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술을 좋아 하셨다..아니 즐기기 보다 못이기고 마셨던듯 하다. 담배도 안하고 술도 안하던 분이 사기를 당하고 나서부터 화나면 그렇게 마셔댔다. 참 너그럽고 인자하던 얼굴이 그 놈의 술만 들어가면 예쁘게 가꾸던 화단도 강아지도 황소 두마리도 싫었는지 모른다..하지만 여전히 쫑과 매리를 귀여워하고 황소를 어루만지고 여물을 주시던 모습..추운 겨울날에도 찬물에 멱을 감고 꽃을 여자보다 좋아하시던 당신..지금은 땅속 차가운 곳에서 나의 아픔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그리움이지만 그 사랑은 가슴 속 깊은 곳에 있다.
겨울이면 소나무를 깍아 팽이를 만들어주고 연을 만들고 산을 좋아하셨다던 당신.난 어린 시절 동네 동생이 들려준 아버지의 모습을 훗날 간접적으로 들을 수 있었다.방학때나 되야 서울이란 곳에서 내려오면 사랑이란 걸 느끼기도 전에 먹고 살기에 바쁜 가족들의 얼굴을 보아야 했다..정말 싫었었지..세상에서 가장 싫은게 그 모습이었다.어머니의 스웨터..그 음식 냄새나는 옷을 기억한다..밤늦게 호텔일을 돕고 오신 어머니의 냄새..새우냄새 비슷한 비린내가 났다.정말 싫었었나보다..지금도 난 스웨터를 즐겨입지 안는걸 보면 어머니의 고생하시던 그 시절이 그렇게 싫었는지 모른다. 벌써 25년이 넘게 그자리에서 같은 일을 하고 계신다..그나마 대학이란 곳을 갈 수 있었던 것도 한결같이 몸을 아끼지 않으신 어머니가 계셨기 때문일것이다.가끔씩 지친 얼굴로 서울에 오시면 그립고 안타까운 모습은 언제였는지 모르게 투정 일색으로 변했다..단 돈 만원에 사랑과 그리움과 어머니란 이름을 바꾸셨던 어머니..난 그땐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이틀밤이 지나면 내겐 어머니보다 가까운 큰 누나가 투정을 받아주느라 곤욕을 치르곤 했을것이다. 나의 사춘기도 그 때쯤 왔었나보다..당신 나이 마흔 아홉.내 나이 열 일곱..기억이 안난다.분명 고 2때 였는데...기억이 가물하다. 지금은 다들 후회하신다.어쩔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서울이란 곳이 내게 던져준것은 그리움 뿐이었으니까.....! 술에 쩌든 여자들의 새벽길..도둑들이 넘쳐나는 거리..주차장이 길바닥인 곳..성추행이 눈앞에서 펼쳐지고 또 어느 누군가는 한강물에 빠져죽었다는 슬픈소식. 여름이면 강뚝이 무너지고 넘친다던 성수동의 강변. 없는자들은 길거리를 배회하며 고구마를 구워야하는 그거리 어디선가 무심코 돌아다니는 밍크코트,, 섹시한 허리와 붉은 립스틱,,검은 차들,,도서관 가는 길은 늘 어제밤 술에 찌든 세상들이 뱉어낸 증거물들이 이곳 저곳에 흔적을 남겨놓곤 했다..더럽게 찌든 얼굴.이것이 내가 본 서울이다. 채루탄은 시민들을 공격하고 학생들은 화염병으로 맞서고 이데올로기가 없는 전쟁...도데체 무슨 행동이었을까! 학생이 될때까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던 일들..비폭력..마하트마 간디..민주항쟁이 무엇인지도 모를 시절이 그렇게 채루탄 냄새를 맡아가며 지나갔다...촌놈 소리들어가며 지리하게 보냈던 중고등 시절을 뒤로 하고 그리운 님 찾아 고향으로 내려왔다...참 따듯한 노래,,기사 아저씨가 틀어준 구수한 트로트..광주에만 와도 다 온듯한 따듯함..이것이 고향이다..나와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그렇게 이기적이지 않고 정이 있는 사람들..내가 본 고향 사람들의 모습이었지..지금은 많은게 변했다..적어도 절반 이상은 늑대나 하이에나가 되어.자식들에게 절대 빼앗기지 않는 방법과 빼앗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 같다.어떻게 하면 남들 머리위에서 놀 수 있는지 굴림하는 방법을 가르치며 세상의 우두머리가 되라고 채찍질 한다..이것이 대한민국 교육의 전부인양 말하고 싶지는 않다.그 중엔 다른 방식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임하는 분들도 있을 테니까...이젠 화이트 칼라가 아닌 골드 칼라시대가 온다고 한다.세상의 변화를 따르지 못하는 구세대에겐 여간 힘든게 아니다..정보의 홍수 속에서 남기위한 몸부림..마지막 선택은 무엇일까? 돈도 사랑도 믿음도 명예도 ..과연 진정 필요한게 무엇일까? 먹을게 넘쳐나는데도 먹을게 없는 세상..사랑이 있어도 믿을 수 없는 세상.마지막 내게 남은건 무엇일까?
지지리 궁상 떠는 가족들? 사랑에 벅차하는 여인네들? 돈에 목말라하는 하이에나들..나도 그렇게 되가는가! 병원비가 없으면 죽을것이고 돈이 없으면 사먹지 못할것이고 여친이 해달란것도 못해줄것이고 그러면 죽고 헤어지니까 필요한게 돈이라니...다시한번 개같이 벌어 정승처럼 쓰라고 한다했단다...그럼 부자도 될 수 있고..인간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이 세상이 부끄럽지 않을테니까..내 맘속에 부가 가득한 날이면 웃고 살수 있겠지. 지쳐 쓰러지진 않을거야.적어도 난 속고는 살았어도 속이고 살지는 않았으니까 하나님이 인도해 준 그길로 정직하게 걸어갈거야....후회 없이..세상이 날 속일지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