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모 인터넷 사이트에서 연재돼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을 모태로 한 . 이미 를 통해 많이 먹지만 또 맛있게 먹기로 유명한 이하나가 이번에도 먹는 것에 목숨 잘 거는 메리를, 에서 누나들의 영원한 로망을 충족시켰던 지현우가 푸석푸석한 레게 머리에 당최 비전 안보이는 무협소설가 대구를 맡았다. 2주가 방송된 지금까지 옆집 의 돈 열풍에 밀려 시청률은 저조하나, 참 묻히기 아깝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은 보는 내내 유쾌, 상쾌, 통쾌하다.
각색의 승리
의 김인영 작가가 의 다소 초라한 성적표에 독기를 품었는지 은 대사나 인물설정, 사건 정황을 깔끔하게 처리하며 드라마 재미의 바탕을 이룬다. 특히 원작의 하릴없는 메리(이하나)에게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게하면서 이땅의 꿈많은 젊은이로 재탄생시키며 입체감을 준 것은 가장 탁월한 선택이었다. 원작의 무능력하고 매력없는 백조가, 좌절하더라도 오뚝이처럼 도전하는 꿈이 있는 청년 정신의 대변자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특히 원작의 만화적 상상력을 원작 이상으로 재현해 만의 독특함을 만들고 있다.
지현우의 발견
특히 은 지현우의 재발견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간 드라마에서 멋지지만 다소 평면적이고 전형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던 지현우는 이번 드라마에서 대구를 만났다. (원작에서는 시종일관 ‘대구빡’이다ㅎ) 팔리지 않는 무협소설 작가인 대구는 시종일관 통통 튀면서 메리의 매력을 압도한다. 비쭉 솟은 레게 머리에, 마시마로처럼 쭈욱 늘어진 눈은 사흘 굶은 걸신의 표정이나(메리와의 사발면 격투신), 짜장면을 앞에둔 공원 격투신에서 더욱 빛난다. 특히 첫 주 바람부는 하늘을 향해 “비!”를 외치거나 퍼붓는 비속에서 “이제 그만!”을 외칠 때의 남다른 포스는 지현우가 예전과 달려졌음을 확실하게 보여주며, 에서 지현우의 가치를 보여준다.
이 반가운 이유
최근 드라마는 나이가 많아졌다. 중학생 대 때 대학문화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 이나 같은 대학생 때 어딘가에 저런 곳이 꼭 있을것이라는 기대를 품게 한 같은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다. 청년이 사라진 TV, 더 정확히 말하면 꿈을 향해 도전하는 청년이 사라진 TV에서 메리와 대구의 존재는 반갑다.
메리는 연인을 기다리는 3년 동안 오디션에 수십 번도 더 떨어졌지만 뮤지컬 배우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3년 동안 달라진 게 없다”며 한심해 하는 옛 연인에게도 “보이진 않지만 내 안에 뭔가가 이만큼 컸을 거다”고 당당하게 말한다.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기는 대구도 마찬가지. 팔리지 않는 무협소설 덕에 자신의 책을 내준 선배를 망하게 하고만 그런 한심한 작가지만, 그는 깨어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집필 활동을 위한 영감 얻기에 골몰한다. 꿈에서 본 장면이 기가 막히게 멋진 장면이라며, 확성기 소리에 깬 잠을 다시 청하고, 영감이 떠오를 때마다 수중에 있지도 않은 “볼펜,볼펜”을 찾으며 아이디어 찾기에 열심이다.
특히 이 드라마가 더 반가운 이유는, 인간에게 꿈이라는 이상 못지않게 먹고 사는 실존의 문제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메리는 계란 장수 아저씨의 테이프 녹음 알바를 수시로 업그레이드하며 알바를 뛰고, 무명 가수의 코러스 자리도 마다하지 않는다. 꿈도 중요하지만 생계 또한 중요함을, 또 그렇다고 생계를 위해 꿈을 포기하지도 않음을 메리와 대구는 보여줄 생각인가보다. 슈퍼 알바자리를 둔 1차전은 메리의 승리로 돌아갔지만 다음 대결에선 누가 웃을지 알 수 없다. 앞으로 이 두 청년 백수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그들의 꿈을 좇고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