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있노라면 - 최 지 민 -
걸어온다
투벅투벅 축 늘어진 걸음으로
무엇을?...
말을, 언어를
누가?...
사랑이라는 뜨거운 태양의
울타리안에서 부글부글 끓고있는
그대들이
누구에게?...
나에게
어떤 내용을?...
사랑에 관한,
이 세상에 널린 잡다구래한
이야기들을
적어도,
그대들한테만큼은 그대들의 연애사(史)는
절대 잡다구래한 이야기일 수 없는
이야기들을
사랑이란 뜨거운 태양속 마그마들의
부둥킴과 충돌로 인해
끓어오르는 불똥들이
나에게로 튀겨온다
듣고있노라면
억장이 무너진다
그대들의 연애상황을
그대들의 사랑싸움에서
태어난 크고작은 한 맺힌
응어리들을
제삼자인 나에게로
걸어온다
제삼자인 나에게로
늘어놓는다
듣고있노라면
뜨거우리만큼 뜨거운
땡볕아래 서 있는
땅속에 뿌리박혀
움직이지 못하고
온 몸으로 태양빛을 쬐고 있는
고목처럼
듣고있노라면,
나의 마음은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