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작년 중순쯤인가, 링크를 통해 뉴스를 하나 봤다. 이른바 '훈남'에 대해 나온 기사였다.
훈남이 무엇인고 하니, '훈훈한 남자'의 줄임말로서, 얼굴은 평범해도 마음씨 착하고 자기 맡은 일에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남자들을 일컫는 말이라는 것이다(아래 사진을 보면 감이 올듯).
순간 본인, 속으로 생각했다.
'장동건, 원빈, 조인성같은 사람들을 부르는 말이야 꽃미남, 얼짱, 조각상 기타등등 절라 많지 않은가 말이다. 얼굴 좀 못생겨도 열심히 살아가는, 그런 사람들을 위한 단어도 하나 정도는 있어야 한다. 희망이 보인다! 21세기는 훈남의 시대다! 우와하하하!'
2.
며칠전 목적없이 인터넷을 싸돌아다니다가 제목이 '훈남 XXX' 으로 되어있는 글을 무심코 클릭하게 되었다. 근데 이게 왠걸, 성격좋은 동네형이나 털털한 아저씨 스타일(이를테면 영화배우 류승범씨나 황정민씨 정도)의 외모를 생각하고 좌클릭을 감행했던 나는 흔히 얘기하는 이른바 '조각상' 의 얼굴이 모니터에 떡하니 나오는 것을 보며 백스페이스키를 씁쓸하게 누지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훈남이다. 왜, 꼽냐?
마음을 가라앉히고 부들부들 떨리는 오른손을 진정시킨 뒤 밀려오는 후폭풍을 최대한으루다가 누그러뜨렸다. 멍한 공황상태에서 벗어나 화장실에 있는 거울을 보았을 때 본인,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심연과 같은 한마디를 기어코 내뱉고야 말았던 것이다.
'시바...'
3.
여기 얼굴 잘생긴 완벽 꽃미남 A와, 좀 못생겨도 늘 성실하게 살고 마음씨 착한 훈남 B가 있다. 솔직히 대부분의 사람들은 A가 되고싶어 한다. 하지만 여러분, A를 동경할 수는 있어도, 존경할 수 있을까? 단지 좋은 유전자 타고났다는 이유만으로 그가 존경받을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위인전을 보라. 꽃미남이 있던가?
물론 외모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인간 본연의 삶보다 우위에 있고 오히려 그것을 억압한다면 분명 잘못된 것일게다. 브라운관에 있는 가상의 인물을 보며 부러워하기만 하고 평범한 자신을 미워하기만 한다면 그것만큼 못난이가 어디있을까.
우리들은 누군가의 무한한 사랑을 받는 아들, 딸들이다. 이렇게 소중한 존재가 단지 '겉모습이 별로이기 때문에' 손가락질받는 일이 있어선 안될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나중에 되돌아보았을 때 부끄럼 한점 없는 우리의 삶의 과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들 각자의 삶을 '훈훈하게' 꾸려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잘생긴 사람보단 멋진 사람이, 예쁜 사람보단 아름다운 사람이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