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택되었다는 감정은,
예를 들면, 모든 연애 관계에 나타난다.
왜냐하면 사랑은, 그 정의상, 공덕 없이 받는 선물인 까닭이다.
공덕 없이 사랑받는다는 것, 이는 진정한 사랑의 증거이기도 하다.
만약 어떤 여인이 내게, 네가 똑똑하기 때문에, 네가 정직하기 때문에, 네가 선물들을 사주기 때문에, 네가 외도를 하지 않기 때문에, 네가 설거지를 해주기 때문에 너를 사랑해 라고 말한다면, 나는 실망한다.
이 사랑은 뭔가 이해 관계에 의한 것인 듯하다.
한편 이런 말들은 얼마나 듣기 좋은가.
비록 네가 똑똑하지도 정직하지도 않고, 비록 네가 거짓말쟁이이고,
이기적이고, 개자식이라도
난 널 미치도록 사랑해.
- 밀란 쿤데라『느림』 中