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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시외버스그녀

이경식 |2007.06.03 22:41
조회 129 |추천 0

  어제 작은사고가 있었다.

 

울산에서 부산으로 향하던도중에 바퀴로 돌을 밟아서 타이어가 찢

 

어지는 변을 당한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차에

 

아무도구도 실려있지 않았다. ㅜ,.ㅡ;;

 

  보험회사에 연락해서 긴급수리를 받고 이래저래 부산에 외갓댁 까

 

지 갔다. 외갓댁에서 대게를 엄청 먹었다.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지 몰라도 한 15마리정도 혼자 먹은듯하다

 

그리고 대충 정리를하고, 마산집까지는 나먼저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다. 샤워를하고 옷을 정돈하고 다시금말끔한 기분으로 버스에

 

올랐다. 사상시외버스 터미널이 이상한 아울렛으로 변해 있어서

 

버스승강장을 찾느라고 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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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가 예상외로 혼잡했다. 나는 운좋게도 좋은자리를 차지하고 앉

 

을수있었는데, 평소에는 창원행 버스는 인터벌이 짧아서 별로 혼잡

 

할 이유가 없는데, 어제는 사람들이 계속 오르는것을보니, 행여나

 

좌석이 다찰것같은예감이 들었다. (이런예감이 들었을경우, 나는또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되는것은 물론이며..)

 

이윽고 좌석이 거의다 들어차고 내옆자리를 포함해서 6-7좌석이 남

 

았을타이밍에 왠 앳된처자가 짐을 많이 들고 버스를 올랐다.

 

짧은치마에, 검은색망사스타킹, 상의는 상체가 많이 드러나는

 

티셔츠를 입고있었다. (매우 부담스러운 의상이 아닐수가 없었다.)

 

나는 짐짓 신경안쓰는채 창밖을 주시하고있었다. (사실은 독자여러

 

분에게 밝히는거지만 창밖을 주시하면 차량 실내의 빛때문에 자연

 

스럽게 내부의 모습은 비춰지기 때문에 나는 그녀의 표정하나하나

 

까지 다보고 있었다.. 즈질이라 ㅈㅅ)

 

그녀는 안절부절하는 표정을 짓더니 내옆자리에 다소곳이 앉았다.

 

나는 뇌속의 아드레날린과 도파민이 연속적으로 분출하며, 그녀의

 

센슈얼한 향수향기에(놀랍게도 내가 향을 똑똑히 기억할수밖에

 

없는 그향기 "모스키노 아이러브러브" -_-) 여러가지 혼란을겪고

 

있었다. 이윽고 버스는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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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까지는 1시간도 채 걸리지않는다. 그저 옆에 앉은 어느 아리따

 

운 망사스타킹에 짧은 치마 입은 아가씨로 그녀는 내기억에 남으리

 

라.. 나는 그냥 그렇게만 생각하고있었다. 차가 20분여를 달렸을무

 

렵, 나는 무심결에 엠피쓰리 곡을 바꾸려고 가방에서 엠피쓰리를 꺼

 

내다가 우연히 그녀쪽을 보게 되었다. 그러다가 결국 보고 말았다.

 

그녀가 졸고있었다.... 나는 다시금 아드레날린의 분출을 느끼며

 

마음속으로 버스기사에게 강렬한 우회전을 요구했다.! 우회전 하란

 

말이야 우회전.. 우회전..

 

그녀는 쉽게 쓰러지지않았다. 그녀는 중심을 유지하며, 또 졸음과

 

싸우며 무던히 애를 쓰고 있었던것이다. 나는 마음속으로 신보살님

 

께기도를 하며 ㅋㅋ 버스기사에게 암묵적인 드리프트요구를 계속

 

적으로 하고 있었다.

 

장유로 빠지는 도로에서, 버스는 강렬한 우회전을 작렬 시키고야

 

말았다. 나는 침착히 대처 했다. 그리고 그녀는 진짜 거짓말처럼

 

내어깨로 넘어와서 어깨에 기대고 있었다. (잠을깨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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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멋진 일이 (바라마지않던일이) 일어났지만, 나는 도무지

 

좋지가 않았다. 생각을해보면, 이대로 그녀가 깰경우, 우리는 여러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나는왜 그녀가 처음기댔을때 깨우지 않았으

 

며, 그녀도 자신이 아무한테나 기대는 이상한 사람이라고 자책할것

 

이분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막으려고 나는 최대한 그녀

 

가깨지 않도록 노력했다. 참으로 고문이 아닐수가 없었다. 숨도 제

 

대로 쉬지못하고(물론 그녀의 향기 때문에 그런것도 있지만ㅋㅋ)

 

몸은 미동도 할수없었으며, 등은 어느새 흥건한 땀이 배어져 있었

 

다. 버스가 또한번의 강렬한 우회전 드리프트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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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거진반 내쪽으로 몸이 와버렸다. 그리고 자세가 많이 무너져

 

서 나보다 많이 낮은자세가 되어있었다. 그녀는; 상체가 많이 파인

 

옷을 입고있었는데, 그녀쪽으로 약간 고개를 돌리는순간 나는 기절

 

할뻔했다 -_-;; 속으로 "이건 범죄야" "이건 범죄야" 를 되뇌 었다.

 

그녀의 기울인 자세와 양팔이 기울어지며 상체를 모으는 자세 이것

 

들이 복합적으로 .. 어떠한 야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던것이다.

 

(내 표현력으로는 여기까지....)

 

나는 이제 벼랑끝에 몰리고말았다. 이대로 그녀가 깰경우 나는 아무

 

것도 잘못한건 없지만, 파렴치한이 될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나는 울며 겨자먹기로 우회전이 아닌 강렬한 좌회전을 기대하는수

 

밖에 다른수가 없었다. 하지만 버스는 자꾸만 우회전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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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퐁스 도데의 "별"을 생각했다. 그때의 목동의 마음이 감정이입되

 

면서, 내가 목동이 된듯한 야릇한 기분이들었다. 그럼 옆에 있는사

 

람은 아랫마을 공주 -_-?? 어쨌든 참으로 곤혹스러운 한시간이었

 

다.

 

버스는 도착하고, 그녀가 깼다. 그녀가 깰때의 내표정을 누군가가

 

봤더라면 아마 웃겨서 기절했으리라.. 나는 5월인데도 에어컨이 빵

 

빵하게 나오던 그 버스 안에서, 땀을 뻘뻘흘리며, 미안한 표정을 짓

 

고있었던것이다. 그녀는 한동안 당황해 하더니 옷매무새를 다듬었

 

다 (특히 나를 자꾸 시험에 들게했던 상체의 파인부분 -_-)

 

그리고는 내게, 미안한듯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버스에서 내렸다.

 

(물론 나도 같이 내렸다.)

 

나는 떠올렸다. 여기서 작업을 걸려면! "많이 피곤하신가봐요" 라고

 

한마디 던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좋았어.. 나는 말을 걸어보기로

 

작정했다. 열심히 그녀를 뒤쫒았다. 그녀는 짐이 많아서 그런지

 

걷는속도가 그리 빠르지 못했다.

 

나는 여유있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냥 지나쳤다. 내게 버스에서 기댔다는걸 빌미로 이야기를 걸만할

 

용기는 없었다. 나는 그녀를 그냥 지나치고 말았다.

 

그리고는 댓거리로 가는 버스를 기다려서 108번에 올라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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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을 더하자면, 그녀도 나와같은 108번을 탔다는것과, 나와 같이

 

경남대학교에서 내렸다는점, 학교근처로 걸어올라갔다는점,

 

그렇다. 우리학교 학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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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서는 네가지

 

검은색 망사스타킹

 

호피무늬 짧은치마

 

모스키노 아이러브러브

 

상체가 파인옷 -_-;;

 

그녀 이번에 찾으면 말걸테다

 

14000분의1; 확률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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