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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박스의 실체..... (꽤길다)

조병호 |2007.05.24 22:55
조회 52 |추천 0

블랙박스]
비행기 추락사고와 같은 대형 참사의 특징은 사고를 일으킨 실체가 거의 소멸돼버려 좀처럼 원인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산산히 부서진 잔해 속에서 사고의 원인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블랙박스다. 커다란 충격이나 화재 속에서도 유일하게 손상되지 않고 사고 직전의 비행기 상황을 알려주는 장치다.

 

 비행기 사고현장에서 가장 먼저 서둘러야 할 일은 인명구조작업, 그리고 블랙박스의 회수다. 기체가 산산조각이 난 상황에서 블랙박스를 어떻게 발견할 수 있을까. 우선 비행기 꼬리 부분을 뒤져야 한다. 블랙박스는 대부분 비행기 꼬리 밑부분에 설치된다. 비행기가 추락할 때 가장 충격을 적게 받는 부위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박스를 찾는다. 일반적으로 블랙박스란 말은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주는 '비밀의 열쇠'라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래서 흔히 블랙박스는 검게 하지만 비행기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검은색이 아니다. 사고 현장에서 검은색 상자가 다른 파편들과 뒤섞였을 때 좀처럼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블랙박스는 형광을 입힌 오렌지색으로 칠해져 있다.
만일 비행기가 바다나 호수 속에 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깊은 물 속에서 육안으로 블랙박스를 찾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주파수탐지기가 동원된다.
블랙박스 손잡이 옆에는 주파수 발신장치가 설치돼 있다.

만일 이 장치에 물이 접촉하면 내부에서 화학반응이 일어나 고유의 비상용 주파수(37.5kHz)가 30일간 발신된다.블랙박스가 쉽게 발견됐다 해도 추락할 때의 충격이나 화재로 인해 내부가 손상을 입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블랙박스의 외형은 땅에 떨어지는 순간(6.5m초, 1m초=1/1000초) 자기 무게의 3천4백배를 감당하고, 1천1백℃에서 30분간 견디는 특수 재질로 만들어졌다. 이 정도면 6천m 바닷속에서도 30일을 버틸 수 있다. 자체 배터리 수명은 6년 이다.

-조종실 음성녹음장치- 영원히 도는 30분-

블랙박스를 전문적인 항공용어로 표현하면 조종실음성녹음장치(CVR, Cockpit Voice Recorder)와 비행자료 기록장치(FDR, Flight Data Recorder)로 구분할 수 있다. 즉 비행기에 설치된 블랙박스는 2개다.

CVR의 핵심 기능은 조종실에서 발생하는 모든 소리를 저장하는 일이다. 기장, 부기장, 항법사(기관사), 그리고 조종실 내의 소음이 4개의 채널을 통해 각각 기록된다. 각 채널을 구분하는 이유는 사고 당시 누구의 음성이 녹음된 것인지 금방 알기 위해서다. 조종사들 간의 대화나 혼잣말, 그리고 관제탑과의 교신 내용이 저장된다. 또한 엔진 소음이나 기타 기계 소리도 저장되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 소리를 듣고 사고가 일어날 당시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일정한 시간마다 아날로그 신호값을 모으고 이를 2진 형태(0과 1)로 변환시킨 디지털형이 주로 사용된다. 디지털형은 모든 물리량을 2진수로 정확하게 저장하기 때문에 기록을 복원할 때 깨끗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전원이 끊기지 않는 이상 테이프가 계속 돌아가기 때문에 사고직전 조종실의 긴박한 상황을 생생히 전달한다. 대체로 가로 12.4cm, 세로 19.3cm, 길이 32cm 정도 크기의 직육면체 상자에 담겨 있다. 미국의 경우 CVR은 1967년 7월부터 민간항공기에 의무적으로 설치돼 왔다. 최근에는 테이프 대신 컴퓨터 메모리칩을 사용함으로써 녹음 시간을 2시간 이상 대폭 연장한 것도 있다.

블랙박스 FDR(1)은 FDAU(2)로부터 일부 중요한 데이터를 전달받는다.
엔진이 언제부터 어느 정도로 과열됐는지, 조종사가 랜딩기어를 어느 지점에서 내렸는지, 뒷날개 꼬리 각도는 얼마였는지,조종사가 자동 장치로 운행했는지와 같이 사고 원인을 알려주는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하는 데이터를 기록한다.
흔히 사용되는 기록장치는 디지털 형태로 저장되는 테이프형이다. 수십분의 1초 수준에서 각종 데이터를 기록하며, 25시간이 지나면 앞의 내용을 자동으로 지우고 새로운 내용을 다시 저장한다.
대체로 가로 12.4cm, 세로 19.3cm, 길이 49.8cm의 직육면체 상자에 담겨있다.
미국의 경우 1958년 7월부터 민간항공기에 의무적으로 설치돼 왔다. 최근에는 테이프 대신 컴퓨터 메모리칩을 이용해 데이터 종류와 저장 시간을 늘리고 있다.

(1) FDR은 비행기 내의 모든 데이터가 수록되는 항공통합데이터시스템인 에이즈(AIDS, Aircraft Intergrafted Data System)의 일부다.
에이즈는 크게 비행데이터등록계기판(FDEP, Flight Data Entry Panel), 3축가속도계(Three axis accelerometer), 비행데이터습득장치(FDAU, Flight Data Acquisition Unit), 그리고 FDR로 구성된다. 정상적인 비행을 마쳤을 때 항공사는 에이즈에 저장된 모든 데이터를 일상적으로 점검한다.(2) FDEP는 조종실 내에 장치돼 있다. 비행을 시작하기 전 승무원이 비행날짜, 항공회사 식별기호, 비행편명, 이륙할 때 비행기에 가해지는 무게 등을 기록한다. 3축가속도계는 기체 중심부에 부착돼 있다. 상하방향의 수직축, 전후방향의 세로축, 그리고 좌우방향의 가로축을 따라 비행기가 어떤 가속도로 움직이는지를 기록한다. FEDP와 3축가속도계에 기록된 데이터는 FDAU로 전달된다.
이외에도 FDAU는 비행기 곳곳에 설치된 대부분의 기계 장치들과 센서로 연결돼 있어 실질적으로 비행기의 상황을 종합적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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