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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Secret Sunshine...

최정은 |2007.06.10 00:47
조회 36 |추천 0


 

"기회가 되면 한번 봐야겠다.." 했던 영화였는데..

전도연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는걸 듣고

"꼭 봐야지." 로 마음이 바뀌었다.

 

얼마나 괜찮은 영화길래...

 

한국영화에 별로 관대하지 못한 탓에

초반부터 단단히 까다로운 시선으로 봤던 것 같다.

게다가 부쩍 활개를 치는 스포일러 덕분에

두번째 보는 느낌까지 들었으니...

(나는 스포일러는 되고 싶지 않은데...ㅡㅡ;)

 

아무도 알아보는 사람이 없는 낯선 도시에

그저 '살러' 온 여자. 이신애.

죽은 남편이 다른 여자와 바람을 피웠든 안 피웠든...

그저 불현듯이.. 도망치듯이.. 그렇게 왔을. 그녀.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나름 굳은 마음으로

그렇게 살고싶었을거다.

이방인처럼 겉도는게 아니라..

낯선 사람들과도 하루빨리 어울리고..

하나뿐인 아들도 강하고 든든하게 잘 키우고 싶었고..

부족해보이지 않게...

정말 '잘'살고 싶었을거다.

 

그런데 이런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그녀를 지탱하던 그 아들을... 빼앗겨버렸다.

잘 살고싶었을 뿐인데... 노력했을 뿐인데...

 

- 왜 그랬을까요...?-

-.....? -

- 그 사람이 내 옆을 지나갈때...

   갈기갈기 찢어죽여도 모자른데...

   왜.. 바보같이 피했을까요..? -

 

남편 죽이고 자식까지 죽인 년이라는 소리를 들을 때도..

그녀는 그저 주저앉아서

그렇게 무너져있을 뿐이었다.

 

그때 만난 하나님은 그런 그녀에게는 구원이고 축복이었다.

모든 것이 '주님의 뜻'이기 때문에 감사했고.

다시 태어난 기분으로... 연애하는 설레임으로..

행복하다고 했다.

 

그렇지만... 아들의 그늘에서까지 벗어날 수는 없었다.

순간순간 터져나오는 눈물을 기도로 누르고

아들이 돌아온 것만 같은 착각속에서 절망했다.

 

- 미안하다면다야?

  사람 죽여놓고 미안하다면 다야? -

 

그랬다.

그녀는 아직 미안하다는 말도 듣지못햇고.

용서도 하지 못했다.

 

자기를 다시 일으켜세운 하나님의 뜻대로

용서해야 겠다고 마음먹었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뭐지?

 

벌써 용서받았단다.

온화하고 마알간 얼굴로

하나님의 은혜로 용서받았단다.

 

간신히 나온 그녀는 그대로 쓰러져버렸다.

은혜로우신 하나님은 무너져있던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가

다시 그렇게 쓰러뜨렸다.

 

 

용서...

분명 값지고 고귀한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인간이 저지른 죄악을 인간이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하나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하나님의 이름으로' 용서받는 것은...

 

인간이 그 하나님의 뜻을 멋대로 해석하는

간사한 인간의 단편이 아닐까...

 

스스로 nonmoral을 선택하는 인간...

무엇이든 용서하고 사랑한다는 하나님...

어떻게 조율해야 어울리는건지...

어떻게보면 참으로 우스꽝스러운 모순이다.

 

을 본 다음날.

인터넷 뉴스 헤드라인에 이런 기사가 올라왔다.

 

- 교회만 10여 차례 절도. 훔쳐도 용서 잘해줘서...-

 

과연...

인간이 얼마나 편협한 해석으로 "용서"를 남용하고 있는걸까..

 

 

 

끝내 그녀의 그 혼란스러운 '방어적 후퇴'에서 구원하지 못한

그 '하나님의 뜻'은 어떤 것일까...

 

마당 한구석 시궁창까지도 깊이 스며들어 비추고 있는 햇볕은..

그 '하나님의 뜻'에는..

얼마나 많은 비밀이 숨어있을까...

 

모순된 인간의 해석이 아닌..

인간이 알아내지 못한

그 '하나님의 뜻'은.

얼마나 비밀스러운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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