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노사 단체협약, 드디어 체결2007.04.18 / 유지영 기자
한국 영화산업에 일대 혁신을 몰고 올 영화 노사간 단체협약이 체결됐다. 18일 서울 청량리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 소회의실에서 (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이하 ‘제협’)와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이하 ‘영화노조’)의 교섭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2007 영화산업 단체협약 조인식’이 열렸다. 한국 영화사 100년만에 최초로 이뤄진 이번 노사 단체협약의 골자는 영화 스탭들의 처우 개선에 관한 것으로 그로 인해 충무로 제작 환경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노조와 제협은 지난 2006년 6월 27일 산별교섭을 시작한 이후 2007년 3월 28일, 본 교섭 19차, 실무 10차를 끝으로 9개월여간에 걸친 협상의 결실을 맺었다. 이번 단체협약과 임금협약 타결로 영화 스탭들은 4대보험 가입, 최저임금, 주 40시간제, 휴게, 휴일, 휴가, 모성보호 등의 법정 기준을 보장받게 됐다.
이에 따라 영화제작업의 특성을 감안해 월 2회(2주 단위) 급여 지급, 1주 최대 66시간 근로시간 및 1일 기준근로시간 12시간에 15시간까지는 별도 합의 없이 연장 가능하도록 하는 등의 근로조건이 마련됐다. 또 1일 근무시간 8시간, 1주 40시간을 초과하는 연장 근로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 근로, 휴일 근무의 경우 통상시간급의 50%를 가산 지급받게 된다. 양측은 이번 임금협약으로 인해 일부 스탭의 임금이 지금보다 50~60% 가량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저예산영화와 야간 촬영 50% 이상인 영화에는 예외규정을 적용할 방침이다. 순 제작비(P&A(마케팅, 프린트 수급과 배급, 홍보) 비용을 제외한) 10억 원 미만의 영화는 저예산영화로 보고 개별 교섭에 따라 최저시급을 정하며, 야간촬영이 50% 이상인 영화인 경우 임금에 대해 수익배분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안정숙 영진위 위원장은 “노측과 사측, 양쪽의 결단이 한국영화의 미래를 만들었다”며 “영진위에서도 앞으로 공적 영역에서 해야 할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영화계가 어렵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중심에 내가 있다”고 운을 뗀 차승재 제협 회장은 “지난 10년간 성장 위주로 몸집을 불려온 충무로에 이번 노사협상을 계기로 변화의 토대를 마련하려 한다”며 “노동자만을 위한 노조가 아닌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을 잊지 않는 노조가 되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단체협약으로 인한 제작비 상승률에 대해 차 회장은 “(새롭게 적용될) 최저 시급과 주급을 놓고 기존 영화 10편을 샘플링해 시뮬레이션해 본 결과, 순 제작비 30억 규모의 영화를 15주간 촬영한다면 1억 5천만 원 정도의 제작비 상승을 예측할 수 있다"면서도 “촬영 기간을 조종한다든지 여러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합리적으로 제작 환경이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진욱 영화노조 위원장은 “이번 단체협약 체결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회 안전망에 노동자들이 포함됐다”며 “양측의 신뢰를 바탕으로 부디 분배구조의 합리적 변화의 그릇이 깨지지 않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또 “이번 단체협약에는 총 28개 제작사가 교섭을 최종 위임했으며, 비교섭 제작사의 경우는 동일한 안건으로 다시 제교섭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4대보험의 경우는 영화제작업의 특수 고용 형태를 감안, “영진위와 문화부가 지원해준다는 약속을 믿고 있다”면서 “특정 개인, 특정 분야 때문에 개별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다면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단체협약은 촬영현장에서 적용상의 혼란을 보완하기 위해 제협 홈페이지를 통한 질의응답과 위임 제작사들에 대한 실무자교육, 영화 스탭들의 출퇴근 및 근로시간 체크 자동화와 예산과 정산, 제작 스케줄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기간을 거쳐 오는 7월 1일부터 영화 촬영현장에서 적용된다.
사진 정경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