시간에 실력에 능력에 기술에 아니 이 세상에

뒤쳐질 수가 없는 이유에서겠지.

나도 그렇게 살고 있고 그렇게 살아갈 것이고 그렇게 살아온 것 같다.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프다.

 

마음과 영혼과 정신에 병이 있었던 사람.

자꾸만 그에게 마음이 쓰인다.

불쌍한 살인마 조승희.

따지고 보면 그 역시 그의 말마따나

학살과 자살의 선택이 쉽지는 않았으리라.

이 세상 어느 누가

자신의 목숨을 휴짓조각처럼 구겨서

화장실 변기에 물 내려 버리고 싶겠는가.

고통을 즐기는 정상적인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를 옹호하거나 추종하거나 박수치고 싶기는 않다.

그럴 생각을 추호도 없다.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고 편을 들 생각 역시 티끌 만큼도 없다.

나는 그럴 만큼 생각이 없다거나 극단적 공격성을 가진 사람은 아니다.

감정도 있고 이성도 있기 때문에 그저 불쌍할 따름이다.

끔찍함과 극악무도함에 치가 떨리지만

주먹을 쥐고 욕을 하기보다는 눈물을 흘리며 욕을 하게 된다.

 

심리 시간 교수님께서 말씀하셨 듯

우리가 평생을 찾아나서야 하는

자아 정체감, 자기 민족의 문화와 역사와 그 뿌리..

그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이것이 절대 무시되거나 미뤄지거나 배제되어서는 안된다.

결정적 시기(critical period)가 있는 법이다. 만들어져야 할..

자고로

불휘 기픈 남간 바라매 아니 뮐쌔 라고 하였다.

우리는 어딘가 뿌리를 내려야 한다.

천지인 모두가 알맞게 다져져야 알찬 열매가 영근다.

땅의 정기를 받아 깊게 뿌리를 내리고

하늘의 소중한 선물들을 받아먹으며 그렇게 커가야 한다.

 

너무 말이 길고 장황해졌나?

그만큼 머리 속에서 끄집어내고픈 생각이 많다.

 

오늘도 아침부터 좋지 않은 소식을 접했구나.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