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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내가 다 채워줄 수 없는 그런 사람

김지예 |2007.05.22 19:36
조회 29 |추천 0


 나.. 너처럼 말하는 여자를 봤어.
 사실은 주말에 누가 소개를 해줘서 만났는데 이야기하는 동안은 너랑 닮았단 생각을 못했어. 모습이 워낙 다르니까.. 

 그냥 나쁘지 않다. 생각했었구, 
 착한거 같다. 소탈한거 같다. 생각했었구,
 근데 집으로 오는길에 그 사람이 그러더라. 아마 할말이 없어서 무심코 그랬겠지.

- "달이 떴네요."

 그리곤 자기는 손톱을 또각 잘라놓은거 같은 저런 달은 싫다고, 둥그렇게 다 차오른 달이 좋다고..
 그냥 한말이었겠지만, 뭐..
 그리고 난 사실 달모양 같은 것엔 관심도 없지만, 그 말.. 그리고  그 순간 그 여자의 눈빛 같은 것들이 니가 했던 것과 너무 똑같아서 난 놀라서 물어봤어.

- "왜요.? 초승달은 왜 싫은데요.? 혹시 무슨 이유라도 있어요.?"

 순간 내가 너무 심각했는지, 그 사람은 나를 멀뚱히 한번 보더니 자 기도 진지하게 대답해주더라.
 어렸을 때 집이 엄청 가난했었다고,
 그 때는 말랐다는 소리가 욕처럼 들렸다고,
 그래서 그 때부터 초승달, 겨울나무 그런거 다 싫어했었고,
 아직도 보름달. 여름나무 그렇게 풍성한게 좋다고,

 그렇게 말하는 그 사람 보면서 나도 모르게 한발 물러섰던거 같애.
 '아.. 이 사람도 결국 내가 다 채워줄 수 없는 그런 사람 이겠구나.'



 달이 뜬 밤, 저녁을 먹고 나오던 길 -
 아마 내가 운동을 해야겠다고 말했었고, 그러자 니가 그랬었지. 살빼지 말라고, 마른 남자 싫다고.. 

- "나는 보름달이 좋고, 배가 푹신푹신한 니가 좋아. 앙상한거, 마른거, 혼자인거, 다 싫어."

 그 때의 니 표정.. 

 끝도 없는 외로움을 가진 사람,
 문득 문득 배고픈 아이같은 얼굴을 하는사람,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게 어떤 일인지 난 기억해.
 힘들고, 속상하고, 그리고 때론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서 미칠거 같은 일.
 채울 수 없는 무엇이 있어서 자꾸만, 자꾸만, 더, 더.. 

 아무리 사랑한다 말해도 당장 곁에 없으면 견디질 못하던 너,
 당장 달려가지 않으면 나를 너무 원망했던,
 내가 가지 않으면 누구라도 기어이 옆에 두려했던 너,



 '요즘엔 또 누구를 만난다더라.' 사람들의 가벼운 입에 한번씩 니  소식이 들려올 때면 난 생각해. 

 '넌 아직도 외롭구나. 아직도 더, 더, 자꾸만, 자꾸만..'

 이해할 수가 없어서 미워하게 됐던 너를, 난 이제야 진심으로 걱정하는거 같아.
 

 이제 그만 외로우라고, 잘 살라고..



 사랑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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