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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타, 폴라리스Polaris

배소영 |2007.05.01 20:10
조회 84 |추천 1


 KangTa 1st.『Polaris』

 

-나는 H.O.T.에 미쳤었다. 진짜 그랬다. 지금도 너무 많이 좋다. 수많은 비공개 폴더들 중  "내 기억의 반" 폴더엔 H.O.T.사진들로, 특히 내 미적 감각의 기준이 되는 이쁜 안칠현 사진들로 터져나간다.  어른들이 보기에 고개를 절래절래 저을 소모적인 감정이라 해도, 나는 진짜 좋아했다. 그렇게 치부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그 사람이 눈 앞에 있든 가까이에 있든 모두 소중하고 귀한 감정이라고 생각하니까. 나 자신의 안위와 건강이 아니라 나와 혈연관계 하나 없는 사람에 대해 동정을, 연민을, 사랑을 느낀다는 것은 팬덤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고작 내가 초등학교 2학년 때 그네들이 데뷔했고, 노래방에 가서 동요 말고 부를 것이 없던 나를 사촌언니는 눈에 불을 켜는 팬덤(!!!)의 세계로 끌어들었으니, 그때가 시작이었다면 아마 우리 어머니께서는 눈물을 흘리실 듯. 나는 그것도 모르고 내 딸에게 팬클럽을 들어주었어! 하시면서.

 

-정말로 엄마는 클럽 H.O.T. 4기부터 6기까지 내게 팬클럽을 들어주었다. 그 뒤에는 가입하고 싶어도 가입할 수 없었던 것이 H.O.T.는 없어졌기 때문이다. 해체되었다는 끔찍한 말보다는 없어졌다, 라는 추상적인 표현이 안심이다. 나는 하늘이 무너져라 울었다. 그냥 가수가 아니라, 내게는 가족이었고 오빠였다. 내 기억의 반이라는 말이 무상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오래도록 좋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내 기억속에서만은 먼 사람이 아니라 손에 잡히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또 4년이 지나(세월은 무상하기 그지없다니-_ㅠ), 비록 예전과 같은 내 열기는 식었더라도. 나는 아직도 그네들을 좋아하고. 그네들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얼굴을 보는 순간. 10년이라는 시간은 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면 배가 따뜻해지기 시작한다. 눈 앞은 하얀 설탕가루들이 떨어지는 것처럼 포근해지고.

맨 처음 사촌언니의 꾐(!!!!)에 빠져 캔디를 달달 외우기 시작했던 차 안에서부터,  TV에 나오는 강타를 보면서 저거저거 많이 늙었는데, 피부관리 좀 받아야 되는 것 아니야, 라고 종알거리는 지금에까지.

 

-나는 강타를 정말로 좋아했다. 보통 그룹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한 명을 심하게 좋아하는 팬에게 너 개인팬이지, 하면서 굉장한 욕설을 퍼붓는다(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나는 결코 개인팬은 아니었다!!(구차한 변명-_-) 개인팬이라기엔 그네들을 다 너무 좋아했다. 다섯이 함께있는 모습이 좋았다. 또 그냥, 강타가 제일 좋았다. 비유를 들자면, 딱 내 남동생 삼고픈(.....) 으, 79년생 아저씨(...좀 있으면 서른, 아저씨 맞잖아...)에게 이게 무슨 말인지 싶으면서도, 어쨌든 18살 때의 강타를, 20대 초반까지의 그네의 사진을 요새도 살짝이 꺼내보면 그렇다. 이렇게 예쁠 수가 있나 싶다. 목소리처럼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 우리 멋지구리하고 능력 넘치는 토니씨는 딱 우리 남편-_- 삼으면 좋겠다, 싶으면서도 강타는 넌 아무리해도 내 동생이야! 라고 외치고 싶은. 이른바 모성본능인가보다. 살 안찌는 체질에 웬만한 여자는 울고 갈 이목구비. 아, 그리운 사람. 지금은 진짜 청년이 되었고 좀 있으면 아저씨가 될 테고 목소리는 더욱 감미로워진 대신 소년의 미성은 잃었지만. 그런 모습까지 사랑한다.

 

-그룹이 없어지고 나서 안 좋은 점을 경제적으로 따지자면 돈이 5배로 든다는 것이다. 농담이 아니다. CD와 DVD쇼핑에 들이는 돈이 만만치 않다. 옷을 안 사고라도 DVD나 CD는 꼭 돈 주고 사야 직성이 풀린다.  나는 CD를 사면 전 곡을 고루고루 듣는 것이 아니라 한 세 곡만 집중적으로 듣기 때문에 돈이 아깝다고 타박들을 때도 많다. 그래도 안 살 수는 없다. 아니 내가 과자 좀 안 사먹고 옷 좀 덜 사고 그 돈 탈탈 털어 CD 사는 데에야 누가 말려. 그래도 다섯명이서 번갈아 나오니까 골치아프다. 얼마전 장우혁 앨범사고 나니까 돈진짜 없더라. 물론 그전에 동방신기 CD A,B,C,D버젼을 다 사버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내 찬장에 고이 꽂혀 있는 그네들의 솔로앨범들. 아, 많이 자랐다. 정말 많이 자랐다. 특히 강타는 너무 많이 자랐다. 이제 아무도 그를 아이돌 출신이라고 말할 수가 없다. 나는 그가 이를 악물고 컸다는 것을 안다. 혼자 기획사에 남았다며 욕을 태반으로 들어먹으면서도 끝까지 기획사에 남아 제 음악을 키워나간 것을 안다. 뛰어난 성량과 목소리를 가졌는데도 아이돌 출신, 이라는 말 한마디에 가창력 있는 가수, 라는 얘기를 듣고자 목에 피까지 흘리며 연습했다는 것을 안다. 이제 그의 목소리는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아름다운 보석이 되어 반짝거린다.

 

-해체했을 땐 배신감을 느꼈다. 분명 227콘서트에선 오빠들만 믿으세요, 라고 했잖아! 기분 완전 웩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처음 데뷔했던 나이보다 더 나이를 먹으면서 알고, 느끼고, 배웠다. 5집을 낸 시점이 고작해야 스물 둘, 스물 하나, 스물이었다.  그 전부터 계속 정상이었다. 지금의 신화가 부럽고, 신화처럼 융통성있게 그룹을 유지하면서 개인 음악 활동을 했다면 팬들도 자기들도 행복했을텐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을 것을 안다. 그리고 감히 팬의 자리에서 용서할 수 있다. 227콘서트에서 한 공언이 엉망진창으로 망가졌다 해도, 그것이 너희들의 자존심을 지키는 길이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했다고. 막 스물을 넘긴 청년들(아직 소년티를 벗지못한 사람들)에게 자존심을 굽힐것을 요구하는 것은, 호랑이에게서 발톱을 다 빼앗는 것과 같은 잔인무도한 일일 테니까. 지금의 그들 나이에서 당시와 같은 일이 생겼다면 그들은 주저않고 타협하고 굽혀서 기획사와 그룹의 관계를 유지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어렸고, 용감했고, 또 당연히 그래야만 했을 것이다.

 

-폴라리스. 첫 솔로 앨범. 그는 분명 노래를 굉장히 잘하는 사람이었다. H.O.T.1집부터 그랬다. 지독하게 잘했다. 노래속 호흡까지 아름다웠다. 최근의 앨범들에선 창법까지 바뀌었다. 타고난 성량과 비음이 적당히 섞인 목소리는 소름끼치게 아름답고, 예전의 창법을 벗어던지고 새로 얻은 창법은 그의 목소리와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이상하게 1집이 가장 좋다면 욕심일까. 이왕 그룹이 없어진 바에야 모두가 잘 되는 것이 좋아, 라는 생각을 분명 하고 있음에도 그 어느 것도 바뀌지 않았으면 하는 욕심.

 

-1집은 불안하면서도 안정적이다. 예전의 창법은 그대로, 목소리는 맑고 비음은 거의 절제시켰다. 북극성이야말로 그의 목소리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노래라고 생각한다. 절정 부분에서 끝을 모르고 치닫는 맑다못해 청아하기까지한 목소리. 그는 이미 1집에서부터 자신은 H.O.T.를 벗어나야겠다고 강력하게 다짐해온 것이었다. 그것이 많은 팬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그에게서 등을 돌리고 욕을 하고 미워했지만 그는 꿋꿋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은 그런 그가 눈물이 날 정도로 대견하다.

 

-제목은 POLARIS, 강타의 솔로1집 제목으로 올렸지만 사실 이 글은 그네들을 회고하는 글에 가깝다. 나는 아직도 그들이 좋다. 그들이 그립다. 언젠가는 정말로 함께 앨범을 내어주었으면 싶다. 아직도 장우혁보다 춤을 잘 추는 사람은 보질 못했다. 장우혁이 추는 춤이야말로 그루브였다.  토니는 완전히 창법을 바꾸어 훌륭한 노래들을 많이 만들어 낸 데다가, 사업까지도 그 마수를-_- 뻗치고 있다. 확실히 다방면에 재재능이 있는 사람이다.  내년 2집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재원의 랩은 아직도 변하질 않았다. 게다가 그는 아직 어리다. 데뷔할 때 고작 16살이었으니까. 문희준은 분명 재능이 뛰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나이의 오만한 발언은 그를 네티즌들의 공공의 적으로 만들었고, 그를 식이장애까지 앓도록 했지만. 그래도, 나는 H.O.T.  시절부터 다섯명의 자작곡들 중 그가 작곡한 노래를 가장 좋아했다. 그가 작곡한 노래를 강타가 부르는 것을 가장 좋아했다. 오랜 시간을 함께 있었던 만큼 그들의 우정에는 변함이 없으리라 믿는다. 고작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치기로, 서로를 좀 더 생각하지 않은 탓으로 헤어졌대도, 이제야 나는 그 때의 그네들의 상황을 알 수 있었더래도. 지금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냥, 콘서트에서 약속한 대로 10년이고 20년이고 함께 하는 가수가 되겠다는 약속을 지켜주면 되는 것이다. 다섯 명의 목소리가 함께 있는 앨범을 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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