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존경 받는 대통령, 4번이나 연임을 한 대통령, 대공황에 빠져 있던 미국을 구한 대통령, 소아마비 때문에 다리를 저는 대통령… 누구일까? 바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다. 1933년 3월 4일,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1500만 명의 실업자, 최악의 경제 위기 속에서 대통령에 취임한다. 은행 및 금융기관의 파산은 국민 사이에 많은 공포심을 유발시켰고, 이것은 더 많은 은행의 도산으로 이어졌다. 이렇게 우울한 상황에서 그는 현실적인 확신과 낙관주의를 발산하며 취임했다. 그는 “우리가 가장 두려워할 것은 바로 두려움 그 자체입니다. 막연하고 이유도 없고 정당하지도 않는 두려움입니다.”라는 유명한 취임연설을 한다. 그리고 도탄에 빠진 미국인들에게 희망을 주면서 공황을 극복한다.
그는 콜럼비아 대학 법대를 수학한 뒤 변호사로 월스트리트에서 경력을 시작한다. 다른 변호사들이 원치 않는 사건, 수임료 낮은 사건, 빈민을 위한 무료 법률상담을 주로 하면서 경력을 쌓았고 뉴욕주 상원의원을 거쳐 1912년 우드로 윌슨을 대통령 후보로 지지하면서 기반을 굳힌다. 그의 리더십을 살펴보자.
첫째, 그는 대인관계의 귀재이다. 그의 사람 다루는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타고난 성품에 젊은 시절부터 다양한 사람을 상대했기 때문이다. 그는 군인, 관료, 노동조합, 사병 간의 갈등을 부드럽게 조율해 나감으로서 많은 문제를 해결한다. 업자와의 결탁에 의한 입찰과 가격 담합 문제도 해결한다. 또 적을 만들기 보다는 경쟁자를 배려하고 참여시킴으로서 적군을 아군으로 만드는 능력이 있었다. 그가 뉴욕 주지사 취임 연설에서 “오늘은 새로운 주지사 취임보다는 오히려 8년간 지도자 역을 맡았던 주지사의 임기가 만료되는 날입니다.” 라는 말로 전임 주지사를 위로하고 격려함으로서 많은 사람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리더 혼자 모두를 끌고 갈 수는 없다. 모두를 함께 끌고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역할을 정확히 알고 충실해야 한다. 계층이나 빈부의 차이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의 말이다.
둘째, 현명한 주변 인물의 도움을 받았다. 리더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그 보다는 그가 어떤 사람을 주변에 두는지, 그 사람으로부터 어떤 도움을 받는 지가 더 중요하다. 그의 가장 큰 재산은 부인인 엘리너 루스벨트이다. 소아마비에 걸려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고 생각한 그를 다시 격려해 일으켜 세운 것은 바로 부인이다. 그의 보좌관 루이스 하우 (Louis Howe)는 최고의 2인자로 손꼽힌다. 효과적으로 일을 수행하기로도 유명한 사람이다. 루스벨트 리더십의 상당 부분은 그 때문이다. 그와는 1936년 그가 세상을 떠날 때까지 굳건한 관계를 유지한다. 리더 주변 인물을 살펴보면 그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셋째, 다양한 경험과 경력이다. 하루 아침에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람은 없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사람을 만나면서 멋진 리더로 성장을 하는 것이다. 그는 변호사를 하면서 무료 변론 등을 한다. 상원의원을 거쳐 해군 차관보를 하는데 이 직책은 전국적인 범위의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그는 이를 배움의 장소이자 도약의 기점으로 활용한다. 또 두 번의 주지사를 거치면서 재조림 사업, 주정부 지원 노후연금과 실업보험, 노동 관계법 제정, 전력부문 공공개발 등 진보적인 법안을 관철시킨다. 그러면서 그는 성장한다. 그가 불황을 극복한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그는 늘 불황과 연계된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고자 브레인 트러스트(Brain Trust)란 모임을 만들었다. 어려운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컬럼비아 대학 교수들과 공동으로 아이디어를 내는 모임이다. 이런 모임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나중에 현실화 되었고 참여자 중 많은 이들은 실제 뉴딜정책을 수립하고 기획하는데 일익을 담당한다.
넷째, 국민들에게도 요구할 것은 확실히 요구했다. 리더가 빠지기 쉬운 가장 큰 유혹은 인기 있는 리더가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할 얘기도 하지 않고 싫은 소리는 더더욱 하지 않는다. 하지만 루스벨트는 늘 여러 가지 것을 국민에게 요구했다. 1943년 전쟁 중에 광부와 석탄개발 회사 사이의 분쟁으로 파업이 일어나자 일어나자 광산의 통제권을 정부가 빼앗는다. 그리고 노변담화에서 강하게 얘기한다. “우리는 전쟁 중에 있습니다. 여러분의 자녀는 군인으로 외국에 나가 있습니다…(중략)... 탄광 작업을 그만 둔 모든 광부는 그의 동기가 아무리 진실하다 해도, 자신의 불만이 정당하다고 믿더라도, 여러분 모두가 우리의 전쟁 노력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을 저는 분명히 말하고자 합니다. 파업을 바로 중단하십시오…”
다섯 째, 그는 국민들에게 희망과 에너지를 준다. 입을 열 때마다 국민들에게 고통과 갈등을 선물하는 리더가 있다. 그런 리더는 가만히 있는 게 도와주는 것이다. 그는 타고난 에너자이저이다. 늘 사람들에게 희망을 선물했다. 그는 낙천주의를 주변에 전염시키는 재주를 갖고 있다. 그가 하는 말은 언제나 희망을 담고 있다. 하지만 그것을 정당화할 수 있는 증거와 현실에 근거했기 때문에 공허하지 않다. 그는 가능한 긍정적으로 설명하려 했지만 환상에 빠지지는 않았다. 은행위기에 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있는 그대로 털어 놓았고, 긍정적인 내용이 부정적인 내용을 압도할 수 있게 했다.
여섯 째, 그는 국민 설득에도 남다른 재주를 갖고 있다. 당시 고립주의를 택하고 있던 미국은 전쟁으로 어려움에 빠진 영국을 돕기 위해 무기를 대여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여론은 왜 쓸데없는데 돈을 쓰느냐며 시끄러웠다. 그 때 그는 이렇게 얘기함으로서 여론을 잠재웠다. “이웃집에 불이 났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나에겐 150미터 길이의 이을 수 있는 호스가 있습니다. 그 사람에게 이 호스가 있다면 소화전에 연결하여 불을 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봐요, 15달러짜리니까 당신도 내게 돈을 내시오’ 라고 말하겠습니까? 어떤 게 최선일까요? 저는 15달러를 받고 싶지 않습니다. 단지 불을 끈 후에 호스만을 돌려 받고 싶습니다. 호스가 무사하다면 최선이겠지만 안 그래도 할 수 없지요…그런데 만약 이웃에게 호스를 빌려주지 않고 그 집이 불타버린다면 어떻게 할까요? 그게 여러분이 원하는 것입니까?”
그 덕분에 미국은 대공황을 극복한다. 그리고 계속 재선에 성공해 마침내 4선 대통령을 하기에 이른다. 당시 전쟁이 벌어졌고 전쟁 승리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국민의 신뢰는 계속되었기 때문이다. 전례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나이 들고 병든 지도자에게 그것은 엄청난 희생을 요구하는 일이었다. 1945년 4월 12일 그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던 중 뇌일혈로 생을 마감한다. 그의 나이 겨우 63때이다. 그는 가장 위대한 지도자, 현대 미국의 틀을 만들어 놓았던 인물로 손꼽힌다.
출 처 : 리더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