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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 봄 두울

손영순 |2007.04.29 11:58
조회 32 |추천 0


 

봄 두울!(잔인한 4월의 이야기)


   지금 막 47세의 현철씨를 떠나 보내고 올라왔다.

출근하고 얼마 안 있어 들려오는 핸드폰 소리(음악은 참 좋다.

“사랑의 볼레로”)와 어울리지 않게 그 조그만 기계를 통해

들려오는 통곡 소리 “수녀님, 우리 신랑 지금 죽으려고 해요.

빨리 와 주세요” 바로 위층에 있었기에 한걸음에 병실로 내려갔다.

통곡과 실신을 반복하는 부인을 부추키며 현철씨의 귀에 대고

계속 임종경을 해드렸다.

의사와 간호사가 달려오고 뚜~우하며 직선만을 그려대는 기계와

시계를 보며 “공구시 사십 삼분 expire(사망)” 한 마디를

피곤하고 지친 모습으로 건조하게 선포(?)하는 의사의 절망어린

표정을 뒤로 한채 나는 또 한 영혼을 하느님께서 편안하게

거두어 가셨다는 희망과 안도의 숨을 쉴 수 있었다.

그 동안 현철씨가 가졌던 고통을 너무나 잘 알기에.......

   위암이라 아무 것도 드실 수 없으셨기에 식사시간만 되면

그 자리를 피해 성당이며 복도로 산책을 다니시던 현철씨,

스스로 대세 받기를 원하시고 교리를 배우며 성가를 불러 주면

좋아라 하시던 요셉 씨, 어제 마지막 뵈었을 때 구토와 토혈을

반복하시면서도 나를 꼭 붙들고 “수녀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를

연신 외치던 현철씨의 마지막 숨을 거두어 드린 후 성모님이

예수님에게 하셨듯이 깨끗한 물로 온 몸을 닦아 드리고

새 옷을 갈아 입히면서 내 눈에 보여 지던 창밖으로 펼쳐 져 있는

개나리꽃의 찬란함은 마치 이 형제의 생명으로 그렇게도 찬란하고

황홀하게 피는 것만 같아 얄밉기까지 했다.


   통곡하는 너무나 젊고 예쁜 아내와 전화를 받고 한 걸음에 달려와

엉엉 울면서도 마지막으로 아빠에게 좋은 말을 해드리라고 시키니

"아빠, 고맙습니다, 아빠, 안녕히 가세요, 아빠, 사랑해요"를

계속 되뇌는 초등학교 4학년 아들의 의연함은 더욱

모든 이의 눈시울을 젖게 만들었다.

온 몸에 기계를 달고 있어야 하는 고통도 하루 하루 죽음으로

나아가는 고통도 또한 더욱 심해지던 육신의 고통도 다 벗어버리고

훨훨 하느님 나라로 날아가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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