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낮술, 밤술 보다 강하다?
잠시 낮술을 했을 뿐인데도, 낮에 먹는 술이라 그런지 더 취한것 같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정말 적은 양의 술이라도 낮에 마시면 빨리 취하고 저녁에 마시면 그렇지 않은 것일까?
실험 쥐에게 알콜을 투여해 그때의 신체조직의 감수성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알코올에 반응하는 신체의 감수성을 알아본 것.몸 속 장기의 알콜 감수성은 저녁에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이는 감수성이 가장 낮은 시기에 비해 7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신체의 감수성에 비해 뇌의 감수성은 쥐의 활동기의 중간에서 후반 즉, 한밤중에서 새벽녘에 걸쳐 가장 높았다.
이 결과를 인간의 생활 패턴에 적용하면, 장기의 감수성이 고조되는 것은 아침이고 뇌의 감수성이 높아지는 것은 밤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같은 결과는 아침이나 낮의 술은 신체 장기에 영향을 주고, 밤의 술은 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하지만 전문의들은 이러한 결과로 '낮술이 밤술보다 더 취하게 한다'는 결론을 내리기엔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적은양 빠르게 마시는 낮술은 빨리 취하기도
알코올중독전문 다사랑광주병원 황인복 원장은 "술을 먹어 취한다는 개념은 개인에 따라 너무도 다르기때문에 누구나가 낮에 술을 먹는다고 해서 밤보다 더 취하진 않을 것이다"며 "술에 약한 사람은 당연히 낮술이라도 취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고 설명한다.
다만 이는 낮과 밤 차이 때문이 아니라 낮술을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을 마실 경우에 더 취한 느낌을 받을수 있다는 것. 이에 황인복 원장은 "술이 취하는 것은 알코올의 양과 섭취 속도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또한 낮술은 술을 자주 즐기는 사람들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금단 증상의 일종으로 술이 먹고 싶어지는데서 비롯된 현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황인복 원장에 따르면 만약 평소 술을 자주 즐기고, 새벽 늦게까지 마신 사람이라면 술 기운이 오랫동안 남아있는데, 낮동안 술기운이 떨어진 뒤에는 신경이 불안정해 지면서 자신도 모르게 술을 더 원하게 된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완전히 배설된 후에도 신체 행동기능은 24∼48시간까지 떨어진다.
전날 밤 늦게까지 마신 술은 다음날 오전까지 체내에서 완전히 배출되지 않는다.
이에 반주를 즐기는 것은 하루 종일 음주 상태로 근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
◇낮술, 작업 재해 위험성 높아진다
낮은 건전한 업무와 노동을 하고 있을 시간, 이때 마시는 술은 중요한 작업이나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최근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경기·전라도 지역의 건설업과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 700명을 대상으로 한 ‘음주와 산업재해에 관한 실태분석’ 결과 작업장에서 음주로 인해 재해를 경험한 사람이 33.1%에 이른다.
또한 전체 응답자의 16.5%는 음주로 인해 불량품을 생산하는 등 작업 실패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음주로 인해 작업 과정에서의 실패 가능성보다 산업 재해로 이어질 확률이 훨씬 높은 것을 뜻한다.
이처럼 작업 중 낮술은 잠시의 피로를 잊게 하지만 판단력과 행동에 지장을 줘 작업장 안전사고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해야 한다.
황인복 원장은 "낮술로 인해 작업에 지장을 줄수 있으며 업무 판단력을 떨어지게 하고 반사신경이 무뎌져 외부의 위험에 대처하기가 어렵게 된다”고 경고한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병원 정신과 정영철 교수는 "낮술의 취한 정도에 따라 정확한 의학적 결과가 미흡한 실정이지만, 똑같은 양이라도 낮에 먹는 술에 뇌반응이 달라질 수 있다"며 “낮 동안 신진대사가 활발하기 때문에 알코올의 흡수정도도 빠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정 교수는 “특히 술에 잘 취하는 사람들은 낮에 먹는 술을 더욱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더욱이 낮술까지 권하는 반주 문화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